역시 삼국지의 묘미는 제갈량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다. 비록 박망파 첫 전투에선 이겼으나 중과부적 조조의 대군에 밀려 강하까지 이동한다. 유현덕의 강점이자 약점인 인덕때문에 그를 따르는 백성들과 같이 이주하니 속도가 더디게 되어 조조군에게 낭패를 보지만 이 상황에서 상산 조자룡의 장판파활약이 터져나오고 장비의 장파교 일화가 생겨나게된다. 영웅의 탄생이다.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제갈량은 홀로 강동의 손권에게로 향하고 그들을 조조의 대군과 맞서 싸우게 만들어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뤄낸다. 그와 더불어 요충지인 형주까지 차지하니 실익은 유비에게 돌아간 형국이다. 그러나 제갈량의 지략에 당하고만 있을 손권, 주유, 노숙이 아니라 몇번에 걸쳐 형주수복을 위한 계책을 내나 그때마다 역이용당해 손권의 누이동생은 유비의 처가되고 주유는 패배의 분함으로 운명을 달리한다. 이에더해 익주 촉땅까지 유비의 손에들어오려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미얻은 제갈량에 방통까지 합세하게되니 모사는 넘쳐흐르고 관우,장비,자룡,황충,위연으로 대표되는 영웅까지 새로운 나라의 토대가 완성되어가는 중이다. 이모든게 제갈량 한명의 에게서 비롯되니.. 삼국지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그가 아닐런지.. 하나더, 제갈량의 심복은 자룡일것이다. 그를 얻어 작전의수가 더불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관우와 장비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한편 지금의 티벳지방인 서쪽에선 마등이 조조를 도모하기 위해 준비하나 되려 죽임을 당하니 아들 마초가 숙부뻘인 한수와 함께 장안을 공격한다. 여포의 용맹이 전반부의 백미 였다면 중반부의 백미는 당연 마초의 활약일것이다. 공격한번에 여포의 옷을 벗기고 수염을 자르게한후 모습까지 가리게 만드는 그의 용맹은 글로서도 충분히 상상이간다. 그러나 조조의 반간계에 빠져 한수는 조조의 사람이 되고 마초는 기반의 태반을 잃었다.

 

이번이야기의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단연 홀로 강동을 찾아 강동의 모사들과 설전을 벌이는 제갈량의 언변이다. 그리고 촉땅을 차지하려는 현덕을 막기위한 유장의 충신들이 평가하는 현덕 "유비는 천하영웅이라, 조조를 섬기면서 모해했고, 후일 손권을 따르다 형주를 빼았았다." 무었이 정치인가란 의문과 권력이 사람을 부르고 부리는 이치를 알게해주는 대목이었다.

 

읽을수록 황석영작가의 글에 빠져든다. 또한 매장마다 등장하는 한시와 그 한시의 번역을 비교해 읽으면 한글이 있어 되려 한자의 뜻이 깊어짐을 알수있다. 이러니 문화가 흘러넘치는것이 아니겠는가.. 

 

 

드디어 유비에게도 책사가 생겼다. 그동안은 관우만이 책사이자 장군이라 할수있었지만 서서의 등장으로 무력에만 치중하는 전투가 아닌 작전이란 개념이 등장한다. 하지만 현덕을 크게보는 조조의 입장에서 서서란 인물은 호랑이에게 달려있는 날개와 같아 그의 어머니를 미끼로 서서를 자신의 부중으로 영입한다. 하지만 서서의 어머닌 걱정되어 찾아온 아들을 나무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이점이 조조의 패착이었다. 서서가 유비곁에 있었다면 제갈량은 등장하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떠난는 서서가 현덕에 대한감사로 복룡을 추천하니 삼국지 전과정의 역사가 바뀐다.

 

제갈량은 그저 27살의 시골청년이란 인식이 관운장과 장익덕에게 있었다. 그런까닭에 스승의 예로 와룡을 대하는 유비가 못마땅할뿐.. 그러다 박망파 싸움이 있었고 그곳에서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작전이 전개되어 스스로도 놀랄만큼의 대승을 거둔다. 하지만 조조는 이를 빌미삼아 강오의 손권과 형주의 유표/유비를 평정하려 50만 대군을 이끌고 출정한다. 사정이 더욱 좋지않은것은 유표의 죽음과 후계를 둘러싼 채씨부인 및 그 일족들이 조작하여 첫째가 아닌 그들의 혈육인 둘째를 상속자로 만든다음 조조가 다가오니 형주땅 전체를 들어바치려한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전쟁이 시발점이 신야성이었고 그 전투에서도 제갈량은 승리한다. 다가오는 이야기가 더욱더 기대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龍.

용은 본시 제맘대로 몸을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며, 높이 올랐다가 아래로 숨기도 하는 물건인데, 크게는 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해내며 작게는 몸집을 숨겨 형상을 감춘다.

높이 오를 때는 우주 사이를 날고 아래로 숨을 때는 파도 속에 깊이 숨어버린다.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어 용이 저렇듯 때를 만난 것이나 사람이 큰 뜻을 세워 천하를 종횡하는 것이나 매한가지.. 용의 됨됨이는 천하의 영웅과 비길만하다.

 

유현덕을 떠보려는 조조의 말에 등장하는 龍의 모습이었다. 장자에 등장하는 봉황의 모습과 함께 그 상상의 깊이를 더해주는 묘사였다.

내게 삼국지는 고등학교적 읽었던 이문열의 삼국지였다. 책읽기를 즐기지 안았던시기였으나 그의 글은 가독성에있어선 무협지와 같았고 문장은 고사성어를 한글로 풀어내어 한문과 할글의 조화를이뤄 책에대한 거부감을 없애주었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그 수준에 맞는글이 이문열의 글이었다생각된다. 스피드에 강점을둔 자동차와 같은느낌이었다. 또한 유비, 관우, 장비 세사람이 등장하지 않으면 글의 초입이 허전했었고 후반부에 제갈량의 죽음이후엔 영화의 앤딩크레딧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 다시읽기좋은 삼국지는 이문열평역보단 황석영의 글을 추천한다. 그의 글을읽으니 묵직한 세단을 타고 험한길을 달리는 기분이든다. 또한 한문그대로를 번역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옛글에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한장한장에 감탄이 나올것이다.

 

한나라가 망해간다. 중국의 고사가 대부분 그렇듯이 망하는 전조는 황제의 측근이라 불리는 환관의 무리와 그들과 결탁하는 황제의 여인들 그리고 그집안들의 이권싸움이 그시작이다.

또한 군권을 스스로 행사하지않으니 황제란 두글자는 명분일뿐이다. 

하진 - 동탁 - 여포 - 이각, 곽사 - 조조 순서로 한나라의 주도권이 넘어간다. 그 주도권이라 함은 누가 황제를 차지하느냐이다. 물론 조정대신들이 있다지만 그들에겐 난세를 다스릴 실질적인 힘이 없다. 군사력없는 붓쟁이들의 유약함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나타난다.

한나라 전체가 봉건주의 여서 지방정부의 힘이 강하다. 그러니 지방수령의 군사력이 중앙정부를 넘어서면 자연히 황제를 등에없고 권력을 누리려한다. 더욱이 그 황제가 자신의 피에대한 고결성빼곤 아무것도 없다면... 그러나 당시의 대의명분이 있으니 영웅이라 할만한 자들이 그들의 뜻에따라 황제를 모시고 태평한 세상을 만들고자하나 황제를 차지하면 그황제가 그누구에게라도 자신의 등극에 짐으로 작용할뿐이다. 인간은 욕심앞에서 스스로를 죽인다.

동탁, 여포, 원술, 조조, 손견, 공손찬, 유비/관우/장비 이들의 이합집산이 대의라 일컬어지지만 이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떠한 버전으로 읽어도 삼국지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