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대해서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번쯤은 생각하게 되는 일인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가끔씩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할 적마다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에이~ 설마.....내가 그럴리가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나 스스로를 위안시키며 넘어가곤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지혜는 이제 11살인  여자아이지요....근데 지혜네 집에는  아기가 되어버린 할머니가 계세요.....

그래서 온 식구가 할머니의 응석아닌 응석을 받아 주느라 하루도 편히 쉴 날이 없지요.....

특히 지혜의 아빠를 너무나 좋아하셔서 하루종일 직장에서 일하시느라 고생하신 아빠는 집에 돌아 오시면

옷도 갈아 입지 못하신 체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춤도 추시고, 노래도 불러드리지요....

또 한 동안은 방안의 벽에 온통 낙서도 하시곤 하시죠.....

그리고 또 하나, 할머니는 아빠의 등에 업혀 돌아다니기를 좋아하셔서 매일 기차놀이를 한답니다....

기차놀이란 지혜네 아빠가 "우리 엄니 기차 타고 가신다, 칙칙." 하고 기차 흉내를 내면, 아빠 등에 업힌 할머니가

기다렸다는 듯 냉큼 받아서 "폭폭!" 하는 놀이였어요.......

정말 많은 일들이 하루에도 여러번 일어나지만 지혜네 가족은 울고 웃으면서도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계속 이어가지요....

그러나 어린 지혜에게는 아기가 되어버린 할머니를 대하는 게 너무 힘들었나 봐요.....

할머니의 아기같은 행동이 점점 심해질 수록 지혜의 마음이 할머니를 외면하고 있었으니까요..

오죽했으면 "할머니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까지 해버리고 말았으니까요....

그러나 할머니의 아기와 같은 행동은 지혜가 방학한지 삼일 만에 볼 수가 없게 되버렸어요..

할머니께서 이젠 돌아올 수 없는 먼곳으로 떠나셨으니까요.....

 

심술통 아기 할머니를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왔다....

허나 이 이야기가 책의 내용이 아니라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과, 또 한편으론 만약에 혹

내 부모님들이 이런 병을 앓게 되신다면 나는 지혜네 가족처럼 마르지 않는 사랑을 베풀 수 있을까?란 고민에 빠져 들었다...

내 부모님 역시 내가 아기였을 적엔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셨겠지만 자식인 내가 부모님께 받은 끝없는 사랑을

나 역시 고스란히 부모님께 베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선뜻 내릴 수가 없었다....

나 조차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하물며 내 자식들이라 해서 어떤 훌륭한 마음만을 갖길 바라겠는가....

그러나 이 책이 전해주는 메세지처럼 치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격려하면서 치매환자를 보살핀다면

나름대로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책을 덮은 후에도 어릴 적 지혜를 보살펴 주신 할머니의 모습이

나의 할머니 모습인 것처럼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 진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의 나인데도 오늘은 왠지 할머니가 무척이나 보고싶어진다.....

흔히들 떠돌이 개라 하면 주인한테 버림받거나, 아니면 길을 잃어버려 어쩔 수 없이 떠돌이 개가 된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리 썩 달갑지 않은 개라 생각이 들겁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우리의 떠돌이 개는 정작 그런 생각을 절대적으로 하지 않지요....

아니 오히려 자신이 떠돌이 개라는 사실에 너무나 큰 자신감을 가지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지요..

다른 개가 쓰레기통에서 살짝 내보여진 빵 덩어리를 먹지 못하고 실패하는 모습을 본 떠돌이 개는

튼튼한 뒷다리 덕분에 멋지게 성공했지요...^^

이후로 네발로 다니는 자신의 모습에 싫증을 낸 떠돌이 개는 두 발로 다니는 자신의 근사한 모습을 상상하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 드디어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되었어요....그런데....

주변의 모든 이들이 떠돌이 개에게 칭찬은 커녕 웃고, 흉을 보는 거에요....

그러나 우리의 씩씩한 떠돌이 개는 주변의 그러한 반응에도 절대로 움츠러들지 않고 더욱더 당당히

자신의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어떤 아이의 말을 듣고 이번엔 자동차가 되는 꿈을 꿉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하는데 여지껏 남들한테 싫은 말 안들을려고 무던히도 주변사람들 의식하면서

살아 온 저의 모습이 어쩌면 이 떠돌이 개가 살아가는 모습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였더군요..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물론 남들과 서로 잘 어울리는 것도 좋은 모습이겠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당당할 수 있는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도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가 나를 제일 먼저 사랑할 줄 알고, 나의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굳이 남의 생각에 전전긍하지 않고서도

당당하게 모든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요....

주인공인 우리의 떠돌이 개처럼 우리의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고,

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아이들로 커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내용은 참으로 간결했지만  책이 주는 교훈은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제목처럼 행복한 작은학교에는 분명 남들이 모르는 그 무언가가 있음이 틀림없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열심히 읽어나갔습니다....

행복한 작은학교 '상주남부초등학교'는 그야말로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임에  분명했습니다...

한 방송국의 PD의 눈으로 바라본 학교는 따뜻함과 생기넘치는 기운, 그리고 사람사는 정이 흠뻑 묻어 있었지요.

이 행복한 작은학교는 학년을 나타내는 이름부터가 특별했습니다....

1학년을 해오름, 2학년을 터일굼, 3학년을 싹틔움, 4학년을 물오름, 5학년을 꽃피움, 6학년을 씨영금으로 불리는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 호칭도 정말 남달랐습니다....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선생님의 호칭을  제각각 별명으로 불리고 있답니다..

남부초등학교에서의 첫 시작은 입학식부터가 남달랐습니다....

선배들이 이제 갓 입학한 동생을 업고 등교하는 것부터 시작이였어요...

(이 모습은 저로써도 정말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수업방식도 일반 학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지요....

이 곳 학교에선 참여학습이 많기 때문에 80분 수업 30분 휴식시간이라 합니다....

그러면서도 수업시간 동안 아이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화장실도 다녀올 수 있답니다....

상상히 되십니까??....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떠들고 돌아다니고 화장실 다녀온다는게요....

모든 수업은 아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 틀린 부분이 있으면 왜 틀렸는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아이의 생각을 진지하게 들어 주고 그게 맞다 싶으면  그 아이에겐 그 답이 정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감형성

대도 만들어 주더군요..... 참으로 놀라운 모습이였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어느 누구 하나 발표하는 데 두려움도, 창피함도 없이 서로 발표하고 싶어하고, 또 틀린 답을 발표하더라도 전혀 꿀리

지 않는 모습에 부모 입장에서 우리 아이도 저런 모습으로 커나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또 아이들간의 진정한 우정도 엿볼 수 있었어요....

자기보다 몸집이 큰 친구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아무 말 없이 그 친구의 가방을 들어주는 아이의 모습에 PD가 질문을 했지요....

왜 가방을 들어주는거야?...하고 질문했더니 그 친구의 말이...'그냥요....친구니까요...' 라는 대답을 듣고

저 역시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단지 친구라는 이유하나만으로도 모든 걸 감싸줄 수 있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 학교가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의 하나임에 

분명했습니다.....

아무리 학교가 아이들과 선생님들만의 터전이라 하지만 남부초등학교에서는 또 하나의 자리가 있더군요....

바로 아이들의 부모들이 그 자리이더군요....

저 어릴 적엔 부모님이 학교 운동회다, 뭐다 가끔 오신 적이 있긴 하지만 지금 학교는 그런 것과는 거의 거리가 먼 것 같더군요....

입시위주의 교육에 불타오르고 있으니 아이들을 밖으로 내몬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요....

허나 남부초등학교는 학교 행사가 있는 날이 곧 아이들과 더불어 부모님들, 거기에 마을 주민들까지 모두 모여 큰 잔치를 벌이지요..

그곳에서 선생님과 학부모는 웃고 즐기면서 서로 얘기를 나눕니다....

얼마나 정겨운 모습인가요??....선생님과 학부모 사이에 촌지가 난무하는 이 시기에 아무런 사심없이 서로가 따뜻한 마음으로 웃고 

떠들면서 얘기나눌 수 있다는 것이요.....

다른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성적이 최우선이지만 남부초등학교에서는 그런 것은 맨 뒷전이지요....

먼저 아이들이 밝게 자라는 모습이 우선이고, 성적은 아이들이 이해하고 넘어가는 수준에서 평가를 하더군요....

초등학교 2학년이 그제서야 구구단을 외우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요즘같이 선행학습에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에겐 감히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일이겠지요....

남부초등학교를 읽으면서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것임에도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떤 특별함을 숨기고 있을까 라는 선입견으로 바라보았으니

까요....

그 평범한 이란 바로 행복한 학교는 우리 현실 속에 있어다는 것을요....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문제점에 부딪치면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행복한학교 였으니까요....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요....모두 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작은학교라 불리는 상주남부초등학교는 그곳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의 노력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졸업식날....아이들은 학교떠나는 게 싫다고 합니다....

학교가 정말 좋답니다.....계속 다니고 싶다고요......

저희 큰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답니다.....

이 남부초등학교만큼의 학교는 아니더라도 저희 아이가  다니게 될 학교에서도 저런 감정들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저의 

지나친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