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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

잃어린 이름 잃어버린 이름 중얼중얼
결국 이름을...    이름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즉 존재의 정체성이 뭉개져 버렸다는 말이다
이름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부르고 대답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따로 또 같이 존재방식을 인정하는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소설은 작가 김은국이 1932년 함경북도 함흥에서 태어난 해 부터 1945년 해방 아니 광복하던해 가을까지 이어진다.
실제로 작가의 소년(14세)과 일치하며 소설형식을 빌어 쓴 다큐멘터리로 여겨진다.

그 소년이 성장하여 1950년 6.25 전쟁 중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주하여 하버드 대학 문학 석사 논문대신 제출한
소설 <순교자>을 제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 한다.
(벽장같은 곳에서 그때그때 쓴< 안네의 일기>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동생이 읽고 있는 것을 슬쩍 봤을 때 사람의 형태를 그린 음싼한 책표지화가 맘에 걸렸었는데 마치  빨지 않은 더러운 옷을 입고 사람이 얼어서 서리가 서걱서걱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살펴보니 가로쓰기에 큼직한 그씨에 삽화가 그려져 있어서 초등학교 고학년정도에게 읽히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여력하다.

상,하 2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작가의 이름은 들은적은 있으나 작품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해외해서 작품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작가을 소개한 오래된 신문 기사를 보고 읽어보기로 했다.

작품에 보기전에 작가에 대해서 장황해 지는 것은 바로 그의 삶의 발자취를 거슬러감으로써 작품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우리나라 에서 가장 북쪽지방인 함경북도 함흥 에서 황해도로 이어지는 삶의 터전이 국경경계지방의 특성상 다른 문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개화사상을 가진 기독교인이었다.
사과과수원을 소유한 조부모와 외조부모 그리고 일본에서 공부한 아버지와 음악을 공부한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이다.

한 살짜리 아들을 포대기 싸서 안고   젊은 부부가   내 나라를 떠나 강 건너 남의 나라로   가는 장면이 펼쳐진다
북한과 만주 시베리아를 갈라 놓는 두만강 국경, 온천지가 눈보라 그 눈보라에 관계없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무섭기까지한 장엄한 일몰 , 얼어붙은 만주의 가없이 넓은 벌판 위로 크고 붉은 태양이 삼키우듯 잠겨들어간다

사실 이 대목에서 한가롭게 다소 낭만적이 되어 그장관을 그려보고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이 어렴풋이 연상되기까지 했으니
나 역시 요즈음 아이들이 철없는 소리한다고 나무랄 처지가 못되긴 마찬가지인 셈이다..

마치 교향곡의 서막이   본 악장의 험난함을 예시하듯 자못 암시하는 바가 심상찮다

눈보라속의 붉은 태양 그 태양 이 지고나면 길고 긴 한겨울 의 밤이 아닌가.
책을 읽었던 그 밤도 바람이 불고 나목의 그림자가 창가에 싸늘하게 비치는데 읽고 있는 책장에서는 얼음이 버적버적 소리를 내는 듯했다..춥고 무서운 그 밤을 걸어 걸어 강을 건넌다
강을 건너면 강만 건너면...
일본인의 손에서 벗어나 미션 스쿨에서 부부가 교사를 하면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쯤에서 생각한다 . 실오라기만한 희망을 붙들고 강이 얼었다지만 군데군데 얼음 구멍과 살얼음이 진곳 가까스로 피해다 강을 건너는 것이 목숨이라고.그러나  다시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고향엔 큰 집과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하녀와 도련님이라는  호칭에. 빳빳한 칼라 와 놋쇠 단추를 단 교복 벚꽃 모양의 단추의 모표를 단 까만 모자 일본 도쿄에서대학을 다니고 있는 두삼촌이 보내 준 갈색 새 가방 까지 이렇게 그의 학창시절이 시작 되면서   소년이 직접 겪었던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소년의 눈에 비친 조선인 교사와 일본인 교사, 조선인 순사와 일본인 순사  그리고 산 채로 박제가 되어가는 사람들.

( 이 작품의 내용을 화가의 눈으로 담아낸 삽화는 책을 읽는 내내 몹씨 불편했다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하나같이 겨울을 지난 반쯤 얼어 빠진 감자처럼 그려 놓았는데 사실 소년은 비록 강점된 국가의 국민으로써 식민교육을 받고 있지만 나름대로 갖춰진 생활과 반듯한 의식의 소유자를 `아주 바보`로 표현해 놓았다  왜 이정도로 사람을 엉망진창으로 사고능력이 없는 백치 마냥 그렸는지 짜증이 났다. 이책의 삽화를 그 시절을 직접 겪었던 세대들은 이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하고 깊은 공감을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

소년은 집이나 학교에서 나름 대우를 받고 부족함이 없었기에   짧지만 꿈결같은 평온을 살짝 보여주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이동생과 함께 머슴이 모는 달구지에서 과자와 사탕을 나눠 먹으며 과수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일은 소년의 꿈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눈이 내리는 날 왼팔에 검은 완장을 두르고 아들의 손을 잡고 길을 나서서 간 곳이 경찰서 마당이다 . 경찰서 마당에 눈을 맞으며 줄을지어 서있는 사람들 따라 기다린다. 이마모토라고 소년의 아버지가 이름을 등록한다. 그렇게 이름을 잃는다. 1940년 2월 11일

참 무기력하다. 그현장을 아들이 똑똑히 지켜보도록 하는 것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공동묘지에 올라가 조상들에게 고하며 부질없이 통곡을 하는 모습에 소년은 역겨워한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거쳐 만주까지 치고 올라가고 독일 이탈리아와 동맹을 맺고 일명 대동아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그 때

학교에서는  일본 왕세자의 생일을 기념하여 나눠 주었던 고무공을 다시 거둬들이게 된다 . 다른 아이들은 단순히 고무공의 반납으로 받아 들였지만 소년은 전쟁물자회수로 받아 들인 할머니의 조언으로 아예 바람을 빼서 차곡차고 개어서 자루에 담아서 갔다가 체육선생한테 죽을만큼 두들겨 맞고 정신을 잃고만다 . 그 와중에 왕세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연극공연을 안 할수없게 되자 결국 그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올라가 식민지의 같은 또래 소년이 온 몸에 붕대를 감고 무대에 등장해 극명한 대조로 관객에게 충격을 준다.

누구도 제목소리를 내기를 꺼리는 숨 막히는 상황, 유사시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쪽 저쪽 눈치 살피기가 점점 심해지며 미묘한 공기의흐름을 감지한 소년의 아버지가 학교의 강제 노동 캠프에에 동원된 아들을 자퇴시키자 일본인 담임교사가 유사시를 대비하여 소년에게 자신을 모른체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역겨운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 준다.. . .

개인의 선과 악에 대한 판단에 따라 행동할 수 없는 상황, 집단무의식,판단보류,생존본능은 어떤 다른 가치보다 우선되는 것을 보여준다.상황이 역전될 기미를 보이자 목숨을 부탁하는 인간의 뻔뻔함.

소년의의 아버지는 수용소에 붙들려 있고강제 노동 캠프에서 돌아온 소년이 설사와 이질 증세로 과수원에도 못나가고 할아버지와 집에 있다가 일본의 항복소식을 듣는다 .동서남북 길이란 길 골목이란 골목은 모조리 태극기를 흔들고. . . . . .일본인의 집들은 모두 문을 굳게 닫아 걸고 죽은 듯이 잠잠하다 .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던 상황에서 일본이 연합군의 공격에 마침내 항복을 한 것이다.

36년의 세월을 내 나라 내 땅에서 남의 나라 전쟁 수발하느라   수 많은 생명을 잃고 인간성이 파괴되어 서로 의심하며 못할 짓을 하며 목숨 부지하기에 급급했던 세월  일제 강점기에도 여전히 과수원을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와   신교육을 받은 부모와 도쿄로 유학간 삼촌 ,머슴과 하녀를거느리고 살아온 것과 일본 경찰서에 창씨개명 하러 갔을때 일본 경부가 경례를 하고 사무실로 안내했을때   순순히 따라가 이마모토라고 등록하는 모습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망설여지는 면이었는데   . 한 편   그 지역 유지로써 인심을 잃지 않고 매사에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매사에 살얼음판을 걷듯 긴장의 연속이었음을 짐작케한다.

바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우리 부모님을 낳고 기르시면서 죽지 못해 살아온 일이 불과 두 세대 전이니 먼 나라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가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살아오신 얘기가 끔찍하고 지독하리 만치 아끼시는 생활모습에 질리기도 하지만
그 분들이 지나온 세상살이 고통이 개인적이기 보다는 시대상황 이 만든것이라 생각하면 더욱 가슴 아프다

학창시절, 우리나라 근대사를 배울 때 한 번쯤 현기증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어릴적에 우리나라 좋은나라라는 먹연한 환상은 철이 역사를 알게 되면서 마치 사기 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부끄럽고 아픈 슬픈 역사 치욕스러워도 내나라 역사임에 왜곡 되어서도 안 되기에   과장된 어조없이 소설형식을 빌어   남기려고 한 작가의 뜨거운 눈물이 곳곳에 배어 있다.

`그 시절은 제국주의 가 전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현재는 자본주의가 세계를 휩쓸고 있고 지구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니   개별적으로 느끼는 고통이야 천차 만별이지만 결국은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인인데 총성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개인이든 국가간이든 나의 목표를 위해서 타인을 수단으로 삼는 것은 죄악이며 또 그런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세상이
다 내 마음과 같지 않다던 어머니 말씀도 생각난다

무기력했던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과 앞으로 는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길을 걷는다.

난 그저 너희 새대가 우리나라가 똑 같은 잘못과 뿌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게하는 그런 의지와 힘을 가져 줬으면 하는거야 단순한 생존만이 너희 세대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갈망이지 인생에는 생존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해
걱정마세요 아버지. 아버지 세대와는 달리 저희 세대는 아버지 세대가 갖지 못했던 해방과 자유를 갖고 출발하니까요 그게 상당한 차이를 내고 말 거예요
잘 해 내 줄 믿는다.
그렇고 말고 너 같은 젊은이가 있는데 울다니!
처음으로 껄껄 소리 내어 웃는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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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

"자유를 억합받는 사람이나 자유를 억압 하는 사람이나 둘 다 자유로울 수 없다"

                               고    ` 자유를 향한 여정 `   에서 밝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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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국, 순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