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사과》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올 1월 중순 어느 날, 우연찮게 담양 한 공동체의 목사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여름에도 내의 2겹을 겹쳐 입는다는 목사님은 그야말로 깡마른 체격에 햇볕에 그을린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형형하기 그지없는 분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자연농법을 논하셨고, 사과농사를 농약 없이 자연농법으로만 짓기 위해 땅을 고르고 계신다는 말씀을 하였었다.

  그분은 우리 땅이 온갖 영양이 넘쳐나는 탓에 쓸데없이 넘쳐나는 영양을 빼낼 필요가 있다고 했고, 자연이 회복력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셨다. 농사에서, 농약 없이 가장 어렵다는 사과농사를 자연농법으로 하고자 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라 했고, 일본의 한 농부는 이미 성공해 맛난 사과를 재배중이라는 말씀도 덧붙였다.

  그리고 올 8월……. 《기적의 사과》를 읽게 되었다. 아니, 읽고 싶었다. 과연 어떤 농법이고, 어떤 분이 큰일을 이룬 분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가 바로 기무라 아키노리이다.

 《기적의 사과》는 무농약 사과 재배에 최초로 성공한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의 도전과 역경, 눈물과 성취를 그린 감동 실화이다. 2006년 NHK의 프로그램 <프로페셔널-프로의 방식>에 출연해, 반향을 일으킨 주인공이 기무라 아키노리이고, 우연히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법》을 접하게 된다. “아무것도 안 하는, 농약도 비료도 안 쓰는 농업”이라는 문구에 완전히 매료되어 정신없이 책을 읽었고, 농약이 없으면 병이나 벌레로부터 사과를 지켜낼 수 없다는 기존의 상식에 의문을 품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장난감은 물론 전자기기나 온갖 기계를 뜯어 분해부터 했을 정도로 호기심이 풍부했던 기무라 씨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었고,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법을 통한 사과재배는 힘들지만 넘고 싶은 산이었고, 꿈이었다.

  그러나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자, 사과나무는 온갖 벌레의 원상지가 되고, 잎은 병들어 떨어졌고, 나무마저 흔들거리는 신세가 되었다.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장인, 장모 등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가난으로 내몰고 있다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그는 밧줄을 들고 산으로 올라갔고 야생상태에서 자라는 도토리나무를 발견하고 비로소 그 동안의 잘못된 점을 깨닫는다. 결국 흙에서 차이가 발생했고, 사과나무가 뿌리내려야 하는 흙에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산속의 흙에서 도토리나무가 잘 자라는 것처럼, 사과나무가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 흙이 본래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애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어 사과나무가 야생상태에서 살아남아 《기적의 사과》로 거듭나게 된다.

  순식간에 읽어버린 《기적의 사과》에서 기무라 아키노리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과나무는 사과나무 혼자서만 살아갈 순 없어. 주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이었던 거지. 인간도 마찬가지야. 인간은 그걸 잊어버리고, 자기 독자적으로 살아가는 줄 알지. 그리고 어느 새인가 자기가 재배하는 작물도 그럴 거라고 믿어버리게 된 거야. 농약을 사용하는 가장 큰 문제는 실은 그 부분에 있지”라고.

  오늘 아침처럼, 내일 아침에도 사과 한 개를 먹을 예정이다. 분명 제철과일이 아닌데도 달고, 싱싱한 사과를 보면서 사과와 함께 온갖 화약약품을 함께 먹는다는 불안감이 새록새록 커진다. 그래도 먹는게 남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입 베어 물 사과가 기무라 아키노리의 《기적의 사과》라면 얼마나 좋을까?

  《기적의 사과》라는 제목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겠지만, 좋아하는 사과를 껍질째 실컷 먹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이 책은 인간을 비롯한 사자, 개미, 마모셋원숭이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사회성의 진화’가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를 저자들의 구체적 실험을 통해 그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행동생태학적 분석을 함으로써 지금까지 알려진 진화론의 주장을 수정하는 동시에, 이들 동물들의 사회성 진화는 모두 경제학적 비용과 손익 계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먼저, 1장에서는 자원경쟁 행동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 예로서, 동물들은 포식자로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존하고 먹잇감을 사냥함에 있어서도 독립 개체보다는 집단(사회성)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때 그 집단의 규모는 먹이감의 포획 가능성의 극대화와 먹잇감의 분배에 필요한 희생의 극소화라는 경제학적 손익계산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 먹이감 포획, 즉 생산에 참여하지 이른바 ‘좀도둑’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이 좀도둑은 먹이 분배가 극소화하지 않은 범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좀도둑’은 마냥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산자-좀도둑 간의 ‘게임’도 균형점에서 벗어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레 협동이 유지됨을 지적하였다. 
한편, 2장에서는 동물들의 다양한 짝짓기 체계와 관련하여, 인간과 같이 동물들의 ‘일부다처’, ‘일처다부’, ‘일부일처’, ‘다처다부’ 등 짝짓기의 다양한 형태는 결국 환경에서 기인하는 제약에 적응한 반응이라고 이해하였다. 즉 짝짓기는 단순히 동물들 한 개체가 번식 단위를 형성고자 서로 결합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개체가 자신의 번식 기간에 결합하는 배우자의 평균 수, 번식 배우자들의 사이에 결합이 유지되는 시간, 암컷과 수컷이 부모로서 보살핌을 분배하는 것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동물들의 짝짓기체계는 진화하는 자연선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일처 형태는 번식 배우자 사이에 구축된 독점적 성격을 띠는데 비해,  다처다부 형태는 배우자 사이에 지속적인 관계가 부재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다양한 짝짓기 체계는 양성 개체 사이에 근본적인 불균형이 존재할 뿐 아니라, 환경 내 자원의 체계 또한 조화롭지 못함으로써 암컷과 수컷의 이해 다툼이 일어나게 마련이며, 이러한 여러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진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짝짓기 체계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단순히 유전자 결정론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3장에서는 자기 조직화 과정을 통해 동물들은 이른바 ‘집단 지능’을 계발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즉 지금까지 알려진 사회성을 지닌 곤충들, 예컨대 개미나 벌, 꼬치고기 등의 사회성 행동은 각 개체가 미리 계획된 인식이나 정보수집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개체들 사이에서 직․간접적으로 일어난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각 개체들의 행동으로 구축된 ‘집단 지능’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개미의 경우 한 마리가 우연히 돌물의 사체를 발견하면 집으로 돌아올 때 페로몬이라는 자취를 남김으로써, 다른 동료들에게 정보, 즉 ‘긍정적 피드백’을 줌으로써 다른 개체들의 수를 증폭시키면서 사체 주변으로 모이게 하지만, 반면에 이 먹이감을 다 먹어 없어지게 되면 결국 페로몬이라는 자취는 사라지게 되는 이른바 ‘부정적 피드백’으로 인해 개미의 개체들도 모이지 않게 된다. 
이처럼 개미는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을 통해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으로 이루어지는 조정 메커니즘을 통해  ‘자기 조직화’과정을 행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마치 사회적 동물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이상의 내용에서 이 책은 동물들에 대한 행동생태학적 분석을 통해, 사회성의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물은 자연경쟁은 물론이고 짝짓기 체계나 사회성의 진화는 경제학적 손익 계산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지금까지의 이론이나 학설을 수정하였다. 따라서 이 책에 따르면, 동물의 사회는 그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단계가 복잡하지만, 아무런 논리 없이 전체(사회)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 수가 유한한 조직을 형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인간 사회와는 상당한 차별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바로 이러한 개체 수의 유한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동물 개체들의 모든 행동, 예컨대 먹잇감 사냥, 종족 번식과 짝짓기, 협력과 자기 조직화 등 집단행동은 경제적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동시에,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인간과는 달리 공동의 이해관계라 할지라도 그 집단마다 심지어는 ‘좀도둑’을 둠으로써 사냥꾼과 먹잇감, 또는 자연자원과 동물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안정된 균형으로 이끄는 조정 메커니즘에 의해 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물의 사회성 진화는 약육강식이나 자연도태에 의한 일직선적인 진화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자연자원과 각 동물 집단 또는 개체들의 경제원칙의 균형점에서 행동하고 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인간 사회의 진화는 강자 위주의 일방적이고 직선적인 발전만을 확대하는 사회 진화라는 점에서 많은 반성과 시사점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동물의 행동생태학적 분석을 통해 우리는 향후 인간 사회의 공존을 지향하는 진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많은 문제점과 과제를 던져준다고 하겠다.

  책을 읽는 중, 저자가 궁금해 인터넷을 뒤지긴 또 처음이다. 검색결과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태도치유센터 설립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그렇군!

 저자 제럴드 G. 잼폴스키는 사람들이 느끼고 판단하고, 비판하고 있는 세상과 현실은 그 본질인 ‘사랑’이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각 등 1차원적 감각이 만들어 ‘두려움’이라고 규정하고,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인생의 지혜를 ‘사랑’의 회복이라는 정신분석과 심리학적 측면에서 찾는다. 따라서 저자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방안으로서, ‘사랑 수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첫째, 지친 일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체이징 마인드, 둘째, 행복한 인생을 위한 필요한 조건, 셋째,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12가지 수업 등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체인징 마인드>에서, 저자는 사람의 욕구는 끊임없기 때문에 설사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일시적인 만족감일 뿐, ‘영적 빈곤’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이해한다. 따라서 이러한 ‘영적 빈곤’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와 마음의 평화를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감각을 통해 세상을 왜곡하여  바라보는 ‘두려움’을 떨쳐 버리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사랑’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과거와 미래로 인해 사라진 ‘현재의 시간’을 즐겨야 하는데, 이러한 현실은 결국 자신의 인식의 선택에 따라 행복과 평화, 또는 두려움과 고통을 초래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느끼고 보고 있는 현실은 자신의 마음과 인식을 반영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용서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사랑을 회복하는 체이징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둘째, <행복한 인생을 위한 필요한 조건>으로, 저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생각하고 고집하는 신념을 의심하고 되짚어봄으로써 이의 허상을 인식할 것, 한계는 없다고 다짐할 것, 공격은 방어가 되질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용서를 통해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때 조건없는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고, 이것이야말로 인생을 평화와 행복하게 이끄는 것이라 하였다.
  셋째,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수업>으로서 12가지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다. 즉 주는 것이 받는 것이라는 사실, 용서는 행복을 여는 열쇠라는 것, 마음이 흐트러지는 이유는 나의 잘못된 믿음때문이라는 사실,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닌 나의 결정으로 살겠다는 태도, 공격적인 생각을 버리면 자유로와질 수 있다는 점, 나는 이 세상의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태도, 지금 이 순간만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이라는 점, 지나간 과거는 나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사실, 상처주는 모든 생각은 자기 스스로 바꿀수 있다는 점, 내가 보는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라는 등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과 자신이 감각을 통해 보고 판단하는 세상은 결국 자신이 지나온 과거의 경험과,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싶은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러한 두려움은 결과적으로 마음의 평화를 해칠 뿐 아니라, 끊임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영혼의 빈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허상이자 미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두려움과 미망에서 벗어나 인생의 행복과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용서하고 베푸는 마음, 즉 ‘사랑’을 길러야함을 역설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혼의 빈곤’과 미망이 빠져있는 자신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것과 함께, 인생과 세상의 근본인 ‘사랑’에 대한 훈련과 학습을 통해 매순간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다시 말해, 저자는 책제목처럼 ‘사랑수업’이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지름길이자 열쇠라고 주장한다.

  현대인의 심리를 다루는 상당수의 책들이 비슷한 결론을 내리는데 비해, 제럴드 G. 잼폴스키는 좀 더 자세하고, 비판적으로 나를 성찰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가?’ ‘그렇군!’하며 고개를 흔들게 한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 『사랑수업』을 받는다면, 결국 사람살이가 사랑으로 채워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읽어보세요! 소리치고 싶은 마음으로 흐뭇함을 채워주는 책이 『사랑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