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나름의 경력계발과 리더십개발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어쩌다 대형서점에 들어서면 어떤 책을 골라야할지 막연할 때가 적지 않다. 물론 그 수많은 책들역시 관심과 배려가 최고의 미덕인 것처럼 결론지어지곤 해 뭔가 부족한 듯 느끼게 된다.
  수많은 책들 가운데서도『궁정론』은 “이상적인 궁정 신하의 덕목과 처세에 관해 다룬 책”이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들었다. “마키아벨리의『군주론』과 쌍벽을 이루며 르네상스 최고의 정치 교양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는 소개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막상 책을 집어들고 나니, 장장 510쪽이 빼곡한 글자로 채워져 있다.
  ‘흠~! 간단치 않겠는걸...’ 나름의 긴장을 억누르며 두터운 겉장을 펼치니 발데사르 카스틸리오네의 인물화가 자못 근엄하다. 
  『궁정론』은 저자 발데사르 카스틸리오네가 1507년 3월의 나흘 저녁 동안 우르비노 궁정에서 신사와 귀부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여 쓴 대화록으로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우르비노의 공작부인과 궁정 신하들이 오락거리를 찾는 과정에서 시작된 4일간의 토론 내용이다. 제1권에서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이와 반대로 스스로를 낮추거나 숨기는 '무기교의 기교' 즉 기교를 기교로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진정한 기교를 강조하고 있으며, 둘째 날, 2권에서는 군주를 대하는 법과 동료사이에서의 처세법이, 제3권에서는 여성의 지위와 덕성에 관한 논의가, 마지막 날, 4권에서는 군주에 대한 봉사의 문제, 군주와 궁정 신하의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읽는 동안, 17년차로 접어드는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뒤돌아보게 되었다. 새내기 직장인을 벗어나 중간관리자로서의 위치에 선 지금의 나는 어떤 자세로 최고 책임자를 보필하며 후배들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 걸까?하는 궁금함이 증폭됐으나 데사르 카스틸리오네는 명쾌한 답을 선뜻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다~읽어야,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건지 맥락이나마 잡을 수 있게 된다. ‘아!~중세, 중세인답군’하는 감탄사가 한숨으로 바뀔 무렵, ‘세상 사는 인간사는 다 비슷하구나!~’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지금도 그렇듯, 중세시대에도 처세술이 중요했고, 군주이거나 궁정인이거나 사람사는 도리의 기본은 “나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는 결론은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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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 라오스, 부탄...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세계 최빈국들이라는 점과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우리 기준으로 치면 후진국에 지나지 않는 이들 나라의 행복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가난한데도 행복하다 느끼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다소 생뚱맞은 궁금함 때문이었다. 소설쟁이를 꿈꿨다는 저자가 1년동안 카메라에 담아 글로 엮은 라오스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단면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관광을 하려면 태국으로 가고, 유적지를 보려면 캄보디아와 미얀마로 가고,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라”라고 했다는 이야기에서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라’는 말은 맞는 것 같다. 라오스에서 산 1년동안이 행복했다는 저자 최희영의 기록이 정답이라 생각케 해준다.

  저자 자신이 라오스에 관한 종합 생활문화 보고서라 칭한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는 총 16개+2로 구성돼 있다.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비행기 착륙의 설레임을, 에필로그에서는 개발붐을 타고 있는 라오스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나머지 16개 Part에서는 저자의 자부심대로 다양한 주제의 다양한 사진들이 반가움과 그리움을 전해준다. 4,500km 메콩강 4季,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씨바이디’로 인사하는 라오스, 탁발로 아침을 시작하는 소승볼교의 나라 라오스, 삼륜차 뚝뚝이, 물축제로 대표되는 라오스의 축제, 비닐봉지 음료수 등의 전통 먹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놀이, 그리고 결혼식과 장례식은 물론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국민의 90%가 농업에 종사하는 라오스에 이르기까지 라오스와 관련한 방대한 내용을 읽기 쉽게 전해준다.

  또 라오스만큼 흥미진진했던 것은 <길밖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코너. 60년대에 태어나 70년대에 유소년,청년기를 보낸 저자는 라오스를 통해 자신의 성장기를 회상하고 있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경제성장 이전, 너나할 것 없이 어렵고 힘들던 우리나라의 옛모습에 분명 라오스의 현재가 겹쳐지는 것이다.

  글보다 사진이 훨씬 많아 2~3시간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 책. 아쉬워 다시 처음부터 펼치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푸근해지고, 입가는 미소짓게 된다. 저자가 라오스에서 맞닥드렸듯이,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를 읽는동안 온 가족이 오순도순 이불덮고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어린시절이 떠오르고, 엄마표 간식이라도 만들어주는 날에는 동네 아이들에게 으쓱대며 선심쓰듯 나눠주곤 하던 어린시절이 떠 오른다. 부모님, 언니, 오빠, 동생이 함께 있어 행복한 그 옛날이 그립다.

  저자가 ‘맑고 순수한 아름다운 나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라오스가, 라오스 사람들이 마음에 쏙든다. 그래서 저자의 바램처럼 라오스가 바람직한 발전상을 기획해서 달려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렇게 내 나라도 어려운데 오지랖이 넓어지는 이유는, 라오스가 새삼 그리움을 일깨웠기 때문이고, 그리움이 사라져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때문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