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적에 다녀온 제주도의 여행코스는 다들 비슷비슷했다.

해변가,폭포, 돌고래쇼, 수목원, 말타기 등의 비슷한 코스로많이들 가던 곳이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제주도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으로 , 또 예전과는 또 다른 명소들이 있다. 작년에 제주도를 가려다 취소되었지만, 여행을 위해서 조사해본 적도 있고, 지금도 저가항공도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제주도를 갈 수 있어서 항공료의 부담도 적은데다가,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생겨서 숙박의 부담도 줄일 수 있기에 제주도는 휴가철이 아니라도 시간이 된다면 가보고 싶은 마음속의 1순위 국내여행지이기도 하다. 시간이 날때면 제주도 명소나 맛집등을 인터넷과 책으로 틈틈히 보고 있기에 이 책도 기대가 되었다. 제주도에서 2년 동안이나 살면서 알게 된 단골집들만을 소개한 책이기 때문에 어떤 곳들이 소개되어 있을까 무척 궁금해졌다.여행자로서의 단골집이 아니라 현지 생활자로서의 단골집이기에 소개가 더 야무지게 좋은곳들이 있을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골집들이기에 책은 생각보다는 조금 얇은 편이다. 하지만 소개된 곳들은 대충 50여곳은 되는 듯하고, 한 곳당 저자분의 생각과 그곳에 대한 정보가 에세이처럼 읽기좋게 담긴 책이기에 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미 조사해서 알던 곳들도 있었고, 식당들은 대부분 잘 모르는 곳이 많았다. 소개된 곳들은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쓰여있지만, 그 중에 여행지로서는 강정천이었다. 계곡인데 계곡의 끝에는 바다가 있어서 바다가 보이는 계곡이라니, 정말 멋진곳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근처가 해군기지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하니 안타깝기도 했고, 제주도에 간다면 이곳은 꼭 들려보리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또 약천사란 절이 있는데 이곳은 서귀포 앞바다가 훤히 보이기도 하고, 정원에는 귤나무가 피어있고, 봄에는 유채꽃이 핀다고 하니 뭔가 제주도절만의 독특함이 있는 절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전 기사아ㅔ서 제주도 아웃백에는 감귤에이드가 있다는 기사를 봤을때의 괜찮은 아이디어다라고 생각했던 그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덤으로 마라도나 우도를 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법도 소개되어 있고, 단골명소 외에도 스쿠버다이빙, 한라산 오르기 등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다. 제주도의 모든 명소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여행자와 체류자로서의 감각과 젊은감성으로 제주도를 사랑하면서 알게 된 단골집들이 잘 소개되어 있는데, 소개된 곳들은 정감넘치는 찻집도 있고, 2~30대가 좋아할만한 카페, 누구나 좋아할만한 제주도만의 자연경관이 있는곳, 시골냄새가 나는 오래된것 같지만 맛나보이는 집, 갤러리, 박물관 등이 저자분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제주도 여행전에 가볼만한 곳을 찜하고 싶은 분들이 읽기 좋은 책 같다.^^

요즘 자주 읽는 책의 주제가 여행과 요리 관련 에세이들인데, 이 책은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키기에 읽기전부터 기대가 컷다. 물론 여행이야기는 없지만, 주제가 파리(프랑스) 음식이야기여서 프랑스의 요리와 연관된 역사와 문화도 많이 언급되어 있기 때문에 읽고나서 조금 더 이 나라의 음식문화 대해서 안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최근에 봤던 책들에서 유럽음식 관련 에세이에서 종종 나왔던 분자요리라던가, 서양요리의 기본이 되는 재료들인 밀, 치즈, 송로버섯, 와인, 소금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프랑스의 역사와 관련되어서 현재까지에 대한 이야기도 꽤 흥미로웠다.

책은 4개의 주제 사디즘의 맛, 사람의 맛, 문화의 맛, 자연의 맛 이렇게 나누어져 있는데, 처음에 나온 '사디즘의 맛'은 꽤 인상깊은 재료들이 담겨 있다. 흔히들 프랑스만의 독특한 요리인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와 거위간 요리인 '푸아그라' , 돼지 내장요리, 소 혀 요리 등이 언급되어 있다. 다른 건 그렇다치지만 달팽이 요리나 푸라그라는 흔한 요리가 아닐뿐만 아니라 , 알고보면 꽤 잔혹한 요리이기에 저자분은 사디즘의 요리에 넣어두었다. 달팽이는 점액이 많아서 이걸 모두 뱉어내게 하기 위해 산 채로 며칠에서 몇 주간 굶긴다. 그리고 점액을 뺀 후에는 바로 소금이나 식초에 한참 담가 놓는 다고 한다. 그리고 푸아그라는 보통의 거위 간이 아니라 '지방이 끼어 비대해진 간'을 말하는데 이를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거위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후 깔때기로 강제로 음식을 과다섭취하게 하여서 지방이 있는 간을 만들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죽어나가는 거위들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한가지 놀라웠던 건 이 푸아그라 요리법의 역사가 이집트때부터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4500년전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벽화에서 거위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게 하는 장면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급요리,혹은 레스토랑 하면 빠질 수 없는 미슐랭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미슐랭이 처음부터 요리전문 가이드가 아니라 타이어회사가 상류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차원(맛집을 찾아가게 만들면 차의 이용이 더 많아지고, 타이어도 더 많이 쓰게 되니깐)이 시작이었고, 지금은 가장 권위있고 공정한 음식가이드북이 된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예이지만 이 미슐랭 가이드의 별 등급이 하락하자(미슐랭 가이드외 다른 가이드에서도 등급이 하락했었고) 죽은 셰프도 있다고 했다.

또, 여러가지 프랑스 요리의 기본에 대한것도 문화적 , 역사적 이야기도 볼만했고, 프랑스의 음식문화에서 이탈리아에서 프랑스왕실로 시집온 메디치 가문 여성으로 인한 이탈리아의 영향, 그리고 프랑스의 코스요리가 러시아식 음식문화의 영향이 있었다는 점도 알게 되어서 재미있었다. 서양음식에서 많이 쓰이는 식재료들의 역사와 연계된 이야기들과 프랑스 전반적인 요리문화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나, 요리와 식재료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일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