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여행때 표충사에도 잠깐 들렸었는데 , 그곳에 써 있는 템플스테이 현수막이 언제부터인지  어느 절이서든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도 아마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일행들이 가이드분을 따라서 템플스테이 체험을 하기 위해 안내받는 듯한 모습이 보였기에  한국사람인 나도 아직 템플스테이를 체험해 보지는 못했는데 외국인들이 더 관심가지는 모습에 흥미로웠다.  사실 한번쯤 체험해 보고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체험해보고 싶어하는 지인이 아직 없어서 여지껏 미루어두었다. 그러던 차에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이란 책을 지은 금강 스님의 책이 호기심을 채워 줄 것 같아서  반가웠다.

 미황사란 절도 실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 이러저리 검색도 해보고 다른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보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미황사는 전라남도 해남에 있는 작은 절인데 어떻게 금강 스님과 인연이 닿은 후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절 건물 한채씩 더 늘려가게 되어서 지금은 처음보다 규모가 더 큰 절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1년에 10만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한다) 미황사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6시간, 부산,대구 에서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기에 처음에는 신기했다. 절이 이곳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에는 그외에도 아름답고 유명한 절이 많기 때문이다. 금강 스님의 글을 처음부터 읽어보면 이 이유가 명확히 들어오지만, 책 끝에 잠깐 언급된 한국경제신문사의 서화동 씨가 쓴 글 땅끝마을 미황사의 성공전략에 의하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황사에는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 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 괘불재와 음악회, 해맞이, 해넘이, 어르신 노래자랑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해내고 잘 이끌어 낸 분이 바로 금강 스님이었다.  책에는 바로 10년동안 조금씩 변화한 그런 미황사의 365일이 담겨있다.  시작하는 겨울, 일어나는 봄, 길 위의 여름. 깊어가는 가을 이란 네가지 테마를 따라서 금강 스님의 일상이 고요하게 담겨있다. 사람을 끌여들이는 건 프로그램이지만 내가 느낀 것은 절에서 사람의 향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금강 스님은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객들을 위해서 맛있는 차를 무료로 대접하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새로 만나는 이들을 반기고, 어린아이들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분이었다. 책을 읽을 때 과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말투에 따듯함이 느껴져 나까지 차분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산 속 절에서 차 한잔 마시는 금강스님과 사람들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발우공양(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이고, 발우공양은 스님들이 식사하는 것을 일컷는 말이다)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조금 눈길이 갔던 건 매달 진행된다던 7박 8일 참선기간의 발우공양이었다. 발우 공양은 네 개의 발우에 음식을 담고 밥을 먹은 후 숭늉을 받아서 단무지로 밥이나 반찬찌꺼기를 씻어서 함께 먹고, 청수물로 앉은 자리에서 설거지를 한 후 , 처음 발우에 놓였던 자리에 발우를 챙겨 올려놓으면  밥 한 톨 남기지 않는 완벽한 공양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실 처음에는 그닥 내키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뒷페이지에 초등학생 아이들이 하루 한끼 발우공양을 할때 처음에는 숭늉물을 마실때 거부감을 느꼈지만 익숙해지니 오히려 즐겼다는 아이들을 보니 기특하게 느껴지고 스스로 잠깐 반성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강스님과 주변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일화도 있었는데 그건 8년전 절 아랫마을의 작은 학교가 학생 수가 다섯명이 되어 폐교 위기를 맞게 되었던 일이다. 스님은 만약 학교가 없어지만 인근 동네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마을이 된다고 쉽게 예상되었기에 폐교를 막기위해 나섰다.  먼저 학부모들과 교육청을 설득하고, 방과 후 학습을 알차에 하고 여러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러 학생들이 멀리서도 오게 되었다. 그리고 멀리서 오는 학생들이 여럿 생기니 새로운 통학버스가 필요하게 되어서 이런 저런 지인분들과의 노력끝에 귀여운 녹색으로 디자인 된 통학버스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차 이름 공모를 해 ’서정 구름이’란 예쁜 이름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차 디자인도 너무 예뻣지만 그 차에 담긴 금강 스님과 주변분들 학생과 학부모들의 노력을 알기에 더 멋져 보였다.

 미황사는 막연히 상상해보던 청정한 자연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다스리고, 절과 마을사람 들이 함께 즐기고 번창해가는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절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언젠가 한번 미황사에 꼭 갈거란 생각이 든다.^^*

 

’마피아에 돈을 뜯겨도 노여워 하지 말지어다’ 

재미난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어느 신문사의 칼럼은 외외로 음식에 관한 이야기였다. 바로 <보통의 파스타>의 저자인 박찬일씨의 이탈리아 요리유학시절 우연히 들어간 마피아 식당으로 상상(?)되는 허름한 식당에 갔다가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왔다는 그런이야기였다. 박찬일씨를 그렇게 알게 되고, 그의 몇몇 칼럼도 찾아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탈리아에서 훔쳐 온 진짜 파스타 이야기’를 써냈다.

파스타 이야기와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 읽게 되었는데, 위의 칼럼같은  이야기는 없었지만 이탈리아의 생기넘치는 파스타 이야기가 가득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수같이 긴 면의 스파게티가 아주 인기있지만 실제로  이탈리아에는 파스타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말해준다. 대충생각해봐도 면의 종류만 해도 20가지 이상이고 소스는 50가지 이상이라서 파스타 종류가 몇가지냐고 물어면 대답할 수 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파스타를 맛있게 삶는 법’. ’알 덴테의 진실’, ’파스타 소스에 관한 딜레마’, ’이탈리아 사람들이 파스타를 즐기는 법’ , ’피클은 없다니까, 글쎄’, ’한국인의 파스타, 크림 카르보나라는 없다’  등등 우리나라에서 이탈리아 파스타에 관해 잘못알려진 정보를 이야기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의 파스타에 대해서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또,  중간 중간에 전통적인 이탈리아 파스타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고 사실 이탈리아의 파스타는 우리나라의 파스타들보다 요리비법이 더 간단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까르보나라라는 메뉴는 아주 고급식당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데, 왜냐하면 까르보나라란 메뉴는 우리나라의 된장찌게 음식에 비유하면 이해가 쉬울거라고 했다. 된장찌개를 집이나 일반 식당에서 잘 시켜먹지만  고급레스토랑에서 잘 시켜먹지 않는것 처럼 말이다.
 게다가 까르보나라가 사실 이탈리아에서는 크림소스가 없다는 점이 놀라웠다. 우리가 흔히 아는 크림 까르보나라는 실은 이탈리아가 아니라 미국에서 건너온 요리법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즉, 우리가 이탈리아에서 까르보나라를 주문하면 다른 까르보나라가 나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의 입맛에 맛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시키면 실패할 확률이 많다고 한다.) 친절하게도 이탈리아식과 우리나라식의 레시피도 바로 뒤에 써있어서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뒷 쪽에는 걸인풍과 럭셔리풍의 참치 스파게티가 나온다.  이 중에 걸인풍의(?) 참치 스파게티는 냉동참치가 아니라 참치캔이 주요재료라 재료가 비싸지않고 간단한 편이라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와 함께 나중에 해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요리 중 하나이다. 

 그렇게 이 책에는 이탈리아의 파스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생활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고, 책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이탈리아의 시장의 식재료나 생선의 사진들은 <보통의 파스타>를 읽는 내내 왠지 이탈리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래서인지 읽고나서도 맛있는 향기가 머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기본적인 파스타 메뉴들의 레시피들은 나중에 요리할때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고, 역시 맛있는 요리이야기는 눈으로 읽고 그림을 봐도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책을 읽고나면 파스타를 잘 삶는 법이라던가 파스타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먹는 파스타에 대해 좀더 알고 싶고,  파스타와 그에 녹혀있는 이탈리아를  조금이라도 엿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픈 책이다.^^

 

 

ps.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집에 피클이 없다고 한다~!

 

카페브런치라는 주제도 마음에 들고, 책이 예쁜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구매했는데 잘한것 같아요.
책크기는 제가 갖고 있는 요리책보다는 조금 작은 편이지만, 일반책들보다는 가로세로조금 큰 사이즈예요.
샌드위치나 핫초콜릿, 오렌지티, 브라우니 등등 정말 카페에서 팔법한 메뉴들이 주였구요. 저자분이 요리강의도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그릇이나 음식코디가 아주 예쁜게 장점이었어요. 가정용이지만, 카페에 그대로 내어서 판매되도 될 정도라서 책은 다 읽었지만 아직 요리해보기는 전인데 만들어 놓은 사진만 봐도 만족한 느낌이 들어서, 카페 가는것이나 예쁜 소품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이 더 마음에 들것 같아요.^^ 이 책을 보니 사고 싶은 요리도구들이 많아져서 꾹 참느라 고민도 생기에 되었구요.

레시피는 한쪽에는 다 만든 사진 한쪽에는 재료소개와 6개의 과정 샷이 있어요. 과정 샷 덕분에 조금 더 쉽게 이해되는것 같았고, 이 책에는 오븐으로 만들어야 되는 요리도 있지만, 없어도 요리도 많아서 오븐 없으신 분이라도 구매해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요리레시피 외에 저자분이 좋아하는 카페도 몇군데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어요. 그 카페의 완성된 요리사진과 함께 요리레시피 중간에 살짝씩 소개되어 있어서 요리레시피지만 에세이 분위기도 많이 나서 좋았어요. 또 스페인과 도쿄의 디저트카페도 한두 군데 소개되어 있구요. 그렇다고 해서 요리레시피로서 본분(?)범하지 않을 정도로 양념처럼 살짝씩 첨가된 소개니깐 레시피가 적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만들 요리를 정해서 재료를 사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대접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