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여행은 우리들의 평범한 여행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이유는, 지극히 평범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마음이 짠해지기도,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는 그녀만의 소박한 삶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

                                                                                                                                           -김광민(피아니스트)

 

책 표지 뒷부분에 쓰여진 김광민씨의 추천사가 참 와닿는 글이었다. 라디오작가 출신이기에 글은 읽기 쉽게 잘 쓰여진것도 그렇지만, 이하람씨의 여행은 특별하기도 하지만, 평범한 20대 후반 여성이 다녀올법한 평범한 생각(?), 기대감으로 인해 공감이 더 많이 갔던것 같다.  20년 넘게 가보지 않았던  여행을 2년동안 무려 총 80시간이 넘게 비행한것은 특별한 했지만 말이다.  책에 나온 곳들은 유럽, 터키, 이집트, 일본, 몽골 인데, 유럽에서도 파리, 런던, 독일 등 다양한 도시와 일본에서도 후쿠오카,나가사키, 히로시 등 다양한 도시들을 여행했기에 그녀가 여행한 도시들은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많아도 여행별로 긴 머뭄이 아니어도, 한 도시 를 옮겨갈때마다 그녀의 여행은 다음여행이 궁금하게 만드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끌림이 있었다.

 이하람씨의 여행이 더 공감이 갔던건 그녀의 원래부터 여행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여행이 끝났을 무렵은 분명 여행전문가라고 불러도 손색없겠지만 처음 시작은 그렇지 않았다. 여행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여행 좀 다녀서 세상을 좀 더 알라는 담당pd의 충고를 시작으로, 20대 후반 일에 쫓겨 살다가 30대가 되기전에 자신에게 정신이 번쩍 드는 무언가가 필요했기에 떠난 여행이 그 여행에 빠지게 되어서 몽골까지 가게 된것이다. 예전에는  먼 거리의 여행은 내게 아무런 흥미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는데, 한번 다녀오게 된 이후로는 가지 못할 상황에도 여행을 떠올리거나 계획 해보게 되었던것 같다. 이하람씨의 여행은 여행에서의 낭만적인 연애는 역시 환상일뿐이고,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현지여행사들의 상품은 역시 과장된 속임수 라는 것을 알게되고, 지나친 호객행위에 유연히 대처하는 법까지 알게 될 정도의 상황까지도 겪에 되지만 그대로 여행은 계속된다. 심지어 이집트에서는 조용한 새벽 현금atm기계 앞에서 총을 어깨에 맨 사람들 앞에서 현금을 인출해야 하는 상황도 겪게 되지만(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다) 과거의 일인지 생각보다는 꽤 담담하게 쓰여져 있었다. 멋진 경험도 하고, 조금 억울한 일은 있어도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기도 하기도 했고, 허허벌판 사막의 몽골에서 추위를 이기기 위해 새벽 손전등으로 야크똥을 찾아 헤메기도  하고, 그 날  쏟아질듯이 반짝이는 별을 보기도 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의 여행은 눈물로 모은 적금을 가장 빨리 써버린 시간이지만, 20대의 가장 큰 축제였고, 이 책으로 누군가가 긴 여행을 꿈꾸게 되면 좋겠다는 글은 책 제목이 <그 여자의 여행가방> 인것 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여행가방에 든 보물 한가지를 펼쳐놓은 느낌이었다.^^

첼로를 전공하다가 집안 형편이 나빠져 그만두게 되고, 항공경영과로 전공을 하게 되면서 승무원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승무원이 다른 더 좋은 기회를 얻기위한 과정으로서 승무원이 인기가 있다는 인식이 있을때였고, 김모란씨도 처음부터 승무원이 꿈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래서 승무원이 되어서도 아나운서 시험을 지원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정말 승무원이 아니게 된다고 생각하자 두려움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승무원이란 직업에 대하여 자신이 스스로 원한다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는 자신의 직업데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글 중에서  일을 즐기는 자가 가장 성공하기 쉽다고 했는데,  그녀가 승무원을 하면서 그리고 팀장이 되고 대한항공 사무장이 되면서까지 겪은 일화들은 그녀에 직업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비행을 하면서 겪었던 손님들과의 당황스럽고, 울고 싶었을 일들을 차분하게 대처해 가는 모습도 대한하다 싶기도 했다. 어느날은 이유없는 욕을 먹어도 미소를 띄어야할때도 있었고, 팀장으로서 팀원의 실수를 본인이 떠안아야 되는 경우에도 ,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정도까지 책임을 지려는 모습도 왜 그녀가 빨리 승진할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매력이란 책에서 그녀는 사람을 끌어당기고 설득할 수 있는 힘은 외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과 노력에서 나온다고 했다.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하고, 그리고 자신의 고객인 항공사 승무원들을 자신의 삼촌이나, 할머니 등이다 라는 생각에 그들을 대하고 진심으로 배려해주려고 하는 마음은, 결국은 다른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이라는 인정을 받게된것의 이유있는 결과인 것이다. 규정에는 없지만, 규정을 지키면서도 추가로 그녀만의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나 마음가짐을 , 서비스직을 직업으로 가진 분들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하는 인간관계에서도 배울점이 많을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 어떻게 계획하고, 노력했는지도 나와있고, 앞에서 말해듯 실제로 그녀가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생각이 나와있었기에 그거 자체로도 흥미롭기도 했다.

손요씨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인 미수다가 한창 있기 있었을때도 제대로 본 적은 없어서 중국인인 손요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지만, 10년이나 한국에서 살게된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 궁금하기도 하고, 표지나 일러스터 캐릭터도 귀여워서 읽어보고 싶었다. (검색해보니 2013년 올해 봄에 한국인 남자분과 결혼했다고 했다)

외국인이 쓴 한국에세이는 몇권정도 밖에 읽은 적은 없었지만 , 예전에 일본에서 한국인과 결혼해 일러스트 에세이 책을 낸 새댁 요코짱의 글이나, 재일교포분이 쓴 일본+한국 에세이도 일러스트를 이용한 에세이였는데 둘다 재미있게 봐서 더 기대된 점도 있었다.

 

글은 20살 손요씨가 한국으로 오게된 이야기부터 나와있었다. 늘 학교, 집 만으로 오갔던 십대였는데 어느날 자신이 우울안 개구리란 생각이 들면서 유학을  결심하고 결국, 한국으로 유학오게 된다. 처음에는 한국외대 어학원, 그리고 경희대학교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우연히 미수다에 출연하게 되면서 방송인이 되고, 그 인연이 이어져 결국 한국분과 결혼해 한국에서 살게 된 것이다.

10년이나 살아서 그런지 외국인이지만 글은 신기하게도 잘 읽혔다. 한국인이 썻다고 해도 믿을만큼 자연스러워서 신기했다. 책을 읽어보면 한국에 처음와서 공부할때도 다른 외국인들보다 한국어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것 같긴하다. 그런데 처음 한국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인상깊었다.

우연히 중국에 견학온 어린아이들의 한국어 소리가 너무 아름답게 들렸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족 룸메이트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그녀는 손요씨가 중국사람들이 잘 못하는 ㄹ 발음이 정확하다고 까지 말했다고 한다. 한국어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노래처럼 들린다는 그녀의 얘기에 글 첫장부터 그녀에게 무한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살의 발랄한 감성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빨리 적응해버리는 긍정정신은 나까지 유쾌하고 가벼운 기분이 들게 했다. 한국어에 반해 한국을 공부하다가  한류에 빠지게 되고, 결국 유학을 오게 되었다.  그 과정중에 손요씨의 어머니와 함꼐 점집에 가서 한국에 가도 괜찮을까 물어보면 여우신이 예언해준다는 집에 갔는데, ( 손요씨도 처음 가보았다고 했다) 다행히 아주 잘 될거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집은 많지만 여우신은 처음 듣는 거여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학준비를 위해 염불을 외우듯 ㄱ ㄴ ㄷ ... 등등 한글 모음과 자음등을 외웠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을 그린 일러스트도 정말 귀여웠다.

 

                             p33

 

그렇게 한국에 오게 된 손요씨는 처음 하숙집을 갈때부터 문화차이를 겪게 된다. 바로 중국에서는 창고로 쓰이는 반지하방에 6명이 묶게 된 것이다. 물론 가격을 저렴한걸 부탁해서 어쩔수 없이 그곳에 묶게 된 것이긴 했지만 중국인들 문화에서는 창고방에서 자게 된 셈이었던것이다.  게다가 침대를 쓰던 그들 문화에서 방바닥에서 자기는 꽤 어려운 미션이었다. 하지만 손요씨는 금방 적응해 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 외에도 한국에서 지내면서, 중국과 우리나라가 다른 점 때문에 오해하거나, 오해를 받기도 하고, 또 놀라게 되는 이야기들은 한국인인 내게도 당연한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그 중 대학 생활의 mt와 ot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정의한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한국에세이 이야기가 끝나면 그녀의 서울 나들이가 짧게 몇몇곳 나온다. 손요씨만의 도심 속 힐링여행이란 파트인데, 외국인으로서 그녀가 힐링하고 싶을때마다 가는 그녀만의 추천 장소이다.

 12곳이 나와있는데 4번째의 삼청동 여행에서 나온 '압구정이 서울의 화려함을 대변하는 귀부인이라면, 인사동은 서울의 옛 문화와 예술적인 모습을 간직한 선녀, 삼청동은 서울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는 여인 같다' 란 표현도 좋았다.^^ 그렇게 서울속 힐링여행지를 끝으로 책은 끝났다. 책을 처음 읽을적에 한국어의 소리에 반했다는 이야기에 생긴 손요씨에 대한 호감은 책을 읽는 내내 그녀는 정말 우리나라를 사랑하게 된것이 분명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글에서 나온 손요씨만의 밝음과 그녀의 귀여운 일러스트는 에세이를 계속해서 읽게 만들었다. 손요씨를 좋아하는 분이나, 외국인의 입장에서 겪었던 손요씨의 한국 유학, 일, 사람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이나, 시간이 될때 재미있고 편안한 느낌의 에세이가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