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 상표의 잠바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잠바 하나 가지고 서열을 나누다니..... 일종의 구별짓기인지...
문득 부르디외가 떠올라 <구별짓기>를 읽었다.
부르디외는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취향과 사회 계층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취향을 '아비투스'라는 개념으로 접근한 사람이다.
'아비투스'는 사회 구조와 개인의 행위 사이의 인식론적 단절을 극복하는 매개적 매커니즘으로 규정된다. 쉽게 말하면, 한 개인이 속한 계층적 특성으로 인해 내면화된 취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우리식으로 해석한다면 '계층적 관습' 정도로 볼 수 있다.
소위 의사 집단과 검사 집단, 교사 집단은 자신이 속한 계층의 특성에 따라 성향이나 취향이 고정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르디외는 사회 구조를 부르주아 계층과 프롤레타리아 계층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를 '자본'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나누고 있다.
여기서의 '자본'은 단순히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경제 자본', '문화 자본', '학력 자본', '사회 관계 자본'으로 나눈다.
여기서 '경제 자본'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경제력을 의미하며, '문화 자본'은 이건 좀 독특한 데.... 개인 혹은 계층이 갖는 문화적 취향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학력 자본'은 우리 식으로는 '학벌' 정도? 아니면, '학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부르디외는 이 '학력 자본'은 계층의 상승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사회 관계 자본'은 명칭이 독특해서 그렇지, 우리식으로 본다면 '인맥' 정도로 이해하면 쉽게 풀릴 듯하다.
앞에서 부르디외는 사회 구조를 부르주아 계층과 프롤레타리아 계층으로 나누고 있다고 얘기했는데, 그 중간 계층에 해당하는 '쁘띠 부르주아'에 대한 논의에 많은 할애를 한다.
흔히 '소시민'으로 번역되는 '쁘띠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 계층에서 신분을 상승하고자 하는 부류와 '부르주아' 계층이었으나 신분이 하락한[대부분 경제 자본과 학력 자본의 미비로 인한 경우가 많다고 보는 듯하다] 부류로 나눈다.
전자의 경우는, 자신의 신분 향상을 확인하기 위하여 '문화 자본'에 치중하고, 후자의 경우는 자신의 옛날[왕년에 잘 나가던 시절]을 떠올리기 위해 '문화 자본'에 많은 할애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다양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귀납적 방법을 사용하여 논리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들어 논리를 전개하고 있으므로 조금 생소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으나, 많은 사례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하기 쉽다.
상권과 하권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권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용어에 대한 설명과 서론 부분[1장]을 읽고 난 후에는 어느 것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읽는 사람이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부분부터 읽어도 충분히 이해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의 계층 간 괴리가 심한 우리 사회를 되돌아 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난 이 책을 읽고, 짐멜과 , 들뢰즈, 지젝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우선 오늘 짐멜과 들뢰즈에 관한 책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