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학교 윤리 교육의 문제점'이지만.. 사실은 내가 배운 학교 교육이 갖는 한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윤리 시간에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에 대해 배운다.

그런데 동양 철학을 공부하기는 너무 어려워.. 한자도 많고 그 사람이 그 사람같고.. 왜 다들 '~자'로 끝나는 지 이름도 헷갈리고 사상도 헷갈리고...

그때 선생님께서 아주 쉽게 외우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공자.. 니들도 알지? 공잔 댓방.. 이야... 그러니 성선설

맹자.. 이름부터 맹하잖아. 거짓말을 못해.. 그러니 성선설

순자.. 거 누구하고 이름이 같잖아. 남편이 왜 못됐겠니.. 그건 이불 밑에서 속닥거렸기 때문이야.. 그러니 성악설

노자.. 이름부터 놀자잖아.. 노세 노세 젊어 노세... 그러니 자연친화니 어쩌니 하지..

고자.. 왜 고자겠니? 고자가 뭘 알겠어? .. 그러니 백지설

법가.. 한비자.. 걘 왜 법가겠니? 무조건 법이야. 법으로 때려야 정신차린다잖아. 그건 인간이란 개패듯이 패야 하는 존재란 거야.. 그러니 성악설

얼마나 깔끔한가? 문제는 시험을 볼 때 이것만 알면 별로 안 틀렸다는 점이다. 

그런데 <철？？의 시대>의 저자 강신주는 이야기를 너무 어렵게 풀어간다.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는 것을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로 나누어 살육으로 점철된 혼란기를 살아가는 사상가들의 삶의 기록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살육으로 점철된'.. 즉 인성보다는 경쟁과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치열한 고뇌를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관중부터 여불해까지의 철학자들이 살아온 시대가 마치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권력이 법이되고, 법이 휴지처럼 찢겨지고 발겨지는 시대,

전임 대통령이 해 놓은 일들을 사정없이 짓밟고 사초가 훼손되는 시대

개발 중심주의, 결과 중심주의로 인해 '나'만이 중요시되는 시대

대통령이 되겠다고, 백성들에게 약속한 공약이 순식간에 공약(空約)이 되는 시대

민의를 대표하는 촛불이 물대포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대

인간, 혹은 자연으로 대표되는 '타자'에 대한 공경보다는 돈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시대

결과를 알 수 없는 무한 경쟁의 시대

어찌보면 춘추전국시대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춘추전국시대와 제자백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철학의 시대>는 12권으로 기획된 전체 시리즈 중 첫 번째,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제자백가의 속내를 직접 맛보기 전에 우리는 그들의 삶과 사유가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었는지 이해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화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대화란 무엇보다 먼저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는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려면, 그의 삶과 생각이 전개되는 문맥 혹은 배경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의 말을 잘못된 문맥에 놓고서 이해하면, 우리는 그와의 대화에서 무엇도 배우기 어려울 것이다. 제자백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그들이 살았던 삶의 풍경과 그들이 전제한 사유 문법을 먼저 살펴보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어떤 위대한 사상도 결코 허공에서 떨어질 수는 없는 벗이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이제 나는 제자백가와 대화를 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신은 2013년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을 것이다.

강신주, 철학의시대, 제자백가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타산지석 :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기의 구슬을 가는 데 소용이 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일지라도 자기의 지덕(知德)을 연마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

반면교사 :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이라는 뜻으로, 따르거나 되풀이해서는 안 되는 나쁜 본보기로서의 사람이나 일을 이르는 말.

위의 두 말은 동일한 대상에 대한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동일한 대상이란 '타산'과 '반면'인데, 이는 타자의 나쁜 점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 타자를 대하는 태도가 참으로 상반된다. '타산지석'은 '타산'을 긍정적 관점에서 살펴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반면교사'는 '반면'을 부정적 관점에서 살펴서 배척하고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을 깨끗하게 하는 태도이다. 어떤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참으로 재미있는 태도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 -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는 분명 '타산'과 '반면'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경제 시스팀에 대다수 미국인들의 후생을 개선하지 못하는 까닭이 뭔지, 그리고 불평등이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까닭이 뭔지,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가를 파헤친다. 이 책의 핵심적인 주제는 우리는 지금 불평등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미국의 경제 시스템의 불평등적 요소가 미국 사회에 어떠한 악영향을 끼쳤는지를,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 나에게 상세하게 일러주고 있다.

특히, 제2장에 제시된 '지대 추구와 불평등한 사회의 형상'은 마치 미국의 일이 아닌 우리 한국의 일을 다룬 것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우리 사회의 계층적 차이와 일반 서민들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불평등적 요소에 대한 원인은 아마도 이 장에서 다루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였다.

'지대'라는 용어는 원래 토지로 인한 수익을 이르는 말이었다. 토지 소유자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보상을 받는다. 지대는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임금은 노동자들이 제공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다. <지대>라는 용어는 독점 이윤 혹은 독점 지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얻는 소득을 의미하게 되었다. 마침내 이 용어는 더욱 확장되어 이와 유사한 소유권 주장으로부터 얻는 수익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정부가 어느 기업에게 제산횐 양의 상픔을 수입할 독점적 권리를 부여한 경우, 이 권리를 소유함으로써 얻는 초과 수익은 <할당 지대>라고 불린다.

이거구나.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불평등은 결국 '독점적 지대'를 가진 자들의 횡포와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에게 혜택을 준 정부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불평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자유시장주의에 두고 있다.

소위 '~~마피아'라고 불리는 이들이 가진 독점적 권력, 대한민국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는 초국가적 권력을 가진 기업 그리고 '부자감세'는 얘기해도 '서민 감세'는 얘기하지 못하는 정부. 이들이 모두 '독점적 지대'를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는 상위 1%가 아닐까?

글쓴이는 시장은 정치에 의해 규정된다고 말하면서, 정치든 시장이든 모두 상위 1%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상하게도 요즘 신문에 실리는 경제면의 주요 기사들이 왕왕 이 책을 읽은 기억을 되살리게 한다.

분명, 우리에게 '반면교사'이며 '타산지석'이 될 수 있는 책이다.

경제, 불평등의대가, 스티글리츠, 신자유주의

겉표지만 보면 초등학생용 교양 서적으로 보인다.

읽다보면, 출판 의도 또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천천히 읽다보면.. 이 책은 초등학생용이 아니라, 초등학생에서 성인까지 모든 층을 다 아우를 수 있는 교양서적이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집에서 궁금한 생물 이야기

병원에서 궁금한 생물 이야기

동물원에서 궁금한 생물이야기

공원에서 궁금한 생물이야기

바닷가에서 궁금한 생물이야기

이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읽다보니, '집에서 궁금한 생물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

달걀, 고추, 김치, 양파, 생선 등등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접근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읽다보면 의외로 깊이 있는 과학 상식을 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