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주니어에서 나온 과학전집인 '집요한 과학씨', 그 첫 번째 책인 <오리너구리의 정체를 밝히다>는
제목 그대로 오리너구리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리너구리'라는 다소 생경한 이름의 동물은 초등4학년인 아이의 4-2학기 과학책 첫 단원 '동물의 생김새'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동물들을 각기 특징에 맞게 분류하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그 단원에서 오리너구리는 그야말로 '예외적인' 동물이었다.
알을 낳는 동물임에도 동물의 분류로는 포유류에 속하기 때문이다.
동물학자가 꿈인 아이는 당시 '오리너구리'에 대해 조사보고서를 작성할 만큼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자료들을 취합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하고 나니,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보다 재미있고 쉽게 오리너구리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들었다.
이 책은 2오리너구리를 처음 생물 분류할 때의 상황을 생생한 이야기로 구성해 아이로 하여금
마치 그 상황에 처해 있는 것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오스트레일리아가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런던의 대영박물관으로 오
리너구리가 담긴 상자가 배달되면서 시작된다.
당시 오리너구리가 든 상자를 받아든 생물학자들은 지금까지의 분류기준으로는
도저히 단정지을 수 없는 오리너구리의 특징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게 된다.
"털을 갖고 있으니, 파충류는 아니다"라는 의견부터 "알을 낳으니 조류나 파충류로 분류해야 한다"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니 포유류다"라는 의견까지 그야말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선명하게 그려지는 당시의 상황은 아이로서도 충분히 공감할 상황.
오랜 토론과 논의를 거쳐 오리너구리를 포유류로 정하고 생물분류학적 기준에 의거해 '단공목'으로 정하기까지의 과정은
아이에게 생물을 분류해가는 탐구과정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하다.
미래에 새로운 생물종을 발견해내고, 그 학명에 자신의 한글이름을 붙이는 것을
하나의 원대한 꿈으로 삼고 있는 아이에게 이 책은 생물분류학에 대한 아주 원초적인 호기심부터
진중한 궁금증까지 속시원하게 해결해주었다.
더불어 앞으로 오리너구리처럼 다소 복잡한 특징을 지닌 동물을 접했을 때
이 책을 통해 배운 탐구과정을 바탕으로 분류해보는 도전정신을 심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