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중들에게 진중권이라 하면 진보 성향이 강한 대학교수 정치인 정도로 알고 있을듯 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미학 오디세이라는 책의 저자로서, 그리고 미학공부를 한 예술사로서 처음 대면이 인상적이 었다....
이 책은 학부 4학년때 잠깐 건축미학이었나... 여튼 수업시간에 안웅희 교수님이 읽어봤느냐 물어봤던 책이었는데... 꼭 읽으리라 읽으리라 다짐하다 1년뒤 대학원에서 첫 대면을 하게 되었던 책이었다...
석사1학기때 이 책을 빌려서 1권을 읽고... 여러가지 변명과 이유를 들어야 할 상황들때문에 2,3권을 묻어 두었더랬다.... 최근 1,2,3권을 모두 구입하여 약 2주간에 걸처 눈을 굴려가며 읽었다...
사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학에 관한 철학적 사유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1권에서는 에셔, 그리고 2권에서는 마그리트, 3권에서는 피라네시의 작품들을 가지고 미학에 관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글은 그의 성격처럼 명료하다... 물론 미학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 이니 만큼 천천히 이해하며 읽지 않으면 자칫 무슨 말인지 놓치는 수도 있다... 진중권의 미학에 관한 설명중 재밌있었던건... 내가 전에 읽었던 서현 선생님의 '건축을 묻다'에서 나왔던 예술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관한 설명들이 그가 이책에 쓴 내용과 상당히 유사하다는것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것이 그냥 설명으로서의 유사성이라기 보다... 그것의 예시까지 너무도 비슷해서... 선생님을 의심하는 시험에 들뻔 했다... 하지만... 레퍼런스가 같다거나 예술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예가 그것이라 생각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이 책은 철학적 관념을 통하여서 미학을 바라보는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데... 중간 중간 나오는 플라톤과 아리스토 텔레스의 대화 그리고 3권에서는 디오게네스까지 그들의 대화를 읽고 있으면 철학과 논리의 구성이 마치 말장난과 같이 느껴진다...
1,2권은 원시 예술에서 현대 예술까지 에셔와 마그리트의 그림을 통해 미학적 관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에셔와 마그리트의 그림은 현실세계와 가상의 세계 그리고 그 그림들이 품고 있는 철학적 관계들을 맞물려 가며 설명해준다..
각 시대별 회화들은 그 시대의 철학에서 그러한 예술이 나왔다 하는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며 이것을 통한 사회적 현상... 그리고 예술에 대한 시대적 이해까지 설명해준다...
3권에서는 현대예술에 관한 더욱 심화된 시각을 보여주는데... 시뮬라르크.. 즉 매트릭스에 관한 이야기나 미디어 매체등의 새로운 예술적 표현들이 사회적 현상들과 어찌 맞물려 지게 되었는지 또 이러한 사회적 현상들이 현대 예술에 관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있을법한 하지만 있을수 없는 가상의 공간을 그린 피라네시의 회화를 통하여 위에 썼던 현대 예술의 특징들을 이야기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책의 제목이 오디세이인지 잘 알게 될것이다... 정말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처럼 긴 미학의 서사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을 한다고 하면서 회화에 대해 무지 했던 아니 예술에 대해 무지했던 내가... 어렴풋이 예술의 변화 과정을 엿볼수 있었던 책이었던거 같다...
멀뚱 멀뚱 미술관에서 정체 모를 그림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나와 그대들이여...
이 책은 적어도 당신들에게 그들이 왜 그러한 작품들을 무슨 의도로 만들게 되었는지 친절히 설명해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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