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가 없는 이 시대 남성들을 위한 에세이.

 

요새 김정운 교수를 많이 접한다. TV 에서, 인터넷 까페에서, 만년필 쇼핑몰 에서.

지난 주에 힐링캠프에 나온 김정운 교수 편을 보고 마침 집의 책장에 있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를 집어들었다.

김정운 교수는 우선 나와 많이 비슷하다. 재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방식, 진리와는 상관없이 본인의 생각이 옳다는 아집, 물건을 좋아하고 수집하며, 음악을 즐기는 동시에 음향까지 즐길 줄 아는 귀의 소유자.

그가 쓴 베스트셀러인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에세이 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한다. 이 책을 읽고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남자들이 말만 안 할 뿐이지 다 같이 재미없고 비슷한 삶을 사는구나 하고 깨달으면 이 책의 성격을 잘 파악 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So What ? “ 이라고 소리지른다면 이 책을 심리치료를 위한 책으로 착각한 것이다.

김정운 교수가 참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본인의 명성에 심한 타격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본인에 대해 모두 까발려 놨다. 결혼을 하고 자녀도 두 명이나 있고 대학의 교수를 하고 있는 분이 아직도 여자들 다리를 쳐다보고, 가슴 큰 여자에 넋을 잃고, 망사 스타킹을 쳐다보고 침 흘리고 흥분한다는 것은 남자라면 모두 알고 본인도 그러지만 쉬쉬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고 만천하에 책까지 써서 내다니. 이건 정말 보통이 아니다.

도대체 한국에 살고 있는 남자들은 왜 삶이 힘든가. 김정운 교수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술을 먹지 않고서 일 외에 할 이야기가 전혀 없다. 자녀와 대화가 전혀 없고 아내는 TV 드라마만 보고 퇴근 후 할 것이 전혀 없다. 집에서 본인의 자아를 확인 할 방법이 전혀 없다. 집에 본인 만의 공간이 없다. 그저 뉴스보고 신문보고 잠자리에 들고 출퇴근만 반복할 뿐.

위에서 언급하기는 했지만, 조금 아쉽기는 하다. 이렇게 재미 없는 삶에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 라는 자연스러운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 본인만의 취미 생활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본다. 본인 혼자서만 즐기는 취미도 좋고 같은 생각을 가진 여러 사람들과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김정운 교수가 하고 있는 만년필에 대한 취미는 나도 이제 막 시작하는 중이다.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년필을 쓰던 기억은 없지만, 김정운 교수는 아버지가 만년필을 쓰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집의 거실에서 TV 를 몰아내 버리리라. 거실을 나의 서재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거실에서 TV 만 보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아이와 거실에서 만년필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토론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는 분명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직장은 사실 취미라는 것을 가지기엔 사치스러울 정도로 근무시간이 길다. 자유시간이 거의 없다. 재미가 없다. 무기력하고 만성피로에 지쳐있다.

하나의 끈만 놓아버리면 되는데 그게 사실 쉽지는 않다. 그 끈을 놓고 떨어지다 더 튼튼한 끈이 나타나 줄지 그냥 바닥으로 떨어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직장 때문에 취미를 가지기 힘들다고 말하기엔 좀 우습지만, 확실히 제일 커다란 이유이기는 하다.

재미있는 삶, 행복한 삶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하나만 포기하면 된다.

새로운 끈만 찾으면 말이다.

설득의 논리학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 스님이 남기신 법어 중 가장 유명한 말로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의 의도는 성철스님의 앎에 대한 철학이 베어있는 말로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을 때에만 만물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존경하는 철학자 김용규 님이 쓴 [설득의 논리학]을 보고 난 후라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성철스님의 산산물물은 아리스토텔레스적 진리론에 입각하여 생각해야 된다고.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있는 것을 없다고 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요, 있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이 참이다”

 

어떤가. 완벽하게 똑같지 않은가?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진리론은 존재가 아니라 존재물의 진리, 진실이 아니라 사실의 진리를 다루고 있다. 이것이 지난 2300 년을 지배해 온 아리스토텔레스의 진리론이다.

여기서 말하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으로 있는 것”, “무엇으로도 있지 않은 것” 으로 해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의 이데아론의 영향을 받았고 그에대한 전면 부정으로 나온 이론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데아론은 진실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플라톤이 만들어 냈다. 이데아의 본래의 뜻에 플라톤이 강제로 다음과 같은 뜻을 부여했다.

“그 자신은 영원히 변하지 않으면서 세상 모든 변하는 것들을 그것이 그렇게 있게 하는 어떤 것”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추구하던 플라톤에게는 어쩔 수 없는 필연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 밖 어디엔가 진리가 있고 이 세상의 만물은 그 진리를 조금씩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이데아론 이고 ‘세상 밖 어디’는 이데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진리론은 바로 이 이데아론을 전면 부인하는 데서 나온다. 세상의 만물이 있는 것은 이데아에서 진리를 빌려온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것으로 있게 하는 형상이 사물 자체 안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정신 안에 ‘개념’으로 들어있다고 했다.

사실로서의 진리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우리는 추상화된 객체를 절대로 보거나 만지거나 느낄 수가 없다. 오로지 개별 사물들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논리학의 책 서평에서 철학이야기를 왜하나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유 첫째는 논리학은 철학을 빼고 생각 할 수 없으며, 둘째는 실제로 논리학을 했던 사람들은 철학도 함께 했으며,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도 전반에 걸쳐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다가 논리학이든 철학이든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제외하고는 이야기를 시작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이 사과는 빨갛다] 라는 명제에서 이데아의 빨강을 어느 정도 가져왔느냐에 따라 참된 진리가 다르다고 하였다. 한마디로 붉으스름한 사과, 거의 안 빨간 사과 등 빨간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분유이론이라고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애매한 논리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A 이면서 동시에 ~A 일 수 없다”(모순율) , “A와 ~A 사이에는 중간자가 없다”(배중률)를 확정했다. 우리가 현재 논리학이라고 부르는 학문은 이러한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당연해서 말할 가치조차 없다고 느끼는 논리조차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확고한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논리학의 대표적인 2가지 도구, 연역법과 귀납법도 따지고 보면 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기반이 있기 때문에 성립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이재호는 인간이다. 따라서 이재호는 죽는다. “

이 연역의 삼단논법에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는 이 논리에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없었고 플라톤의 분유이론을 받아들였다면 0.3 만큼 인간인 이재호나 0.7 만큼 인간인 이재호가 있다면 죽지 않을 수도 있다. 논리에 끼어들 틈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서는 논리학에서 가장 강력한 논증도구인 연역법은 대전제를 정할 수 없어 아예 연역법이 생기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연역법의 대전제는 귀납법으로 도출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연역법 마저 논리적으로 끼어들 틈이 생기는데 하물며 관찰에 의존하는 귀납법은 어떠하겠는가.

 

나는 [설득의 논리학] 을 읽고 실용적인 논리적 도구들(삼단논법, 대증식, 연쇄삼단논법, 배열법, 귀납법, 연역법, 가추법 등)을 익히는 것 보다 위와 같은 것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토론을 하거나 회의를 할 때 혹은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때 그들이 교묘하게 말하여 거짓된 대전제로 주장을 하거나, 잘못된 예증법으로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를 파악하는 정도의 기술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 이상을 원하면 이 책으로 기술을 습득할게 아니라 다른 책으로 공부하여야 한다. 이 책은 철학과 논리학의 큰 줄기를 잡는 입문 혹은 개론서로 생각하면 된다. 다만 전문적인 서적이 아니라 대중들을 위한 단행본 이기 때문에 폭넓은 지식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김용규 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대중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게 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책을 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두서 없거나 얕기만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다. 대중을 위한 쉬운 책을 지향하면서도 커다란 줄기에서의 지식을 이해하도록 책을 쓰는 능력은 부럽기만 하다.

더불어, 이 책은 교양서로서 인문학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SF 역사상 길이 남을 위대한 작품.

 

이 위대한 작품을 감히 내가 서평을 어떻게 남겨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에반게리온 때문에 알게 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국내에 몇 번 출간된 적이 있지만 2002년 판이 출판되기 전까지는 매우 희귀한 책으로, 중고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가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조회수 1에 판매가 된다는 그런 전설적인 책이다. 그나마 2002년에 재간되고 나서는 좀 더 구하기 쉬워졌으며 나도 중고로 2002년 판을 구해서 보았다.

아이작아시모프, 로버트 A. 하인라인과 함께 SF 의 3대 거장 중 한 명인 아서 C 클라크가 1953년에 쓴 작품이다. 1953년 이라니… 내가 1980년생 인데, 태어나서 살아온 만큼, 태어난 해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시점 쯤에 쓰여진 작품이다. 1953년은 한국전쟁이 휴전된 때이고, 세계적으로는 2차대전의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고 동서간 냉전(cold war)이 시작되던 때이다.

 

(아래는 소설의 전체 줄거리를 요약했으므로, 앞으로 이 책을 읽을 계획이 있는 분은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 소설은 그런 분위기 즈음에서 시작한다. 위대한 우주과학 분야의 과학자 두 명이 2차세계대전 이후 한 명은 소련으로 다른 한명은 미국으로 가서 서로 경쟁적으로 인류를 달로 먼저 보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그리고 이제 막 로켓을 쏘아 올리려고 할 때, 그 때 엄청난 크기의 우주선 무리들이 전 지구를 방문한다.

우주인들은 오버로드라고 불리우며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중에 떠 있기만 한다. 다만 그들은 지구의 평화를 원하며 전쟁을 싫어한다. 처음에 인류는 핵무기로 우주선을 공격도 해 보지만 우주선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는다. 그 후 인류는 우주인을 신봉하며, 우주인은 그들의 기술로 인류의 무지, 질병, 가난, 전쟁 등에서 구제하고 유토피아가 출현한다.

우주선이 처음 온 50 년후, 지구인의 대표인 UN사무총장은 우주인과 유일하게 직접 대화하는 인간이었다. 우주인들에게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지구를 방문한 진정한 목적을 밝히라 하지만 우주인은 50년 후에 밝히겠다고 한다.

이야기는 갑자기 바뀌어 세월이 흐른 후, 어떤 사람들의 파티로 옮겨간다. 파티를 연 주인공은 정신 및 심리학 서적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파티에서 테이블 상판이 전부 쇠구슬로 만들어져있고 그 위에 알파벳 및 숫자 판이 올라가 있는데 질문을 하면 저절로 숫자나 알파벳이 움직여서 만들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흡사 국내 및 일본에서 한 때 유행했던 분신사바 비슷한 모습이다. 이 때 누군가 우주인들이 살았던 행성 위치를 물었고, 알파벳은 움직여서 우주인의 행성 위치를 정확히 써 내고, 옆에 있던 여자는 기절한다. 그리고 얼마 후, 우주인의 고향 행성을 물었던 남자는 지구에서 우주인 고향별로 향하는 우주선에 몰래 승선한다.

기절한 여자는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 낳았다. 이 아이 중 큰 아이는 어느 날 쓰나미를 맞아 죽기 직전이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가 앞에 놓인 커다란 돌을 치워줘서 살아남았다. 그 때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아이의 사고 혹은 정신은 잠을 자는 동안 우주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하루 하루 그 거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순식간에 태양계를 벗어나고 은하계를 벗어나 우주인들이 사는 행성을 지나 나중에는 우주인들의 기술로는 도달하지도 못할 그런 곳까지 도달했다. 이 아이의 동생은 갓난아이였는데 순식간에 오빠를 따라 잡았다. 어느날 동생아이의 장난감이 공중에서 회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우주인(오버로드)이 이 아이들의 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아이들은 육체를 버리고 단일 지성체로 진화하게 되며 어른들은 제외된다. 원자가 분열하여 폭발할 때 어느 순간 제일 처음 분열을 시작하는 아이가 바로 당신의 아이이다. 그러면 어른들은 모두 멸망하여 사라지고 아이들만 단일 지성체로 진화한다. 자신들(오버로드)는 지성은 인류보다 뛰어나지만 단일 지성체로 진화하지 못한다. 우리들은 단지 우리보다 더 뛰어난 종족인 오버마인드의 하수인쯤 되는 존재다. 우리는 우주를 돌아다니며 오버마인드와 같이 진화할 종족을 찾아 다니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로부터 수십 년 후, 우주선에 몰래 승선했던 남자가 지구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무아지경으로 정신적 단일체로서 육체는 단지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하나쯤 되는 것처럼 모두 동일한 특성을 보인다. 그리고 그 단일한 지성은 달을 비롯한 행성 궤도를 마음대로 바꾸며 지구는 멸망하고, 이 남자는 지구의 최후를 보는 인류의 마지막 사람이 되었다.

 

이 소설은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장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인류보완계획의 모티브가 되었다. 부족한 사람의 마음을 보완하여 단일 지성체가 된다는 컨셉은 동일하나 [유년의 끝] 에서는 단일 지성체를 이루는 것을 달성 했고, 에반게리온은 인류보완계획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아마 가이낙스에서는 클라크의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에반게리온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품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영화 인디펜던스데이, 애니메이션 건담,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풀메탈패닉(블랙 테크놀러지를 듣는 능력 차용) 등 ).

굉장히 담담하게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외계인 침공에 대한 액션이나 빠른 전개를 바라는 사람들은 이 소설에 실망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지적 작가시점을 하고 있는데 소설이 파트 별로 진행 될 때마다 주인공이 바뀌기 때문에 헤깔리지 않고 읽기 위해 서술 시점을 먼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거대한 스케일의 묘사를 위해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시점의 활용을 아주 잘 해 내고 있다.

그렇다고 소소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만 있는 문제겠지만 번역이 너무 직역이며, 주어와 주어를 꾸미는 형용사들이 너무 많이 붙어 있어 이해하기가 어렵게 번역되어있다. 형용사들을 부사로 바꾸어 문장을 끊어가면서 번역을 했으면 좀 더 한국말에 자연스럽게 번역이 되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두 번째로 소설이 소 파트로 나뉘어 있어서 스토리 텔링의 단절이 일어난다. 좀 더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면 더 좋을 뻔 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1953 작인 것을 전혀 감안하지 않더라도 소설을 읽는데 자연스럽다. 옛날 냄새를 거의 느낄 수 없다는데 위화감이 없는 것은 두고두고 읽힐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이다.

또한 후대의 많은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인용할 만큼 획기적인 컨셉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콜룸부스의 달걀 일화에서도 느끼겠지만, 무언가를 처음 생각 해 낸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면, 이 소설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60년 가까운 세월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줄기차게 읽고 싶어 하는 책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