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생각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제목만으로도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아프고 있기에 청춘이라지만 그 아픔이 싫어서 모든 걸 포기하고
그냥 숨어만 있는지도 모르겠다.
숨어있다고 해서 아프지 않는 것도 아니고,
청춘이 지나가기만 바라는 것은 더 어리석은지도 모르겠다.
벌써 난 2년의 시간을 그냥 보내고 있었다. 부모님의 등 뒤에서
내 청춘이 지나가는 걸 보고 있었다.
가끔 부모님께서 청춘이 지나가는 거,
버려지는 거 아깝지 않냐고 물어보신다.
그럴 때마다 변명아닌 변명은 내 청춘이니까
내 맘대로 하는거다 라는 말이었다.
어설프게 아프니까 청춘이 버려지고
그냥 지나가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덜 아프겠다는 치기어린 생각을 버리고 제대로 아파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부모님도 내 청춘이 버려지거나 지나간다고만 생각하지 않으시겠지....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말이다.
읽으면서 생각하다
자기계발서 중독증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책들을 읽고,
그 나름대로 책들은 내게 감동과 실천법과 의지를 주었다.
그 책들은 한 번에 독파할 수 있는 책들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끝까지 읽기 힘들었던 책이었다.
읽으려고 할 때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책을 끊어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책을 읽을 때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책을 읽어야 하는데
심부름을 가거나 갑작스런 약속이 생겨 어가는 책읽기가 되었다.
읽기를 중단했던 부분부터 다시 읽으면 되겠지만.
책을 읽었던 틈이 길어져 앞부분이 잘 생각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했다. 그러기를 여러 번 하다 보니
같은 부분만 반복해서읽게 되어 잠시 책읽기도 중단했었다.
Part 2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P101-102 11번째
[포기가 항상 비겁한 것은 아니다. 실낱같이 부여잡은 목표가
너무 벅차거든자신 있게 줄을 놓아라. 대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날개를 펼쳐라.
~ 추락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마라.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
더구나 그대는 젊지 않은가? 어떤 추락의 상처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너무 무서워하지 마라.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다.
자신 있게 줄을 놓아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날개를 펼치고.]
언제부터인가 내 생활턴은 한 단계 올라가면 정체기와 다시 바닥.
열심히 기어 올라가 두 단계 올라가면 정체기 그리고 또다시 바닥...
이번에는 제대로 바닥까지 떨어지고 싶었다.
지금까지 바닥을 제대로 가보지 않아서,
어설픈 바닥이라서
저 높은 곳까지 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이번에는 모든 끈을 놓고 바닥까지 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밑바닥까지 가고 싶지 않아서
실낱같이 부여잡은 목표를 붙잡고 있었다.
말로는 하늘을 보겠다고했지만 바닥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Part 3 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P 223
[하루에 1시간씩 1년, 모두 더해도 365시간은 참으로 인간적이지 않은가?
~ 우리 소박한 삶에서 나름의 성취감을 느끼면서 살기에 1-1원칙이란,
하나의 ‘최소한’이 아닐까? 연습하는 자와 저축하는 자는 절대로지지 않는다.
연습과 저축은 모두 미래의 달콤함을 위해 기꺼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하는 행위다.
그대도 한번 실천해보지 않겠는가? 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실 나도 기적을 바라고 있다. 그래서 끈을 놓지 않고 바닥만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끈을 붙잡고 있다면 힘센 누군가가 나를 끌어올려서
저 높은 곳으로 던져줄 수도 있다는 기적 같은 상황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이상한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다.
내가 이상한 상황에 갈 수 없으므로 기적을 위해서는 천천히 1-1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엄청 싫어하는 영어로 1시간을 채우는 게 힘들어 30분씩 1년을 해보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다보면 1-1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읽은 후에 생각하다.
요즘 들어 앨리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 끝난 시크릿가든에서도 나왔었다.
아마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이기에 도전이나 모험,
위험하고 흔들리는 상황에 많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에필로그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P137 8번째 줄
"If 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just go."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말이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가라.‘
그래 그냥 가. 실수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야.
배는 항구에서 더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오는 아니라고 했어.
배는 폭풍우를 견디며 바다에 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는거야.
문이 아무리 많아도, 그냥 열지 않으면 벽이야. 되도록 많은 벽을 두들기고,
되도록 많은 문을 열어봐, 청춘이라는 보호막이 너의 실수를 용인해줄거야.]
나는 가지 않고 서 있었다.
길을 모르겠다는 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말로 달리고 있다는 말로,
제대로 된 선택이란 말로, 모든 건 말이었지 행동이 아니었기에 제자리 멈춰버렸다.
내 주변 사람들은 저 앞으로 달려가고 있고, 가족들이 달릴 수 있다고 말해주는데도
달리기를 하다 말고 멈췄던 것이다. 달리기가 힘들다면 걸어가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었지만 제대로 걷지도 않고 있었다.
되도록 많은 문을 열어봐야 하며
청춘이란 보호막이 실수를 용인해준다고 하는데
이제 난 청춘의 마지막 장에 있으므로 제대로 아프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새 살이 돋아나 내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