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수수께기>는 선선한 여름 밤 바람을 맞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데 정말 딱 맞춤인 책이에요.

 

아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라 어른이 제가 읽어도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에요.

미술감상책 같기도 하구요, 시대별 역사책을 읽는 기분도 들구요.

 

그림만 해설하기에는 너무나 따분하고 지루한 진행이 될 수 있잖아요.

초등학생이 그림작품을 쉽게 접하게 하기 위해 그림이 그려진 작가에 얽힌

이야기나 배경을 살짝 맛보기로 첨가해놓는 류의 명화감상책이 요즘 많이 나오지만

<명화로 ~ 수수께기>는 그런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책이랍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배운 역사 상식들이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유익하답니다.

 

게다가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팁!

세계 역사 시대순으로 우리 어린이들은 어떤 지위에 놓여 있었나

추측할 수 있게 하는 란이 있지요.

고대의 어린이들은? 중세의 어린이들은? 근대의 어린이들은

무엇을 하고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등등..

다른 작품감상책과는 차별화되는 코너가 있으니 꼭 참고하세요.

우욱..정말 너무 실감이 나는  쓰레기 책이에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옛날의 쓰레기 문제와 오늘날의 쓰레기 문제를 비교해가면서

다룬 도입부도 참 좋았어요.

무조건 요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라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옛날 인간들은 어떻게 쓰레기를 처리하였나로 잔잔하게 이야기가 시작되거든요.

(옛날에는 처리할 필요도 없었다죠. 자연에서 구해서 자연으로 돌아가니까요.)

어른인 저조차도 '아하 그랬구나' 고개를 절로 끄덕일만큼 설명이 잘 되어 있어요.

 

게다가 인상깊었던 장면은 오늘날의 쓰레기 처리과정을 그림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죠.

쓰레기장으로 간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장에 간 쓰레기들의 운명이랄까..

저도 이 과정은 처음 알게 된 것이었기 때문에 아주 흥미진진했답니다.

쓰레기차가 쓰레기를 싣고 와서 펼쳐놓으면  콤팩터가 따라오면서 꼭꼭 다진다는걸요.

이렇게 해서 쓰레기 산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쓰레기 산에서 나온 가스로 발전을 하고

쓰레기에서 침출된 물을 정화시키고

우리가 왜 아나바다해야 하는지 일련의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요.

 

어떻게 보면 딱딱할 수 있는 쓰레기와 관련된 문제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그림과 글로 친절하게 풀어놓은

<쓰레기가 쌓이고  쌓이면>

 

유아에서 초등고학년까지 충분히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세상엔 많고 많은 작가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요.)

조이스의 '고양이와 악마'처럼

딱 떨어지게 군더더기없게 쓰여진 단편은 몇 권 안 된거 같아요.

 

어린이와 유아용 동화책이지만

성인이 읽기에도 명쾌하고 유쾌(?)한 뒷 끝없는 책이랍니다.

 

왠지 모파상의 진주목걸이를 읽을 양~

스토리도 나름 있으면서 번뜩번뜩 날카로운 위트가 엿보이는

책이랍니다.

 

유아가 보기에는 글밥이 있는 편이지만

읽으면서 좀처럼 지루하다거나 엄마로서 입이 아프다거나

그런생각이 안 들 정도랍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든 생각 두 가지.

 

1.정말 보장시의 다리는 실존하는 걸까?(정말 실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되어진다는...)

2.악마의 음성은 왜 더블린 억양이 섞여있는 듯 하다고 했을까??

 

작가의 후기와 이야기의 뒷 배경이 자못 궁금해지는

유쾌한 고양이와 악마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