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내가 내가 할래요..

내가 내가 내가 내가.........외치는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차에서 엉덩이를 쑥 내밀며 꿈지럭 꿈지럭 내리려고 하는 모습

우유를 꺼낸다며 확 쏟아버리는 모습

케첩을 마구마구 뿌리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습....

무거운 볼링 공을 든다며 떼 쓰는 모습....

 

작가 앤드루의 아이 루비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아.....왜 이리 뭉클한 느낌이 드는지...

 

아마도 작가의 실제 일상 생활 육아 생활을 과장이나 가감없이

직접 지면으로 옮겨서 그런 걸거에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지지요.

 

루비가 하는 이런 일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양육자의 입장에서는 삶의 현장이자 부딪히는 현실일텐데

아빠인 앤드루는 참으로 삶의 내공이 쌓인 분, 너그럽고 허용적인 분임이 틀림없습니다. 

 

"루비야! 이리 오련, 아빠 뽀뽀!"

"아빠, 내가 내가 뽀뽀! 아빠, 내가내가 안아 줄게요."

 

아기가 내가 내가 한다며 여기 저기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아도

이렇듯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놓다니요..

마지막엔 포옹과 뽀뽀까지.

 

아직 미숙한 엄마인 저에겐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슬몃 반성도 하게 되구요.

이렇듯 이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 아기들에게 엄마로서의 내 모습은 어찌 비쳤을지..

아이들을 위한 책이자 엄마를 위한 책이랍니다^^;;;

 

육아에 지칠 때,

자주자주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눈에 담고

안아주고 뽀뽀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앤드루와 같은 아빠가 있었으면 참 좋겠어요^^;;;

매일 귀가 시간이 늦은 아빠를 두고 있는 우리 아이들로서는 그리고 저로선..

너무나 부러울 따름입니다.

 

내용이 너무너무 알찬 책이에요^^*

지금까지 접한 아이들 대상 인성발달 주제의 그림책 중에 1-2번째 리스트에

올려놓을만큼요^^ 

한 번이라도 책장을 들추어 보면 결코 쉽게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는 느낌이 확 든답니다.

 

사과나무를 지키기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엘리는

어느 날 자기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알고 외로워 하게 됩니다.

용기 있게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다시 같이 어울리게 된 엘리~

함께 나누어 먹는 사과는 더욱더 맛있었답니다.

 

자신이 맡은 일-사과나무를 지키는 일-에 너무 몰입해 친구들을 잃어버리게 된 엘리.

누구에게나 이런 딜레마는 있지요.

내가 맡은 일에 전적으로 충실해야 할 것인가..아니면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 것인가..

해답은 간단하답니다.

굳이 한 쪽을 억지로 선택하고 나머지를 버릴 필요는 없지요.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자기가 맡은 일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은 많답니다.

엘리가 늦었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라도 진리를 깨닫고 친구들을 배려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요정 엘리가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성장한 것처럼 우리 아이도 엘리와 더불어 다른 이를

배려할 수 있는 아이로 커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책 뒷면에 보면 부모님 가이드가 있는데요, 우리 아이처럼 아직 배려라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배려란 어떤것인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는 코너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엄마 '배려'가 뭐지요? 라고 물을 때 반드시 '요정과 사과나무'의 가이드를 참고할거랍니다.^^ 

 

아무도 이렇게 숙녀가 되는 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언급해 주지 않았다.

 

굳이 숙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요즘 속칭 하는 말로

개념있는 여자가 되기 위해서 한 번은 훑어 보아야 하는 책으로

옷차림에서 식사예절, 직장생활, 남녀관계, 화법에 이르기까지 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다.

 

<언급된 본문 내용>

우아하게 대화하는 법

매력적인 자세 익히기

나만의 스타일 만들기

파티에서 우아하게 행동하기

글로벌 에티켓 익히기

연애의 기술

그녀의 성공비결

 

물론 이 책에 기술된 모든 것들을 알지 못 해도 생활을 영위하는 것 자체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특히 여자에게는 말이다.

좀 더 일찍 알고 정식으로 매너와 에티켓을 익혀 나만의 것으로 만들었다면

여자로서의 내 삶이 좀 더 윤택하고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반면에

지금에서라도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체계적인 접근을 해 보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원작을 박미경님이 번역한 것이라 우리의 문화권에만

익숙했던 사람이라면 약간 낯설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여행 등 다문화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진 요즘에는 한번쯤은 숙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도 하다.

조만간 우리의 문화권과 관련해 상세하게 가이드된 숙녀학교(2)가 발간되는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