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만북스에서 출판된 여덟가지 환경과학그림책 중 세번째로 만나본 책입니다.
앞서 만나본, <장군바위 콧수염>과 <닥터홀의 싱크홀 연구소>를 7살 딸아이와 재미나게 보았던 지라, 이번에 만난 <누가 숲을 사라지게 했을까?>도 무척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도대체 누가 숲을 사라지게 했을까? 범인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숲은 아주아주 커다란 집이랍니다. 숨바꼭질하는 너구리도,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도 만날수 있지요. 이들에게 소중한 밥상이며, 재미있는 놀이터이며 포근한 이불이지요. 또, 우리에겐 맑은 공기도 선물해주고, 홍수와 가뭄도 막아주고, 종이도 되고, 집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숲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범인이 과연 누굴까요??
전 세계가 1년에 쓰는 종이를 화장지로 만들어 이으면 그 길이가 지구에서 달까지 200번 왕복할 정도라고 해요. 그럴려면 얼마나 많은 나무를 베어야 할까요?
또,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에 들어가는 사탕수수와 옥수수를 재배하려고 숲과 어울려 살던 원주민들을 쫓아내고, 숲을 없앤 곳에 재배를 한다고 해요.
게다가, 라면에 튀길때 사용하는 팜유를 얻으려고 숲이 있던 곳에 기름야자 나무만 심어 다른 식물들이 자랄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해 해마다 5000여마리의 오랑우탄이 죽어 가고 있지요.
숲이 사라지는 것은 우리가 사는 새 휴대폰 때문이기도 해요.
작고 편리한 휴대폰을 만들려면 콜탄이라는 광석이 필요하지요.
콜탄은 숲 아래 땅속에 묻혀 있어, 숲의 나무를 마구 베어야 얻을수 있답니다.
콜탄이 돈이 되는 것을 알고, 서로 차지하려고 숲에 몰려와 싸우는 사람들로 인해,
애꿎은 고릴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해요.
1996년에 280마리였던 고릴라는 2011년 2마리만 남고 말았어요.
휴대폰을 갖게 된 대신에 고릴라는 책으로만 보게 되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우리가 좋아하는 새우 양식을 위해,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고 있어요.
맹그로브 숲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해안가의 물속에 잠긴 숲이랍니다.
맹그로프숲은 탄소저장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파도에 모래가 쓸려가는 것을 막아주고 육지에서 흘러나온 더러운 물도 깨끗하게 만들어주어 자연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지요. 2004년 쓰나미가 스리랑카의 두 마을을 덮쳤을 때 맹그로브가 무성하게 자란 마을에서는 2명이 죽었지만, 맹그로브가 없는 마을에서는 6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요.
이쯤되면, 숲을 사라지게 하는 범인이 누구인지 아시겠죠?? 바로 우리들이랍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슬픈 현실이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가 환경범죄자들이네요.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범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더나아가,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답니다.
제 생활에 일일이 대입해보면, 그리 어려운 방법은 아닌듯합니다.
나무젓가락 쓰지 않기와 분리수거는 잘 실천하고 있고, 휴지와 휴대폰 아껴쓰기는 더욱 신경써야할 부분이네요. 귀찮은 생각에 행주나 수건보다 휴지를 썼던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
와이즈만북스 환경과학 그림책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가르쳐 주지 않고 스스로 환경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길러줍니다. 더나아가,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우리의 행동이 세상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요.
외출하고 집에 오는 길에 공사현장을 보고는 딸아이가 "저 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는 것 아니겠지?" 라고 이야기 하네요.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햄버거와 탄산음료를 먹는 횟수를 줄이고, 엄마에게도 휴지를 쓸때마다 잔소리를 늘어놓곤 합니다.
아파트 뒷켠에 조그만 소류지가 있답니다. 그곳을 공원으로 만든다고 공사가 한창이지요. 그곳을 거닐때면 이름모를 풀들이 잔뜩 올라와 자연의 푸르름에 힐링이 절로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운이 좋을땐, 손바닥 만한 개구리가 폴짝 인사를 하기도 한답니다. 공원이 생기면 아파트값이 오를거라며 내심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공원소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사람들의 편의공간은 생기겠지만, 과연 그때의 이름모를 풀들과 폴짝 개구리가 선사해 준 자연의 여유와 생동감을 느낄수 있을런지.. 하는 의구심이 든답니다.
숲과 나무는 우리에게 맑은 공기를 비롯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선사해주지만, 나무를 베어 그곳에 집이 들어서고, 상가가 들어서고 나면, 그때부턴 모두 돈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서울엔 싱크홀 사건이 한창 이슈로, 사고 부근의 주민들은 불안감을 안고 살지요. 어느 누구도 해결할수도, 책임질수도 없을 만큼, 우리는 자연을 훼손하고 무분별하게 개발해왔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우리도 한번 되돌아봐야할 때인듯 합니다.
자연을 생각하는 작은 습관이 모여, 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갖게되는
<누가 숲을 사라지게 했을까?>였습니다.
단, 그 희망은 우리의 실천이 뒷받침 되었을때 가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