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와있는 책이라고 한다면 ‘강아지를 잘 기르는 법’ 이런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강아지와 ‘대화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미 수의 행동심리학회(ACVB)에서 지은만큼 그 전문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 수의사나 수의학자 혹은 전문 견훈련사가 감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번역가가 전문번역가이니만큼 심각한 오류는 없겠지만 감수를 받았으면 좀 더 정확한 번역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제일 처음으로 권하는 것은 개의 행동에 나타나는 변화를 주시하고, 수의사의 상담을 받아 혹시 개한테 의학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수의사가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안 되면 ACVB 자격회원증을 보유한 사람이나 다른 행동 전문가를 추천해 줄 수 있다. 이어지는 내용을 읽으면서 개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특정한 행동 문제를 관리 또는 예방하기 위해 수의사나 전문가에게 어떻게 도움을 구하면 좋을지를 알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가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 마음의 갈등을 미묘한 신호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각 장은 ACVB 회원들이 저술하였으며, 개가 보내는 신호의 의미를 해석해 준다. 이 책, <강아지와 대화하기>는 개의 행동을 토대로 개를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며, 갈등을 야기하는 행동 문제를 예방 또는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내용은 굉장히 전문적이면서 실용적인 훈련방법, 개의 행동 분석하기 등이 담겨 있어 실제 개를 키우며 개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표지나 제목만 보고 예상했던 것은 귀여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 개 사진과 그 행동이 어떤 뜻이라고 설명한 간단한 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림 하나 없다. 정말 자신이 기르는 개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그에 준하는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만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인간이 위험을 무릅쓰고 밑바닥까지 자신을 몰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끊임없는 낙천성과 용기, 투혼은 어디서 샘솟는 것인가? 타고나야 하는가 아니면 학습으로 익힐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내가 살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영웅이 되는 공식 따위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 말인즉슨, 영웅은 어떤 모습으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개 시련을 겪는 동안 드러나는 또 다른 자신에게 놀라곤 한다. 위대한 인물로 거듭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어릴 적부터 갈고닦은 품성과 용기, 자존감과 비전은 시련이 닥쳤을 때 비로소 빛을 발했다. 마지막으로 등산 전문 작가 월트 언스워스의 이 말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모험을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잘 요약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설령 등산 전문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들이 지닌 야망과 꿈은 재고 따지는 사람들한테서 나타날 법한 의구심을 모조리 없애버릴 만큼 힘이 세다. 패기와 신념이야말로 이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포도를 짜기 전까지는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듯, 미처 알지 못했던 놀라운 능력이 숨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역시 숨어 있던 용기와 끈기를 죽기살기로 끄집어 내어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용기를 증명해냈다. 지옥을 빠져나가고 싶다면 계속 전진하라.” 이 책에는 정말 믿기 힘들 정도의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3000미터 상공에서 정글로 떨어져버린 사람, 미지의 섬을 탐험한 사람, 망망대해를 구조선 위에서 표류한 사람, 죽음의 절벽을 정복한 사람, 지뢰 밟은 사람 ……. 일반인들은 접하거나, 상상하기조차 힘든 에피소드들과 이에 대처한 사람들의 기개(grit)가 이 책의 주제다.

“지뢰를 밟았다는 걸 알았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른손은 말 그대로 피 곤죽이 된지 오래였다. 오른쪽 다리로 눈길을 돌렸다. 발은 보이지 않았다. 피투성이가 된 종아리는 살점들이 떨어져 나갔고, 무릎 아래로는 살점들이 더덜더덜 달린 앙상한 뼈가 흉측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이윽고 찾아온 통증에 이어 쇼크 상태에 들어갔다. 피가 빠져나가는 속도만큼 크리스의 생명도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었다.”

 

2013 아마존 올해의 책이며 동시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필독서다. 뒤늦게나마 국내에도 번역이 돼서 다행스럽게 여긴다. 지은이인 존 네핑저와 매튜 코헛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코치이자 빌 클린턴,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정치가와 방송인 등을 상담 지도해 온 미국 최고의 소통 전문가이다. 두 사람은 10여 년간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위대한 사람들의 설득력을 집중 분석해” 이 책에 담아냈다.‘소프트파워’로 유명한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도 이 책을 추천했다. “인간의 심리가 이처럼 흥미롭게 기술된 책은 없었다. 코헛과 네핑저는 공개연설부터 연애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서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라며 이 책을 극찬했다.

“어떻게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서 강인함을 드러낼 것인가?” 굉장히 모순적이면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하는 경지이다. 1장은 “차갑게 그러나 뜨겁게”이다. 어찌 보면 마키아벨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사자처럼, 여우처럼.” 그러나 마키아벨리가 경제적 폭력에 주목했다면 네핑저와 코헛이 주목하는 것은 능력과 공감이다. 1장의 마지막 항목은 “같이 있고 싶은 사람, 같이 있으면 불편한 사람”이다. 이는 굉장히 선천적인(natural, talent) 것이다. 물론 훈련이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이를 바꾸는 것은 힘들다. 저 능력을 소유했고, 스스로 그것을 잘 알고 있고, 계발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 능력은 타고났지만 의식적, 의도적 계발을 하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의 소속(가정, 회사, 학교, 사회 등)에서 중역을 차지할 것이다. 반면 이 능력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이다. 이들은 흔히 말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이들은 필자의 서평을 읽고 있는 당신과 비슷한 삶을 산다고 보면 된다. 이 ‘보통 사람’들 중 이 능력을 갖고자 말도 안 되는 초인적인 노력을 해 성공한 소수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무 말도 안 해도, 처음 봐도 아주 편안한 사람 말이다. 그러나 이 또한 극소수고, 이 정도 느낌만 들어도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 정도라 하면, 처음 봤을 때나 아무 말을 안 했을 때나 최소 ‘경계심’을 갖지 않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양에서 예로부터 ‘기운’으로 표현하던 것이 서양의 분석적 프레임 안에서 현대에 풀이된 것이다. 저자들은 따뜻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지닌 자들이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의 대표 성향이라 분석한다. 이 책은 2장에서 문화적, 인종적 차원에서 ‘첫인상’에 대해 분석하고 있으며 3, 4장에서 목소리, 표정, 몸짓, 대화의 기술을 예로 들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비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 능력 있는 사람보다 품격 있는 사람이 될 것을, 따뜻함이 강인함을 이긴다는 것을, 진심이 답임을 언급하고 있다. 결론은 眞心인 것이다. 정직이 최고의 정책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찌 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답이지만 실천하기 굉장히 힘든 것이다. 진실한 삶을 사는 것. 眞. 생긴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지켜가며, 사랑하며 산다면 최고의 자리는 부가적으로 뒤쫓아 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