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트렌드 2014를 너무나 인상적으로 봤기 때문에 이 책도 망설임 없이 집어들 수 있었다. 모바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한 번 읽는다면 전체적인 모바일 시장의 흐름과 신기술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바일 결제와 사물인터넷, 스마트 워치, 알뜰폰 산업의 현황과 예측이 담겨 있으며, 옴니채널이나 모바일 스타트업 같이 아직은 낯선 키워드도 중요한 주제로 소개되고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아직도 데스크탑이 모바일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데스크탑 없이 하루를 보내기 불가능하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 삶을 서서히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많은 인터넷 쇼핑몰의 고민이기도 하다. 쇼핑은 컴퓨터로 해도 모바일 결제를 하면 포인트를 더 적립해준다든지, 모바일 쇼핑몰 회원가입을 하면 포인트를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모바일로 유인하고 있다. 장소의 제약이 있는 컴퓨터와 달리 모바일은 모든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작은 변화에 불과하며, 그 종착지는 옴니채널이다. 이 책은 2015년을 옴니채널의 해라 부르며 모바일 트렌드가 곧 오늘날 가장 중요한 화제임을 명확히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만족스러운 것은 국내의 전문가들에 의해, 최근에 쓰였기 때문에 우리에게 최적화된 지식을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거침없이 쓰인 듯 보이는 탄탄한 작품이다. 외설은 더 이상 예술에 대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소변기마저 예술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이 작품의 외설, 날 것 그대로의 표상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 무언가에서 불쾌함,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곧 그것으로부터 인정하기 싫은 자신의 어떤 속성을 발견했음을 의미하며, 개인의 주관적인 도덕 잣대로 예술작품을 평가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 이 작품이 놀라운 것은 청소년의 성을 ‘있는 그대로’ 그저 보여주기만 했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작가가 어쭙잖은 설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작의 조건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조건에 포함되는 게 바로 ‘가치판단을 미루는 것’이다. 작가가 섣부른 가치판단을 배제할수록 독자의 역할은 커지며, 그렇게 만들어진 작가의 세계는 그렇지 않은 작가의 세계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현실적이다. 물론 우리나라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서양 중에서도 프랑스는 조선시대를 거친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 정서, 행위, 문화적 관습이란 것은 별과 별처럼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무지개처럼 스펙트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다.

명사들의 문장강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것은 글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필력을 가진 사람들 중 열 명에 대한 글이다. 고은, 최재천, 김정운, 김홍신, 남경태, 장석주, 김영현, 안도현, 이지성, 우석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이름들이다. 이들이 글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말한다. 그들의 “글과 문장에 대한 생각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문장이란 무엇이며 깊은 감동을 준 문장은 어떤 것인지, 또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글쓰기를 연마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등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그들의 목소리로 오롯이 엮어냈다. … 이 책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작문법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 아니다. 그보다 더 앞선 것에 대한 이야기다. 왜 글을 쓰고 무엇을 써야 하며, 쓴다면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5-6)”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이들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기본이기 때문이다. 글은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주는, 성찰하는 도구인 동시에 목적이며, 글을 잘 쓰는 유일한 방법은 글을 사랑하는 것이다. 글을 사랑한다는 것은 글과 가까이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三多를 말한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 방법론적인, 테크닉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을 보는 게 그리 큰 도움은 안 될 것이다. 다만 저자가 서문에 썼듯, ‘글’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깊이 고민하고 싶고, 대표 지성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