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부하는 이유

 

버핏인가 누군가가 한 말이 생각난다. ‘지식에 투자하는 게 가장 이윤이 높다.’ 이 책 뒷 표지에도 쓰여 있다. “그 어떤 순간에도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공부뿐이다!”

이 글의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는 일본 명문 메이지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며,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이 책의 1장은 “세상에 쓸모없는 공부란 없다.”, 2장은 “공부하는 삶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3장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4장은 “평생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사이토식’ 공부법”이다. 1장에서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펙만을 중시하는 요즘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다룬다. “꽁부를 한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것임이 틀림없다. 더구나 스스로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에 뛰어들었으니 그 의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해 왔던 공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는 살아남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하는 공부이며 이런 공부는 ‘인생의 호흡을 얕게 하는 공부’라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깊은 호흡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란 무엇인가?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란 문학, 철학, 사학, 물리학, 수학, 음악, 미술 등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학문을 업으로 삼는 연구자나 교수 같은 사람들처럼 많은 시간을 들여 깊이 있게 공부하라는 게 아니다. 공부의 수준과 목표는 각자 자유롭게 정해도 되고, 단지 교양을 쌓을 정도의 공부여도 좋다.” 2장에선 공부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노숙자와 약물중독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 됐다고 하는 ‘클레멘트 코스’가 인상적이다. 이 코스는 빈민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것인데 한 수강생은 이렇게 말했다. “왜 내가 마약을 끊어야 하는지를 알았다.” “수강생의 고백은 공부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비참하고 절망스러운 처지를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지금의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해 자신의 삶을 멋대로 방치했던 사람들이 공부를 통해 인간답게 사는 법,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자발적인 대학 진학과 취업으로 이어져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 주었다.” 3장에서는 공자와 소크라테스의 공부법에 대해 살펴본다. 공자의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는 말을 알 것이다. 공자는 위대한 성인이기 이전에 배움 그 자체를 즐긴 사람이었다. 그는 세 가지 공부법을 제시했다. 1. 스스로 공부하라. 2.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라. 3.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이다. 모두 공자의 논어를 읽으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동양 사상의 원천 공자와 대칭을 이루는 자로 소크라테스를 꼽았다. 논쟁이 중요시됐던 그리스의 전통에서 저자는 ‘소크라테스식 토론법’을 주장한다. 저자는 토론의 3원칙을 말한다. 1. 토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평등한 활동이다. 2.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3. 토론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본인의 ‘사이토식 공부법’을 제시한다. 그 내용들은 소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공부하는 좋은 습관을 들여라. 책을 읽고 또 읽어라. 고전을 읽을 때 주눅들지 말아라. 인생에 도움이 되는 대화를 하라. 항상 질문하라. 모든 것으로부터 배워라. 최선을 다하라... 모르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모든 공부애호가들의 공통점이라고 해도 옳을 것이다. 저자가 공부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당신이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쉬지 않고 배우며 끊임없이 성찰해볼 일이다.

책 표지를 보면 ‘이케아’와 ‘새빨간 거짓말’이 마치 대립이라도 하듯 양쪽에 쓰여 있다. 이케아와 새빨간 거짓말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제목과 디자인부터 끌리는 책이었다. 이 책을 쓴 저자 정명렬 씨는 에넥스, 리바트 등 가구업체에 근무 경력이 있고, 가구전문지를 발간한 경험이 있고, 현재 아수라백작 가구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그야말로 가구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이케아’라는 하나의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자 이 책을 쓴 것이다.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진출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그리고 많은 가구업체와 소상인들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마치 한미 FTA 당시 농민들이 반대했듯 말이다. 그러나 FTA와 이케아는 다른 문제다. 애초에 소비자를 봉으로 보느냐 아니냐, 정체되어 있느냐 변화를 시도하느냐의 문제는 기업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이 책은 ‘이케아 해설서’라 보면 된다. 이케아는 어떤 영업전략을 쓰고 있는가? 이케아가 주목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케아는 어떻게 가구를 파는가? 처음에는 가벼운 호기심으로 건드린 책이지만 내용은 상당히 전문적이다. 가구 관련 업 종사자나 자영업자들이 보는 게 실용적일 것이다.

“이케아 광명점 2015년 매출액은 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이케아 매장 ‘한국 T/O는 10개 이상이 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 20개 가까이 오픈하는 것도 불가능할 일은 아니라고” 예측한다. 우리에게 이케아는 저렴한 가구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조금만 쓰고 버려라” 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책에 따르면 “이케아는 각 품목별로 5년, 10년, 15년, 25년의 품질보증 기간이 있다.” 가히 어마어마한 품질보증기간이다. 몇 백 만 원 짜리 냉장고가 고작 10년 정도 품질보증 기간인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이케아가 품질보증을 길게 하는 이유는 이케아가 “’싸구려제품‘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품질보증 기간이 “국내 가구사는 대부분 1년”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소비자는 이케아로 마음이 향할 수밖에 없다.

‘이케아와 1인가구’라는 장도 흥미로웠다. 이제 1인가구의 수가 늘어가고 있고 시장에서의 영향력 또한 증대하고 있다. 아직은 1인가구 매출이 신통치 않다고 하지만 머잖은 미래에 1인가구는 파워컨슈머가 될 것이다. 저자는 국내 가구업계들이 1인가구 개발에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2편 이케아, 해법을 제시하다 에는 ‘오프라인 유통을 살리는 100가지 방법’이 적혀 있다. ‘부담스러운 유통매장은 떠나라’, ‘고객에게 오프라인의 장점을 느끼게 하자’ ‘‘더 좋은 매장’보다는 '최초의 매장‘이 되자’ ‘낯설지만 익숙하게 만들고, 익숙하지만 낯설게 만들기’, ‘우리 매장만의 ’프리미엄 서비스‘’, ‘메뉴는 7가지, 핵심은 3가지, 주포는 1가지’ 등 주옥같은 조언들이 담겨 있다.

몇몇 소주제들을 제외하면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주변에 장사하시는 분-특히 가구 관련-이 있다면 꼭 선물하고 읽어보게 권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왔다. 집에 이 책의 샘플북까지 있다. 그럼에도 묘하게 손이 안가 읽지 않다가 이번에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요나스 요나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데뷔했다.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텔링이나 유머감각 그 무엇 하나 놓치지 않았다. 재밌다는 것은 ‘돈이 안 되면 절대 건드리지 않는’ 할리우드가 영화로 만들었다는 사실만 봐도 익히 알 수 있다. 숙련된 작가의 중반기 작품쯤에야 나올법한 유머감각이 특히 돋보였다. 이런 류의 ‘진지한 웃음’-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만 진지하듯-은 긍정적 생각이 인생에 배어있지 않으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한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어떤 사람일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가독성이라고 할 수 있다. 오백페이지 정도 되는데, 요즘 도서들에 비하면 꽤나 긴 편이다. (요즘은 워낙 다들 바빠서 그런지 금방금방 후딱 읽어제낄 수 있는 책이 선호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호흡을 유지하며 읽을 수 있다. 소설가로서 굉장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내재된 의미가 심오하고 그래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 중에서도 긴 호흡을 유지하기 힘든 작품이 상당히 많다. (긴 호흡이라는 것은 한번 읽을 때마다, 한 번의 집중으로 많은 페이지를 넘어갈 수 있음을, 몰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시간만 넉넉히 허락된다면 몇 호흡 안에 읽을 수 있는 매우 재밌는 작품이다. 물론 처녀작인 만큼, 캐릭터가 캐릭터인 만큼, 코미디인 만큼 다소 무리한 설정도 종종 눈에 띄지만 그리 거슬리거나 눈살이 찌푸려지는 정도는 아니다. 바보 같은 혹은 무모한 100세 할아버지 한 명한테 독자들이 몰입해 그의 유쾌한 모험담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바로 요나손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영화도 나왔다니 한번 보러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