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신작을, 푸코의 새로운 에세이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입니다.

유토피아에 대한 푸코의 해석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왜 비결이니, 잠이니 법칙이니 하는 것은 전부 다 일본인이 쓴 것일까? 아침형인간이니 4시간 수면이니 그들의 문화가 근면성실, 아침형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누군가 연구를 수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산뜻한 표지와는 달리 상당히 이론적이다. 비결이 딱딱딱 정리돼 있지 않다. 책을 붙잡고 읽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출판사가 이득인 것 같다.(자계서는 서점에서 잠깐 집어들고 요점만 딱딱딱 뽑고 내려놓기에 좋기 때문이다. 반면 이 책은 구석구석 읽어야 비결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를 붙잡을 수 있다.) 이 책의 비결은 하루 3번 5분 법칙이라지만, 최소 5분 동안 무언가를 하라는 것이지 5분만 하면 된다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는 햇볕을 받으면서, 혹은 불이라도 켜고 있어야 한다. 몸이 활동 모드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점심에는, 저녁에는.......다 말하면 책 볼 사람이 없으므로 여기까지만 폭로하겠다. 일단 이틀째 아침점심저녁 수행하고 있는데.. 햇볕 들어오는 곳에서, 동향에서 잠을 잤더니 잠이 신기하게 깨졌다.... 물론 완벽하게 깨진 것은 아니지만 캄캄한 방에서 자다 일어날때 -그 죽을 것 같던 괴로움과는 비교가 안되게 몸이 나아졌다. 점심 때하는 법칙 또한 굉장히 효과가 있는 듯하다.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선 상당히 매우 많이 덜 피로하게 해주는 것 같다. 아침에 죽을 것 같은 사람, 하루종일 힘든 사람은 이 책을 꼭 읽길 바란다. 다만 좀 이론적인 부분이 많아서 집중을 심하게 하지 않으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단점은 감안하기 바란다.

시인의 에세이집이다. 한겨레 웹진에 1년간 연재했던 시인들의 릴레이 에세이가 한데 모여 있다. 평소 시를 잘 읽지 않아서 아는 작가는 없다. 시인의 산문은 쉽사리 보기 힘들기 때문에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에세이지만 시인들이 써서 그런지 마치 산문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물에 얽힌 경험들을 자신만의 언어와 독특한 문체로 서술했다. 에세이가 오십 개 가까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맛이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짧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짬을 내 읽기에 적합하다. 작은 집중으로도 충분히 맛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말 하릴없는 에피소드부터 약간은 괴기스러운 철학적 사유까지 담겨 있다.

<성냥>-정영효

무엇이든, 마지막 하나만 남았을　때의 불안감을 나는 알고 있다. 빨래를 하지 않아 옷장 속에 한 장만 남아 있는 속옷이라든가, 정류장까지 죽도록 뛰어야 탈 수 있는 한 대뿐인 막차라든가, 이제야 배가 좀 채워지는구나 싶은데 딱 한 숟갈만 남은 뜨끈한 밥이라든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테고 하나가 더 필요하므로 불만인 무엇들. 둘이 남았을 때는 모르다가 하나만 사라졌는데도 보이는 다른 하나의 커다란 공백. 이 ‘마지막’과 ‘하나’ 사이에 놓인 긴장감이 싫어서, 또 그 긴장감이 불러오는 상상이 귀찮아서 우리는 늘 미래를 준비한다. 그러나 길을 물어보기 위해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는 타인의 차가운 손처럼, 모든 ‘마지막 하나’는 불현 듯 찾아오는 법이다.

만약 그 마지막 하나가 성냥이라면 어떨까?

<편지>-윤성택

필체는 마음이 평생 문자를 떠돌며 제 안에 새긴 지도이다. 그래서 글씨에 은신시킨 본심은 획 하나에도 떨린다. 편지를 읽는다는 건 그가 남긴 세계에 유목하며 돌무덤 위 색색의 천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전>-김안

소설가나 시인들에게도 이러한 자신만의 사전이 있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간혹 평론가들은 한 작가의 작품을 검토할 때,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동사, 형용사 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작가의 무의식을 열어 작품의 내밀한 속살을 보여주니까요. 때문에 대개의 작가들은 자신의 사전을 더욱 두텁게 만들고자 합니다. 너무나 투명하게 다 보이면 대개의 작품은 심심해지기 마련이니까요(하지만 정말 훌륭한 작품은 투명하면서도 그 수심이 깊어야만 할 겁니다).

<위생장갑>-유용주

내 친구 중에는 홀로 추파춥스를 이용해 항문성교를 시도하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녀석이 있는바(극도의 쾌감을 위해 껍질을 까지 않고 삽입했는데, 한번 빨려 들어간 추파춥스는 좀처럼 빠져나오지 않았다), 후환이 두려워 실명을 밝힐 수가 없다. … 나보다 훨씬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