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

“내 나이 스물세 살, 내 인생 최악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을 때 노인은 내 앞에 나타났다. 몇 달 동안 노인은 친구 하나 없던 내게 친구가 되어 주었고 때로는 듣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다 어느 날 느닷없이 그가 사라졌고 그 이후 삼십여 년 가까이 소식을 알 수 없었다. … 나는 노인을 사랑했다.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노인을 사랑했다. 그가 숱한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는 얘기는 이미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노인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았다. … 나는 그를 그냥 존스라고 불렀다.(13-14)” 이 책은 존스라는 노인이 들려주는 삶에 대한 해설이다. 연금술사가 연상되기도 한다. 다소 노골적이긴 하지만 글이 주는 메시지는 읽는 이로 하여금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지, 우울한 감정이 우리 목줄을 채우게 둬서는 안 되지!’ 눈을 들어 보니…… 그가 있었다. 그 노인이, 마치 바로 어제 만난 사람처럼 태연하게 서 있었다. 그가 사라진 지 벌써 오 년도 더 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노인이 거기 서서 나에게 말을 거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30)” 노인 존스는 ‘자신의 내면의 분신’인 것이다. “자네는 평범해지고 싶은가? 평범한 삶을 평범한 스타일로 살아가고 싶은가? 평범한 결혼을 워하나? 평범하게 아이들을 기르고? 평범한 영적 생활을 원하나? 평범한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자네가 속한 지역 사회에 평범한 영향을 미치는 정도면 충분한가? 아니야, 물론 아닐 걸세! 만약 자네가 인생에 마술 지팡이를 휘두를 수 있다면, 자네는 인생의 모든 부분에 있어 평범함을 크게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낼 거야. 특별한 결과, 비범한 삶을 창조해 내겠지. … 평범함을 크게 뛰어넘는 비범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보통 사람들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네. 보통 사람들처럼 행동해서도 안 되고. 보통…… 일반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돼.”(71)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꿈 꿨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존스가 메시지는 대부분 어디선가 이미 들어봤고 아는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저자가 이야기 형식으로 썼기 때문이다. (재미를 따지지 않으면 니체를 읽는 것이 나을 것이다.) “로마 제국이 왜 망했을까요? … 역사가들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책을 썼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뭘까요? 진실은 단순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것들을 널리 알리고 지키는 데 지쳤기 때문입니다.(244)”

뱀파이어만큼 수많은 영화, 연극, 공연 등의 소재로 쓰인 것도 드물 것이다. 뱀파이어라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터부의 대상이었다. 브램 스토커라는 이름만 알고 작품을 접하지 못하던 차에 열린책들에서 이세욱 번역으로 나와 행복하게 읽을 수 있었다. 루마니아에서 드라큘라 백작은 최고의 홍보대사다. 루마니아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드라큘라가 거주했던 트란실바니아를 찾는다. 또한 익히 알려진 악명과 달리 루마니아 역사에서 드라큘라는 나라를 구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브램 스토커는 드라큘라에게 불멸의 명성을 안겨주었지만 과장도 다소 섞였다는 것은 드라큘라에게 유감스러운 일이다. 구성은 주인공들의 일기나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 절반 정도 읽기 전에는, 제대로 재미 붙이기 전에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한번만 탄력 받으면 손을 놓기 힘들 정도니 꼭 참고 보기 바란다. 반 헬싱은 흡혈귀 관련 컨텐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인데 잊고 있다가 책에서 만나니 반가웠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러 인물들이 비슷한 어조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대화나 심리 묘사가 사람마다 개성적으로 변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확실히 아쉽다. 어느 지점 이후부터는 (스토커가 의도했던 대로) 개별 인물들의 관점에서라기 보단 스토커의 관점에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뭐 어떤가. 단순히 작품이나 이름이 기억되는 차원을 떠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를 창조했는데 말이다.(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라스콜리니코프보다 유명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역설적이긴 하다.)

드라큘라를 제대로 음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한 번 더 읽는 것이지만 여건 상 힘든 사람들은 각종 영화나 공연, 만화 등을 보며 브램 스토커의 작품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푸엔테스의 ‘블라드’ 또한 같이 읽어보기 권한다.

뱀파이어만큼 수많은 영화, 연극, 공연 등의 소재로 쓰인 것도 드물 것이다. 뱀파이어라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터부의 대상이었다. 브램 스토커라는 이름만 알고 작품을 접하지 못하던 차에 열린책들에서 이세욱 번역으로 나와 행복하게 읽을 수 있었다. 루마니아에서 드라큘라 백작은 최고의 홍보대사다. 루마니아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드라큘라가 거주했던 트란실바니아를 찾는다. 또한 익히 알려진 악명과 달리 루마니아 역사에서 드라큘라는 나라를 구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브램 스토커는 드라큘라에게 불멸의 명성을 안겨주었지만 과장도 다소 섞였다는 것은 드라큘라에게 유감스러운 일이다. 구성은 주인공들의 일기나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 절반 정도 읽기 전에는, 제대로 재미 붙이기 전에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한번만 탄력 받으면 손을 놓기 힘들 정도니 꼭 참고 보기 바란다. 반 헬싱은 흡혈귀 관련 컨텐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인데 잊고 있다가 책에서 만나니 반가웠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러 인물들이 비슷한 어조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대화나 심리 묘사가 사람마다 개성적으로 변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확실히 아쉽다. 어느 지점 이후부터는 (스토커가 의도했던 대로) 개별 인물들의 관점에서라기 보단 스토커의 관점에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뭐 어떤가. 단순히 작품이나 이름이 기억되는 차원을 떠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를 창조했는데 말이다.(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라스콜리니코프보다 유명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역설적이긴 하다.)

드라큘라를 제대로 음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한 번 더 읽는 것이지만 여건 상 힘든 사람들은 각종 영화나 공연, 만화 등을 보며 브램 스토커의 작품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푸엔테스의 ‘블라드’ 또한 같이 읽어보기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