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을 앞두었을 때가 떠오른다.
20대가 되면 그동안 살아왔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게 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만끽하고 내 멋대로 마음 먹은대로 무엇이든 다하면서 살게 될 줄만 알았다.
그런데 대학교에 입학하니 학점관리, 자격증 취득, 외국어 공부 등이 중요하다며 고3시절보다 더 치열한 공부를 해야 한단다.
모두가 20살부터 취업을 걱정하니 대학교를 목표로 달렸던 지난 10대시절 삶의 연장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한편으로 나는 취직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취직 준비를 지금 하지 않는다고 4년 뒤에 내가 설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들처럼 일찍부터 취직 걱정은 하지 않고 대학교 생활을 누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그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뭔지 모를 허무와 공허함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막상 학과 공부를 해보니 왠지 흥미가 가지 않았고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학과 공부를 해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살아오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교와 학과 선택도 수능점수에 맞춰서 한 것이지 내 꿈과는 무관하였다.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대학교에만 들어오면 인생은 알아서 펼쳐질 것이라고 아무런 의심없이 여겼는데 막상 현실을 겪어보니 혼란스럽기만 했다.
지금은 대학교를 졸업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회사도 다녀보고 했지만 여전히 방황을 하고 있다.
어느덧 2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20대 초반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오는 과정 가운데 내가 책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 내었다는 것 정도이다.
그래서 유독 책이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책 표지를 이리저리 보고 있었는데 <서른, 난 아직도>라는 제목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
지금의 나는 10대시절에 20대시절을 생각했던 것처럼 30대가 되면 인생이 어느 정도 정착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살았다.
그런데 <서른, 난 아직도>는 내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를 해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30대가 되어도 20대와 마찬가지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말하려고 할까 하는 생각에 책을 대충 훑어 보았는데 주인공이 MBA 과정을 밟았다는 내용을 제일 먼저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자기자랑을 하려는 책인가 하고 덮으려 했는데 주인공 또한 꿈이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내용을 보고 다시 집중을 하게 되었다.
주인공도 대학교에 가면 뭐든 다 될 것이라 여겼고 학교생활 외에도 도움이 될 만한 수 많은 활동을 했는데 꿈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서 다른 세계의 땅에서 꿈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안고 떠났지만 그래도 인생의 목표를 끝끝내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도대체 주인공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생각을 해봤다.
어쩌면 꿈을 찾는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으로 가득찬 삶을 빛나는 인생으로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적어도 2가지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고민하는 삶을 계속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택의 연속 그것은 빛나는 인생을 위한 것이다.
지금의 삶은 선택의 결과물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에 따라 우리 인생은 참으로 많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누구나 다 그러한 과정을 겪으며 살아가니까 이런저런 선택 가운데 자신의 인생을 빛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았다.
빛나는 내 인생을 만들기 위해 조금 더 고민하고 선택의 갈림길을 끊임없이 만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한 인물에게는 범인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그 인물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고 자랑스레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사실은 일반 사람들이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다.

한 사내의 죽음은 인물을 재조명 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그의 죽음은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모든 것은 한가닥 연기로 끝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마사오는 살아있을 동안 사람들로부터 어마어마하게 추앙받아 왔다.
하지만 그의 장례식장에는 인적이 얼마 없어 황망하며 휑하기 그지 없다.
마사오의 장례식을 방문한 장두원은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마사오의 삶을 추적해 본다.

위대한 인물인 마사오의 일생은 범상하지 않다.
어린시절부터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과는 매우 달랐다.
하지만 장두원은 자신이 알고 있는 마사오의 삶이 소문에 의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똑같이 마사오와의 경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마사오에 대한 기억은 다르다는 것도 알게된다.
그러면서 인물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빚어낸 결과가 엄청난 인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시대에 인물이 나타나게 되는 것은 사람들이 인물의 탄생을 원하기 때문인 것이다.

<왕을 찾아서>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진실을 일러준다.
첫째, 우리가 일컫는 인물들의 신화나 소문은 신화이고 소문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사람이란 말로 참견하고 거들기를 좋아한다.
특히 남에 대한 이야기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통해 허위를 진실로 둔갑시키고 믿게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게 해서 소문과 신화는 탄생하고 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둘째, 인물이란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 않다.
'진정 왕이 되려는 자는 모든 면에서 완벽해서는 안된다.'
인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도 사실 일반 사람들과 별반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
인물들에게도 허점과 실패는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은 특별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누구나 인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과 같다.

셋째, 인물에 대한 절대적인 평가는 없다.
한 사람이 있다.
그와 같이 살았던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
수많은 사람들은 한 사람을 한 가지 모습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똑같은 경험을 했는데도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인물을 기억한다.
그리고 인물이 삶을 다하고 나서도 인물에 대한 끊임없는 평가는 이어지기 마련이다.

15년 전에 처음 세상의 빛을 본 책이 세월이 흘러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지금의 시대에 맞아 떨어진다.
지금도 여전히 혼란스럽고 사람들은 어떤 위대한 인물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상징성이 크다고 본다.
특정한 인물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부여하면서도
난무한 소문 가운데 진실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에
이 책은 꼭 중요하게 다뤄야 할 진리가 담겨있어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가장 친한 친구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같이 있는 것을 바라보기만 한다. 
마음 뺏긴 것을 부끄러워 하고 마음에도 없는 다른 여학생들에게 오히려 잘해줌으로써 사랑하는 사람에게 숨겨왔던 마음을 고백할 날만 그저 기다리는 남자가 광식이다. 
그런 반면 동생 광태는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끈질기게 다가가 어떻게 해서든 만나는 그런 남자이다. 
연애방식에서 서로 달라 보이는 형제이지만 그들은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광식은 옛사랑 윤경을 만나게 되고 광식은 윤경과 좋은 사이가 되고자 애를 쓴다. 
하지만 7년이 지나도 여전히 광식은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광식에게 지친 윤경은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되며 광식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사랑은 또 물건너가게 된다. 광태는 나름대로 수많은 여자를 만나지만 짧은 만남에 그치는 이유를 모른다 . 

사랑 때문에 고민 많은 형제는 여자의 마음 읽는 것을 어려워 한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여자의 마음 읽기란 힘들다.
그래서 여자 마음을 읽을 줄 모르는 남자들이 본다면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고 여자가 본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영화 대사>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 우리 형이... 윤경씨를...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혹시... 알고 계셨나요?.... 

그게 중요한가요? .... 

그냥... 궁금해서요...

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짐작은 했었죠. 짐작은 했지만... 여자들은 짐작만 가지고 움직이지 않아요.

 

하긴... 우리 형... 절대 표현 않죠? 우리 형은 자기가 누구 좋아하는 마음을 들키는걸 심하게 부끄러워하는 캐릭터예요. 그리고... 혹시... 이건 진짜 혹신데... 윤경씨도 우리 형한테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닌가요? 

 

광태씨나 광식 오빠나 여자 모르긴 마찬가지예요. 물론 저도 광식이 오빠한테 호감이 있었죠. 대학때나... 얼마전까지도... 그런데... 호감이 사랑으로... 발전하기 까지는 셀수없이 많은 인연의 고비를 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짐작만 가지고는... 그 고비를 넘을수가 없어요. 짐작도 못했던... 사람이지만... 일웅씬 표현을 했고... 나 힘들때... 도움이 됐고... 짐작도 못했던 사람이어서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나한테 위로가 됐고... 왜 이런 얘길 하게 만들어요. 안 할래요. 지난 일 아쉬워하기 시작하면, 돌아봐서 아쉽지 않은 일이 어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