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대학때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는 바람에 누구보다도 더 셰익스피어라는 작가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의 작품 중 두개를 무대에서서 연기한 기억이 있다. 그중 지금까지도 내 기억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작품은 <햄릿>이다. 한 학기에 작품 한개씩을 무대에 올려야 하기에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학점을 따야하기에 난 매 학기마다 집에도 못가고 대본잡고 대사외우고 인물분석하기 바빴는데 그 중 햄릿의 ’오필리어’라는 배역을 맡았을때에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었다. 처음엔 주인공이라는 메리트 때문에 뛸 듯이 기뻤으나 생각보다 정신나간 오필리어의 연기는 너무 힘들었고 결국 공연날 웃지못할 실수를 한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이렇듯 셰익스피어라는 극작가와는 내 나름대로 깊은 인연이 있다싶어 그 분을 다룬 이 소설을 고민없이 집어들게되었다.
셰익스피어라는 영국의 극작가를 중심으로 수많은 설들이 전해지고있다. 그 사람이 쓴 여러 작품들은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을 빌려쓴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는설과, 아예 셰익스피어라는 사람 자체가 없다라는 설이 그것인데 아직도 이 사람을 연구하고 있는 많은 문학박사들이 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 사후 그의 지인들이 출판한 셰익스피어 작품집 초판본 ’퍼스트 폴리오’ 에 있는 ’카르데니오’라는 작품의 숨은 진실을 파악하기위해 주인공이 찾아나서는 내용이다. 처음 로즈라는 하버드대 교수가 그녀를 찾아와 상자를 주며 엄청난 비밀이 있다고 도움을 요청한후 그날 저녁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로즈는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고 그 시각 케이트가 햄릿의 공연을 올리려 했던 글로브 극장은 불타는데, 그곳에서 로즈의 시체를 발견한다. 본능적으로 경찰엔 알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곧바로 미국의 하버드대학 로즈의 연구실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고 , 벤이라는 로즈가 보낸 남자를 만난다. 상자안에있던 단서를 가지고 없어진 작품 카르데니오와 정체불명의 살인자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일단 제목도 있고 왕실에서 공연되었다고 기록도 있지만 그 어디에서도 작품의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의문을 안고 이 작품을 찾아나서는 내용 한개와, 동시에 셰익스피어 희곡의 죽음을 연상케하는 살인사건들 한개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다소 따라가기 벅찬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하지만 처음 1막의 사건진행이 급박하게 전개되어 내용에 집중하게되는 흡입력이 대단했고, 중간중간에 햄릿과 십이야, 돈키호테등의 주요대사가 나와 반갑기도 해서 이걸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이 책은 일단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대충 내용이라도 알아서 읽는다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것 같다는 것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추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