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오, 인간은 먹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먹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야. 그래서 맛없는 것을 먹으면 안돼.

늘 맛있는것, 잘 갖춰진 것을 먹어야 해. 지나친 듯해도 그것이 바로 좋은 인생을 만들어 가지. 특히 일본 음식의 기본은 밥,국,채소절임이야.

이게 가장 중요해. 다른 반찬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온갖 희귀한 걸 먹어보고 싶은건 인간의 욕망이니까. 욕망은 끝이 없는 법이지."

- 본문 中

이 대목을 한참 보고 생각하노라면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모두 함축되어 있는듯하다. 인간에게 가장 기본이 되고 필요로 하는것은 식食. 즉 음식이다. 또한 음식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욕망중 가장 큰 욕망은 성욕이라 할 수 있다. 이 둘의 관계를 가만히 살펴보면 연관이 없는 듯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 즉, 인간은 맛없는 것을 원치 않으며 세상에 있는 될 수있는 한의 많은 음식을 먹고 싶어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별볼 일 없는 사람을 만나길 원치 않으며 세상에 있는 수많은 괜찮은 남자 (혹은 여자) 를 경험해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 둘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비록 결혼을 했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다. 단지 그 욕망을 참아내고 절제한다 뿐이지 아예 없애버릴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것은 절대 잘못된 행동이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욕망이다. 이 책을 통해서 작가는 현대 여성들의 성의식과 인생을 음식을 통하여 표현하였으며 식과 성을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이 소설에선 남자 2, 여자 5명이 등장하는데 각각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여태껏 살아왔던 환경도 다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은 모두 남자와 여자로써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다. 총 6파트로 한명한명 자신만의 사랑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소설이 전개가 되는데 생각보다 짧지만 나름대로 강하고 파격적인 내용들때문에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이 오래가는 책이었다. 내가 보기엔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하는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나름대로 자신만의 사랑방식이 있을 뿐이다. 솔직히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사랑에 대한 정의감이 투철한 난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보기엔 그저 섹스나 즐기고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이유때문에 상대를 붙들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극단적이긴 하지만 현대사회의 사랑이 이와 같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진정한 사랑보다는 남의 이목에 더 신경을 쓰고 조건만을 따지고 나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겠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사랑에 대한 진지함이 없어졌지 않나... 생각해 본다.

생각보다 짧고 작은 분량때문에 그리고 가끔씩 나오는 섹스에 관한 내용으로 인해 책장은 쉽게쉽게 넘어갔으나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라 생각해보니 다 읽고나선 한동안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작품 구석구석에 실려있는 발칙한 섹스와 다채로운 음식의 절묘한 조합. 원초적 욕망인 음식과 사랑. 난 지금 인간의 기본인 이 두가지를 제대로 먹고(?) 있는 것일까? 아!! 이제서야 생각나지만 작가가 다루지 않았던 50대의 남자. 에구치 게이슈에 관한 사랑이야기가 없었던것이 아쉬움이 남는다. 나름대로 전략이야 있었겠지만 그 나이의 남자가 생각하는 사랑이야기가 궁금한건 모든독자들의 공통된 바람이 아닐까? 

" 여자들이여, 꿀리기 싫으면 끌리는 말을 하라!"

"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

등등.. 예로부터 말에 관한 속담이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 만큼 사람 사는데 있어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몇년간 직장생활을 해온 사람이라면 몇번이고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나 또한 얼마 안되는 직장생활이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말로 인해 상처 받은적도 있고 ,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로 인해 상처를 준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 자신만의 노력과 인내 없이는 그동안 익숙해진 말에 관한 습관을 고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렇다면 올바른 대화를 하기 위해선 어떠한 기본 에티켓을 알고 있어야 할까? 질문이 무색할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로는 답을 알고 있다.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문제일 뿐이다. 이 책에서는 여성의 대화법에 초점을 맞추고 직장, 사랑과 결혼, 인간관계, 그외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 놓았다.

사람의 첫인상은 목소리와 말투로 거의 절반이상 결정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내 목소리와 말투는 어떨까? 사실 학교를 다닐 때에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필요성 또한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은 머리로 걸르지 않고 바로바로 말해버리는 나쁜 습관 때문에 본의아니게 상처를 주게된 친구들이 많았다. 그 친구들이 이제 와서야 " 넌 직장다니면서 많이 부드러워졌어." 라고 말해주니 그 때 내가 어땠는지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몇번을 내 대화방식에 문제가 있다는것을 깨닫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말을 하기 전에 몇번이고 생각해 보게되고 더 나아가 이젠 필요하지 않은 말이나 직장에서의 뒷담화에는 일절 입을열지 않고 침묵하게 되었다. 나에게 이런 발전이 있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ㅎㅎ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솔직히 책의 내용이 전부 다 공감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실생활에 쓰일만한 상황이 많이 주어졌기 때문에 적지않이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말의 근본이다 - 순자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이는 짓이다. 말하는 자와 험담의 대상자, 그리고 듣는 자. - 마드리쉬 오랜 약속보다 당장의 거절이 낫다. - 덴마크 견언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혀를 다스리는 일이다. 지인 간에 신뢰와 믿음을 지키는 일은 여러 가지 변수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듯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있다면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데 있어 신중해질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운 인간관계를 위해 매 순간 입 속의 혀를 조심하자.

위에 책 속의 말처럼 혀를 다스리는 일은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내가 내뱉는 무심한 한마디에 상대방은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처럼 말을 내뱉기 전에 한번쯤 더 생각해 보는 버릇이 필요하겠다. 어느정도 조심은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한번 더 내 자신에게 주의를 주는 경험이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분노나 화에대해 부정적인 감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분노또한 기쁨, 슬픔, 놀람 등과 같은 일반적인 감정일 뿐인데 말이다. 이 책에서는 분노를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긍정적인 힘이라고 표현한다.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내 기분마저 다운시키는 분노를 긍정의 힘으로 받아들이라니 솔직히 처음엔 수긍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분노를 억지로 참고 넘긴다면 일명 '화병' 이라고 불리는 마음의 병을 얻고 만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아가느니 차라리 분노를 표출하는것이 더 이로운 일이 아닐까?

적절한 방법으로 화를 내는 사람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어떤식으로 화를 내야 바른 방법인지 확실히 알수 없다. 내 남자친구와 나의 경우를 살펴보면, 둘은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이 서로 너무 다르다. 남자친구는 나에게 불만이 있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얘기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고 참다가 결국 마지막에 폭발하는 성격이다. 반면에 난 불만이 있으면 그자리에서 바로바로 말하고 (물론 굉장히 심한 단어를 사용한다.-_-) 나름대로 나혼자 푸는 편이다. 둘중에 누가 맞다고는 할 수 없다. 각각 방식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나름대로 불만이 있으면 분명하게 표현을 해야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혼자 스트레스를 받는 단점이 있고, 난 너무 내 멋대로 생각없이 화를 표현하기 때문에 내 자신은 마음이 편할지 몰라도 나로 인해 상대방이 더 큰 상처를 받는다. 둘이 서로를 섞어가며 지낸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화를 풀어야 적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선 화가나면 일단 자기의 방식대로 ( 쿠션을 때리던가, 자동차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누그러 뜨린다음 좀더 마음을 다스린후 상대방을 깎아 내리거나 오래된 일을 들추고 제 3자와 비교하지 않으면서 내가 느낀 섭섭한 감정만 분명하게 알려주고 상대에게 요구하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 막상 화가나면 실천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책에 나온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과 함께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화를 내려면 크게내라. 그리고 짧게. 그렇게 마음먹으면 결코 자기 혼란에 빠져들지는 않는다. - 몽테뉴 .

보통 친구들과 싸우거나 애인과 싸울경우등 싸우고 나서 더 친밀해 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분노를 표출한 후에는 오히려 상쾌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 참는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몇십년을 다르게 살아왔고 가치관이 다르므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과 싸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차라리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는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이해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서로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우긴다면 끝도 없는 싸움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무시하지말고 또 무조건 화만 내지말고 상대를 인정해 주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에 있는 방법대로 화가나는 원인을 파악하고 좀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분노라는 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P9.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을 보면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우리의 행복이 그들의 행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노력이 필요하다.

P180.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일단 인정할 때라야 비로소 두 사람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