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려주는 사랑과 인생의 지혜' 라는 부제목을 달고  출판된 펄벅의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처음 책을 읽기 전 펄벅의 연인 서태후나 대지등을 생각하고 엄청난 기대를 한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책은 아닌듯 싶다. 일단 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여자의 일생을 바탕으로 지어낸 책이기 때문에 , 동양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내가 보기엔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다. 특히 모든 동양의 여성을 무작정 섹스에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나, 몇 백년 전이나 있었을 법한 남녀칠세부동석같은 사상이 아직까지 자리잡고 있다고 표현한 문장에 있어서는 큰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현재 동양에서도 생각이 많이 트였기 때문에 연애결혼이 주를 이루고, 둘째로 부모님의 의견이 반영되는것이 일반적인데, 아직까지도 부모님이 점지해주는 짝과 결혼해야 한다는 것처럼 비춰진 부분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부분을 제외하곤 나름대로 잘 받아들이고 가슴에 새겨야 하는 문장들도 있었다.

" 네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건 않건 간에 행동만큼은 바르게 해야하는 거야. 생각하지도 않은 것을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게 옳은 일인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짚어볼 수는 있어야지. 그래서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때는 주저 없이 다가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습관을 분명히 들여놔야 하는거야. 그래야만 정말 마음속으로 잘못했다는 생각도 들게 되는 거지. " - P31

남자친구나 가족들과 말다툼이 있을땐 항상 내가 잘못한것도 사과하기 싫어지는 마음이 꾸물거린다. 이걸 바로 자존심이라고 한다지.... 나쁘다는걸 알면서도 이 못난 자존심때문에 "미안해" 라는 짧은 문장을 입밖에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젠가 남자친구와 "미안해" 라는 말을 안하는 서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난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었다. 난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일은 앞뒤 따지지 않고 사과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난 안다. 말로만 그렇지 절대 먼저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책에서 이 부분을 읽고 또한번 깨달았다. 미안하다는 그 짧은 문장 한번 진심으로 읊어주면 끝나는 문제를 매번 자존심때문에 더 큰싸움으로 치달았던 우리의 싸움. 조금씩 바로잡아 나가야 하겠다. 용서를 빌고 주저없이 먼저 다가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놔야 앞으로 내 삶이 좀더 편안해 지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모든책의 내용을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중간중간 여태껏 내가 생각지 못했던 남녀간의 성생활에 대한 문제라든지, 아니면 내가 갖고있던 지식이 아니었던 옛 여성의 지위에 관한 내용은 유익한 내용이었다. 아이를 낳을수 있는 여자만의 특권으로 예로부터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한 존재였으며, 남성위에 군림하였지만, 남성이 아이를 낳을때 자신들의 능력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걸 깨닫게 된 시점부터 점점 여성의 지위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동등한 지위까지 가게 된점등. 책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여성의 지위와 성공, 그리고 결혼생활까지 앞으로 내가 여자로 살아가야할 인생에 필요한 내용을 조금이나마 배울수 있었다. 솔직히 펄벅의 대지나 연인 서태후를 너무 재미나게 읽었기에 이 책 또한 흡입력 대단한 책이라고 처음부터 기대한 탓인지 그만큼 기대치에 못미쳤던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책에서 감동을 받을순 없나보다. 아니면 자기계발서를 죽도록 싫어하는 내 편독성향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겐 별 5개중 3개정도의 감동과 깊이가 있었던 책이라 평하겠다. 

북극에 대해서 아는것이 얼마나 될까? 나열해 보자면.. 빙하, 에스키모, 북극곰, 바다사자 정도? 가끔 TV에 북극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아무 관심없이 스치듯 봐왔던 북극을 이번기회로 많이 알게되어서 참 다행이다. 항상 북극에 위기가 왔다는 이야기, 지구 온난화에 관한 뉴스를 볼 때면 나완 아무 상관없다는 이기심으로 가득했던 나.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무지했었고, 차가운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MBC에서 특별기획 다큐멘터리로 먼저 방영했었던 내용을 다시 책으로 엮어낸 것인데, 특히 동물 다큐를 싫어하는 나이기에 TV로 못본건 당연지사고 그나마 책으로라도 만나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책은 북극의 봄,여름,가을,겨울로 파트를 나누어 놓고 계절마다의 북극의 특징과 현재 북극의 동물들이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중간중간에 생소한 동물이나 꼭 알아야할 지식정보를 잘 설명해주는 카테고리가 있어 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현재 북극의 기온은 4~5도 정도 올랐다고 한다. 인공위성으로 찍은 북극의 모습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빙하들이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원주민 이누이트와 북극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고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얼음이 부족하기에 쉴곳을 잃은 바다사자들의 모습... 계급이 낮은 동물은 얼음에 살짝 걸쳐있는 모습까지 사진에 담겨있는데 가슴한쪽이 시리다. 사냥꾼들은 점점 사라지는 빙하와 동물들때문에 어부로 활동하고 있다 - 그렇다면 이누이트족들이 그동안의 전통을 잃어가지 않도록, 그리고 북극곰, 순록, 바다사자가 오래도록 평화롭게 살게 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은 쓰레기 줄이기, 대중교통이용하기 , 카풀 늘리기등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일이다. 조금만 신경쓰면 지구를 안전하게 보호할수 있는데 우리의 사소한 욕심과 귀찮음으로 소중한 지구의 재산을 없애고 있다.

책한권 가득히 북극의 아름다운 광경과 귀여운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점점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니 마음이 아리다. 어미곰을 따라다니는 두마리의 새끼북극곰, 눈샤워를 하고있는 엉덩이 질펀한 북극곰들, 사냥을 떠나는 크고 충실한 사냥개, 이누이트들에겐 없어선 안될 순록 등... 감동적인 글들과 함께 책한가득 실려있는 사진들때문에 벌써부터 북극에 가고싶어 엉덩이가 들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