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시대에는 각 지역을 지배하는 무장 호족끼리 세력다툼을 벌여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난세를 종식시키고 일본을 통일한 3명의 지도자가 있으니 바로 오나 노부나가 - 토요토미 히데요시 -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다. 오다 노부나가는 추진력, 스피드, 과감성, 독창성 등에서 엄청난 능력을 보여 난세 종식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소설에서는 이러한 노부나가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의 유명한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이야기들이 연결되고 있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다. 재미있는 점은 두개의 소설은 주인공의 성격을 반영해서인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참을성과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하는 반면 '오나 노부나가'는 전광석과 같은 스피드로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순식간에 읽게 된다. 그만큼 오다 노부나가의 삶은 파란만장 했고, 언제나 위기가 끊이지 않았고, 실력+운으로 이를 돌파해 나갔다는 이야기이다.
노부나가에게는 항상 여러가지 위기가 동시에 닥쳐왔으나 확고하고 옳은 신념, 정확한 상황 판단, 적재 적소의 인재 활용으로 우선 순위에 따른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를 돌파해 가는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러가지 교훈을 준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유명한 영화 '카게무샤'의 이야기도 등장하므로,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과 영화의 시대 상황이 궁금한 사람은 이 소설을 읽고나서 다시 영화를 본다면 더욱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낯선(일본에서는 유명할지 모르지만)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며, 또한 이들을 이름이 아닌 관직으로 호칭하므로 자주 혼동이 된다. 또한 일본 지리가 낯설어서 전투 장면에 대한 묘사, 인물 배치에 대한 묘사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나보다 겨우 2살 많은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이인화 교수가 쓴 초원의 향기는 기존의 ’영원한 제국’과 유사하게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간 느낌을 준다. 이인화 교수는 그의 이력을 보건데 대학 3학년때부터 문학 평론을 쓰기 시작한 듯하며, 그의 두 소설 ’영원한 제국’과 ’초원의 향기’를 읽고 나와 나이는 비슷한데, 타고난 이야기꾼 재능이 너무나 부럽게 느껴진다.

이 소설을 통해서 탕고르 오르캄(단군 왕검) 신화가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신화가 아닐 수도 있고, 오히려 우리 민족을 포함한 동북아의 몽골계 민족들의 어떤 공통된 믿음 체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초원의 향기는 우리가 국사 시간에 오랑캐로만 인식하고 있던 거란족, 말갈족, 특히 돌궐족과 고구려, 백제 멸망 이후 당나라에 흡수된 가슴 아픈 우리 민족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당나라의 측천무후가 시행한 사민령은 스탈린이 시행한 시베리아로의 한인 강제 이주를 연상케하는 정책을 보여준다.

복거일선생의 ’역사속의 나그네’류와는 다른 초원의 향기는 꼼꼼한 연구와 고증을 통해 마치 복원한 역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 소설을 통해서 한족 중심의 역사에서 무시되었던 돌궐제국에 대한 이해를 더 배가시킬 수 있어서 기쁘다. 역사에 문외한인 내가 책을 읽으면서 한족의 역사와 몽골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인간의 심리를 알아야 경제의 흐름이 보인다?!

이 책은 소비자의 행동방식이나 기업의 경제활동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는 인간의 심리라고 얘기한다. 즉, 합리적인 소비행태라고 인식되던 경제활동의 이면에도 다분히 주관적인, 심지어는 무의식적인 인간심리행태가 관여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그 근거로 들고 있는 것이 군중심리, 숫자(통계치)에 대한 맹신 등이다. 여기에 가치관의 상이함에 따른 성공과 실패사례라든지 전시공간의 효율적 사용에 따른 매출 제고전략과 같이 일상적이지만 이미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적용되는 경우들을 제시하면서 심리학적 측면만이 아닌 다소 포괄적인 범위까지 설명을 확장하고 있다.

책은 기사를 몇 개 소제목으로 나눠 묶은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여러 주제별로 유기적이지 못한 구성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는 점을 제외하고는 책은 심리와 경제의 상관성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이해를 제공한다. 특히 뻔한 내용일 수 있지만 가끔씩 와닿는 내용들이 이 책이 가진 장점이 아닐까 한다.  솔직히 경제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있는게 없긴 하지만 인간의 심리적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는 경제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경제활동에 인간의 심리상태가 관여한다라는 지극히 논리적인 가제를 들여놓는다면 이해 못할 것도 없지만 여러 근거들을 제시하여 따지고 드는 책을 읽다보면 내가 모르던 것들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