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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과대광고 생각했다. 콜라드웰은 경영학에서 상당히 유명한 저자이다. 그토록 유명한 작가가 “순간적인 판단”에 대한 글을 썼다는 것과 책 초반이 기대와 어긋났던 탓에 과장광고로 책을 고발하고자 했다. 나에게는 “Blink”라는 단어가 예전에 그토록 흔하게 들어 왔던, 양귀비 효과나 Hallo Effect의 다른 이름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나의 성급한 오해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직감과는 다른 “직관적인 통찰력”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정말 이야기를 매끈하게 끌고 나가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번역본이 이러할지데,,,, 원서도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단 쉽게 읽혀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직관 – 통찰력, 이율배반적인 단어의 조합이다. 생존본능과도 비슷한 “직관”이 모든 주변정황과 사실을 꿰뚫는 “통찰력”과 만났다. 얼마나 환상적인 조화인가.
무엇보다도 나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직관적 통찰이라는 것이 요즘과 같이 다량의 유사한 정보를 마구 획득할 수 있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고 체계적인 것이 직관적 통찰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업무를 하면서 좀더 많은 정보, 더 많은 관련 데이터를 요구 받지만 막상 그러한 데이터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나, 더 작은 정보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들을 재 확인 시켜주고 확대 재생산해 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다만 용감하게 혹은 소신 있게 정보수집 행위를 중지시키지 못할 뿐이다. 또한 우리의 무의식을 굳이 언어로 표현하려고 할 때, 직관적 통찰력은 분석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지고 무의미한 언어의 성찬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점이다. 이 또한 매력적인 점이다. 아무리 이런 저런 보고서를 들이 밀어도, 간혹 상사가 그냥 그럴 것 같은데~~~ 그냥 해! 까라면 까! 라고 해서 억지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정말 맞는 방향이었던 적이 있다면 이것은 당연히 직관적 통찰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직관적 통찰력이란, 전쟁터에서, 화마와의 사투를 벌이는 화재 현장에서, 고속도로에서 커다란 자동차가 대가리를 들이밀며 위협할 때 등 대단히 짧은 시간안에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할 순간에 우리의 무의식의 방에서 뛰쳐 나온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직관적인 통찰력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켜켜이 우리의 무의식과 의식에 축적된다. (따라서 노력하면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한편으로 직관적인 통찰이란 그 자체가 무의식의 소산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자극 (상대방의 인종과 겉모양, 제품의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등등 )에 의해 오염될 수도 있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인데, 내가 과연 어떤 분야에서, 무엇을 대상으로 하여 직관적 통찰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혹은 직관적 통찰을 믿어도 좋을만큼의 지식과 훈련을 쌓을 것이지 그것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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