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유>라는 제목은 뉴욕경찰국 소속 형사 '캣 도노반'의 옛 약혼자였던 '제프 레인스'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였다.

1984년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했던 존 웨이트(John Waite)가 불렀던 노래로, 직접 듣고 책을 읽게 되니 '캣'과 '제프'와의 관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제목과는 상반된 가사 속 "I ain't missing you at all(난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아요)" 구절은 '캣'이 간직한 아픔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미싱 유는 '캣'이 '제프'를 떠나보내지 못했고 그리워하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또 하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가족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다.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은 '캣'에게 그를 죽인 범인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였고, 그녀가 사랑했던 '제프'와의 이별 또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기에 '캣'은 아직도 과거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좋은 추억만 음미하며 살지 못했던 그녀는 끙끙대며 앓았고, 18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비밀들을 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지냈다.

 

'캣'은 어느 날 친구가 가입해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서의 뜻밖의 만남 그리고 그녀를 찾아온 소년 '브랜던'을 도와주게 되면서 그녀가 지금껏 의심하면서 묻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게 된다.

 

'캣'은 몰랐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믿고 싶지

않았던 일들이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겨우 확인되고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동안 사실이라고 믿었던 이야기들이 진실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결말을 '캣'은 과연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감당할까하는 생각도 잠시, 강하고 현명한 그녀는 분명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잘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캣'은 동료 '채즈'의 도움도 받게 되면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로 인해 피해를 입고 실종된 사람들을 찾기 위한 추적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을 꼽는다면, 바로 '브랜던'의 엄마 '데이나'일 것이다.

숨 가쁘게 펼쳐진 상황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었다.

 

"할런 코벤"이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가상>, <세이머스상>, <엔서니상>을 석권한 최초의 작가라는 프로필이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들을 자주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국내에서 출간된, 작가 ‘리안 모티아티’의 두 작품인 <기억을 잃어버린 엘리스를 부탁해>와 <허즈번드 시크릿>을 모두 읽은 적이 있어 그녀의 세 번째 작품인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세권 모두 비슷한 느낌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책을 읽으면 마치 그녀의 작품을 처음 읽는 듯 신선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작가 ‘리안 모티아티’의 장점일 것이다.

 

멋진 해변이 펼쳐진 피리위 반도를 배경으로, 6개월 전 있었던 피리위 초등학교 퀴즈 대회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로 인한 피리위 초등학교의 학부모와 아이들의 헤프닝(?)이 주요 내용이다.

 

그 중 예비학교 입학 설명회에서 만난 ‘매들린’, ‘셀레스트’ 그리고 ‘제인’의 가정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과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진 세 여인들이지만, 각자의 살아가는 방식과 고민은 많이 달랐다.

 

특히, 아름답고 부유한 ‘셀레스트’는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며 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고, 어리고 싱글맘인 ‘제인’ 또한 심각한 비밀을 갖고 있었다.

 

‘매들린’과 남편 ‘에드’와의 대화 중에 ‘에드’가 “‘제인’과 ‘셀레스트’ 둘 다 손상되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매들린’은 나중에서야 그 의미를 알고는 너무나도 충격에 빠진다.

 

가정 내의 잦은 폭력 행사로 인해 피해자가 학대에 대해 무뎌지고, 정당하다는 무서운 생각을 갖게 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빠른 치료가 함께 행해져야 할 것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라는 제목 탓이겠지만, 읽는 내내 그 거짓말이란 것이 과연 누가 말한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추리력을 가동해야만 했다.

 

더구나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만을 언급한 채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스쳐가는 식으로 언급되는 살인사건이라는 의외의 단어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라 읽으면서 거짓말로 인한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궁금증과 의혹이 쌓여가서 조금은 답답하고 조바심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거짓말을 전혀 안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사소한 거짓말 하나가 이렇게 커다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의 거짓말 그리고 하얀 거짓말은 사소하게 생각하고 그냥 스쳐 지나칠 수 있지만, 가끔은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져와 많은 사람들을 곤란에 빠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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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어른들의 거짓말 그리고 정말 추악한 거짓말은 대형 사건과 사고를 동반하며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가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사무실이 집과 그리 멀지 않아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하기에,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보다는 거리나 시간상으로 여유롭다.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고 하면 장거리라는 생각에 참 피곤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기차를 타는 그들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마주치는 시간은 짧지만 늘 같은 시간과 같은 거리라는 공간에서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낯익은 얼굴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반가움 그리고 가끔씩은 반대의 느낌을 갖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도중 여름휴가를 기차여행으로 떠나게 되어서 그런지 기차를 타고 있는 동안 <걸 온 더 트레인>이 내 머릿속에서 계속 머물러 있었고,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레이첼 왓슨’은 이혼, 알콜 중독 그리고 실직이라는 3고의 위기에 빠져 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같이 살고 있는 친구 ‘캐시’에게 해고당했다는 이야기마저 꺼낼 수 없어 3개월 전부터 매일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고 “애시버리”에서 “유스턴”까지 가는 기차를 탄다.

 

늘 같은 시간과 기차라는 같은 공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 그러나 ‘레이첼’은 기차 밖의 공간에 더욱 관심이 있다.

기차를 타면 항상 멈추는 곳, “위트니”.

기찻길 옆 ‘메건’의 집 15호와 ‘레이첼’이 이혼 전에 살았던 옛집 23호가 보인다.

 

‘레이첼’에게 현실 속 ‘메건’과 그녀의 남편 ‘스콧’은 상상 속의 ‘제시’와 ‘제이슨’으로 아름다운 커플로 존재한다.

그녀가 이혼 전 남편 ‘톰’과 함께 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메건’이 함께 하는 남자가 ‘스콧’이 아님을 알게 된 후 며칠이 지나 그녀의 실종 소식을 알게 되면서, ‘레이첼’은 자신이 ‘메건’의 실종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가물가물한 기억은 안개 속처럼 뿌옇기만 하고, 선명하게 돌아올 줄 모른다.

가끔씩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연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그의 기억은 쉽게 돌아오질 않아 안타까움만 쌓이게 된다.

 

도움을 주고 싶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존재로만 인식 되어버린 ‘레이첼’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레이첼’의 조각 맞춤 같았던 험난한 기억 찾기 여행으로 ‘레이첼’과 ‘애나’ 그리고 ‘메건’의 삶이 하나로 엮여져 있었음을 알려 주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누군가 내 인생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것을 안 순간이라도 아주 늦은 것은 아니다.

그대로 두려움에 더욱 무력해져 그렇게 있을 것인가, 아니면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바로 잡으려고 노력할 것인가는 나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내 인생의 길로 돌아올 수 있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야 내가 원하는 기차를 타고 나의 목적지에 갈 수 있을 테니까.

기차를 잘 못 타도 제 방향으로 다시 타면 돌아 올 수 있듯이, 우리도 자신의 의지만을 확인한다면 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