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러지, 괴물15843호를 불리우며, 소리 40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매일이 전투였던 사람.

참으로 열정적이고 창의적으로 살았던 사람, 김벌래.

그를 <제목을 못정 한 책>이라는 조금은 황당한(?) 제목을 가진 그의 전투 일지에서 만났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신체적인 조건, 학벌로 인한 차별 등을 물리치고 끝까지 승리

하기 위해 겪었던 고단했던 지난 시절들에서 안타까움과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그는 승리자였기에 그의 인생에서 소리로 인한 희열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읽어나가며, 소리에 대해 그만큼 열정적인 사람이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일에도 늘 신나고 활기차게 모든 일을 완수해 내고 마는...

만화영화 <태권브이>의 음향,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대전엑스포 등 크고 작은 국제적인 행사나 무대, 그리고 광고의 소리를 책임졌다.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소리를 창조하려는 의지와 노력과 한국적인 소리를

아끼고 사랑하여 우리의 소리를 만방에 알렸다.

이 책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문장은 “그것참!”이 아닐까?

거의 마무리는 욕으로 끝을 내도 밉지 않지 않고, 오히려 귀엽게만 느껴진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리에서 비범함을 느끼며, “함석지붕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제일 좋아한다는 김벌래, 김평호.

1941년생. 

아직도 현역으로 지내시고 강단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그도 세월에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 아닌가.

우리나라 소리의 대부 김벌래를 넘어서는 후학들을 많이 양성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두 아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기에 걱정은 한시름 놓았지만,

늘 건강에 유의해서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쟁이”로 영원히 남아주길 바란다.

앞으로도 늘 소리와 함께 할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