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은 연이야

이국주 지음

자음과모음

 

 

 

 

 

 

호로록~ 호로록~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면 두그릇이네~♪♪

뚱뚱하지만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여자 이국주.

뿌리는 진흙속에 뭍여 있어도 꽃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매일 매일 쉬지않고 자라 향기롭게 피어나는 연꽃을 닮은 여자.

오랜 무명시간을 노력하고 인내하여 마침내 인생의 그린라이트를 켠 멋진 여자 이국주.

그녀의 책은 여러‘연’들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가벼운 내용인것 같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 들이었습니다.

 

 

 

 

 

 

 

 

흥이 많아 춤을 좋아하고 미술을 좋아하던 어린시절, 비호감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스스로를 바꿈으로써 인생을 전환시킨 당찬 여자, 외로워 콩나물을 키워 국과 무침을 해먹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여자. 뚱뚱하지만 스스로를 꾸미고 서로를 배려하는 연애를 하며 진정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통해 약해진 자신을 고쳐 세우는 그녀의 이야기들.

 

 

 

 

 

많은 이야기들중 강한 인상을 받은 에피소드는

“국주야. 살좀빼! 옷이 하나도 안 맞잖아.”

개그우먼이기 이전에 여자로써 살빼라는 말은 참으로 민감한 이야기였는데 ‘뚱뚱한 컨셉인데 살을 빼라니????’라는 국씨다운 생각으로 스스로를 꾸미고 결국은 쇼핑몰까지 하게된 이야기는 이국주라는 사람의 진면목이 제대로 보여준 에피소드였던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위축되지 않고 예쁘게 입고 당당하게 비키니도 입는 그런모습들이 많은 이들에게 예쁘게 당당하게 입을 용기를 주는 국주씨의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해나오던 것들은 한점 한점 만들어져 그 점을 이어 개그우먼이라는 곳까지 이르게 되고 라디오 방송 DJ를 꿈꾸던 그녀는 결국 그꿈을 이르게 되지요.

꿈을 위해 혹은 호기심으로 살면서 하게 되는 모든 것들은 비록 꿈과 연관되지 않은 것들이라 하여도 꿈을 위한 든든한 곁가지로 도움이 되는 날이 올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그 단점이 장점으로 보일 수 있다.

그 단점이 나중엔 장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뚱뚱하다고 해서, 더 크다고 해서, 누군가에겐 비호감이라고 해서 절망하지 않는다.

어느 시대 누군가의 눈엔 내가 절세미녀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난 행복하니까.

여러분.

사람들은 저보다 비호감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비호감일 때보다 지금

......

20킬로그램 더 쪘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의 나를 더 좋아해요.

지금 현재도 계속 찌고 있다.

아마 곧 터질 듯." (P.245)

자신을 사랑하고 일은 즐기며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진지하지만 즐겁게 살아갈 그녀의 이야기 정말 호로록~ 잘 읽었습니다.

 

 

 

 

 

 

 

다섯 살 어린 아이가 겪은 전쟁이란 어떠했을까?

세상에 물들지 않은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본 전쟁의 참상은 어떻게 다가올까?

킬링필드를 통해 익히 알던 전쟁의 잔인성, 무차별 살육과 붉은 피가 난자한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잔혹하고 잔인한 전쟁이 이토록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쓰여질수 있다는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그로 하여금 읽는동안 더많이 가슴아팠던건 사실이다.

어린 라미의 삶과 죽음 사이엔 캄보디아 신화와 전설들이 고운 글과 그림들로 살아숨셨고 그녀의 할머니는 “반얀나무 아래에서 꼭 쉴 그만큼만 남게 되겠지”라는 말을 한다. 왕비 할머니의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하나는 크메르 루주 정권의 여파로 최소한의 사람만 남겨놓고 죽을 것이라는 예언적 의미이고, 또 하나는 크메르 루주 정권의 여파로 남은 사람이 라미와 어머니라는 사실을 내포하는 것이었다.

 

 

 

다섯 살 라미의 어린시절..

1975년 4월 17일 혁명군 크메르 루주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으로 쳐들어와 왕실가족의 특권을 잃고 추방당하게 된다.

왕비 할머니, 고모, 왕자 아버지, 어머니, 라미, 라미의 동생, 삼촌, 숙모, 삼촌의 쌍둥이 아들은 크메르 루주에 의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곳으로 불안과 두려움, 죽음에 대한 공포가 가득한 마음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처음 정착했던 마을에서의 성분검사로 인해 라미의 사랑과 안식처인 아버지가 끌려가게 된다. 아버지의 이름을 밝힌 라미... 그런 자신의 행동으로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은 오래도록 그 아이를 괴롭힌다. 그리고 할머니와 고모, 삼촌 식구들과의 이별을 한번더 경험하고 라미와 어머니가 새로이 정착한 곳에서 마음씨 착한 노부부를 만나 몸은 힘들지만 마음 한켠을 위로받고 지내던 시절...

동생곁을 떠나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을 어기고 잠자고 있던 동생곁을 떠난 라미.. 동생은 결국 말라리아로 죽게되고 또한번의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경험하고 죄책감에 시달리게된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죽음을 온전히 애도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할 시간도 없이 찾아온 동생의 죽음은 라미와 어머니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동생의 죽음이후 또다시 찾아온 노부부와의 이별. 강.제.이.주.

새로운 거주지로 옮겨진 곳에서 극적으로 삼촌과 왕비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다른 사람은 해내지를 못해서....’라는 간결한 말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전하는 삼촌.

어린 라미는 왕비 할머니를 보살피며 학교를 다니고 어머니와 삼촌은 제방 쌓는일을 하게 된다. 추방당한 이후 기력이 쇠약해져 병마와 싸우던 왕비 할머니가 죽게되고 말라리아로 죽은 동생처럼 어느 논에 버려져 땅을 기름지게 할것이다.

몸과 마음이 힘든건 물론이거니와 굶주림으로 인해 죽음앞에서도 무덤덤해지는 그들..

영혼이 빠져나가고 육신만 움직이고 있던 삼촌은 비가 쏟아지던날 사고로 죽은 아이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러주며 그아이들을 통해 죽은 가족들을 떠올리며 결국 자살을 하고만다.

전쟁으로 인해 계속해서 비극을 겪지만 하늘의 달이 되어 라미를 지키겠다는 아버지의 말과 기억, 시는 캄보디아를 떠나 태국으로 떠나는 순간까지도 어린 라미의 삶을 견뎌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아버지가 잘라준 날개를 달고 스스로 계속 날게된 라미.

그녀가 경험했던 4년간의 참담한 전쟁의 기억들은 어린 라미에게 희망과 사랑을 속삭인 테보다(천사 혹은 아버지)의 기억과 함께 한조각 한조각이 모여 진정한 인간성과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는 인간 정신을 보여주었다.

 

 

 

 

알팔리페가의 하녀였던 아몬드 줍는 여자라는 뜻의 멘눌라라.

알팔리페가의 재산을 관리하던 하녀인 멘눌라라가 죽고 난뒤  거액의 유산을 두고 알팔리페가의 형제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솔직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멘눌라라를 읽기 시작했을땐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누구나 한번쯤 아니 여러번은 있음직한 이야기들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멘눌라라의 지위가 낮은 하녀였지만 죽고난 고인에 대한 험담과 입에 담지못할 욕설들, 난무하는 억측과 추측들....

글을 통해 만약 내가 죽고 난 다음 나에 대해 기억하는 이는 나에 대해 어떤말을 하게될까? 흔히들하는 자기욕할까봐 화장실도 못간다는 그런 우스개 소리가 절로 생각났다. 누구나 험담꺼리가 될수 있고 누구나 험담을 할수 있는 그런 상황들.. 사람은 누구나 다른이에겐 좋은 모습으로 보이고 싶지만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모습을 들킨 느낌이 들었다.

 

 

죽은 멘눌라라의 편지로 인해 우왕좌왕하는 알팔리페가의 사람들...

죽은 하녀인 멘눌라라의 편지 하나로 지옥과 천국을 경험하고..

죽은 멘눌라라를 나쁜 년에서 성녀로 만드는 그들...

거액의 유산을 통해 웃고 우는 그들을 보니 참으로 우스웠다.

하녀였던 그녀였지만 영특하고 수완좋은 투자가로 보란듯이 돈을 불리는 그녀..

하녀가 모시는 주인들은 멍청하고 사리분별하지 못하고 폭력적이고 사치스럽지만 주인이기에 당연히 누릴것을 누린 사람들..

그런 멍청한 주인들을 편지를 통해 보란듯이 가지고 노는 듯한 멘눌라라였다.

첫 편지(유언장)에선 하녀의 신분으로 결코 치룰수 없었던 장례식, 알팔리페가의 가족무덤옆에 묻어줄것, 시칠리아 일보에 부고를 실을것이라는 조건을 걸고 이대로 하면  보답을 하겠다고 한다.

물론 이 유언장은 알팔리페가의 사람들로 하여금 하인이 윗사람인 주인에게 요구하는 당치도 안는 조건이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하녀의 집에 살았던 자신의 어머니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꼈던 자식들은 요구조건을 들어줌으로써 앞으로 자신들이 받게될 주변 사람들의 험담과 눈빛에대해 미리 생각하면서 부끄러움에 치를 떨게하였다.

허나 그 유언장을 시작으로 몇통의 편지들은 알팔리페 멘누라라의 맞아 죽어도 싼 년에서 그녀가 진심으로 전하고자 했던 따뜻한 마음으로(유산으로) 변해갔고 알팔리페가의 사람들도 변하게 되었다.

멘눌라라는 그녀가 진심으로 바랬던 진정한 알팔리페가의 가족이 되었다.

물론 책속엔 인간미 없고 무뚝뚝한 사람이 아닌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남자에 대한 지고지순한 여자 멘눌라라도 숨어있었다.

 

 

물질적 약자였던 멘눌라라

하지만 그녀는 약자도 아니었고 마녀도 아니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멘눌라라.

운명과 사회적 위치에서 힘들고 아픈 사랑을한 멘눌라라.

허나 마지막엔 용서와 화해를 하는 그녀.

 

멘.눌.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