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넘게 글을 쓰며 언젠가 인정 받길 기다리는 작가 데이비드 아미타지. 원대한 꿈을 품고 아내가 되고 싶어하는 배우의 꿈까지 희생하며 쉼없이 꿈을 위해 살았지만 성과는 별 볼일 없었다. 가족의 생계는 모두 아내가 책임지고 있었고, 데이비드는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글쟁이가 되어있었다. 성공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없었지만 그는 그저 글을 쓰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드디어 성공의 빛이 찾아왔다. 데이비드의 글을 시트콤으로 제작하겠다는 방송국의 결정이 내려지고 <셀링유>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작품성까지 인정받아 데이비드는 최고의 작가로 칭송받는다.

 그 성공 후 데이비드가 한 일은 함께 고생한 아내를 배신한 일이었다. 샐리라는 방송국의 유력자와 사랑에 빠졌고, 아내를 배신하고 그 대가로 이혼하고, 딸과도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사생활의 아픔은 있었지만 데이비드는 성공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투자 전문가인 바비 바라가 데이비드의 재산을 관리하게 되었고, 바비를 통해 엄청난 재벌이었던 필립의 별장 중 한 곳에 초대받았다.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필립의 별장에서 지내고 부자의 생활을 만끽하고 필립에서 엄청난 제안을 받고, 필립의 아내 마사도 만나고. 그렇게 돌아온 후에도 모든 것이 예전과 같고, 성공의 달콤함을 계속 누릴 것이라 의심하지 않았다. 성공의 달콤함은 에미상을 받은 그날이 최고였고, 그렇게 전성기가 계속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작품 표절에 휘말리면서 그의 전성기가, 성공이 위협을 받는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몇 개 정도 읽었을까.. 짜임새나 글의 완성도는 파악할 수 없지만 재미는 확실히 있다. 눈을 사로잡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놓기 싫어지는 것이 확실히 있다. 방송업계나 헐리우드를 소재는 언제나 흥미로운 소재이고, 성공보다는 좌절의 과정이 더욱 흥미를 갖게 만들게 한다.

 데이비드는 그저 글을 쓰고 있었을 뿐이다. 유명해지기 전에도 유명해지고 난 다음에도 말이다. 그저 데이비드 주변이 변했을 뿐이다. 하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워도 실패하여 나락으로 떨어지기는 게 훨씬더 쉽고, 실패의 맛은 쓰디쓰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가 재기하고 난 다음..똑같은 실수를 반복할지..실패 후에  얻은 교훈으로 조금은 발전이 있었을지...인간은 어리석은 존재이지니까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에 모두 잊고, 다시 오만하고 낭비하고 뻔뻔해질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에서 빅 픽처를 뛰어넘는 재미를 가진 책이라고 했는데...나에게 있어선 템테이션도 재미있긴 하지만 아직은 위험한 관계가 제일 재미있었다. 템테이션은 그 다음일까나?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 마음 속에 상처를 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새로운 시작..뜻하지 않은 사고..

연인과의 이별...짝사랑의 기억..어린 시절 친구의 죽음...

어느 순간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면 동감하며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다. 참 슬픈 일이었을 거라고 위로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난 것이라면...그냥 그렇게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

한 번의 끄덕임으로 그 일을 잊고, 다시 한 발 성큼 내딛을 수 있을까....

 

 소소하지만 가슴 아픈 각각 다른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짧은 듯 여겨지는 이야기들이지만, 내용은 전혀 가볍거나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닮은 듯 다른 느낌이고, 여운이 길게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특히 세번째에 실린 '따뜻하지 않아'를 읽을 땐 가슴이 뭉클하고 코 끝이 시큰거렸다.  어린 아이 마코토가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태어나, 엄마의 잘못된 행동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에서 마음이 아팠다. 집에 가기 싫다는 마코토를 본 '나'. 그리고 두번 다시 마코토를 보지 못했지만 마코토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함께 했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는......마코토는 볼 수 없지만 그 순간을 떠올리며 잊지 않는 '나'의 모습이, 그 마음이 너무나 뭉클했다. 그저 슬픈 기억만을 떠올리다가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데 그 순간을 찬란하게 기억하고 있으니..오히려 더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단편을 썩 좋아하지 않지만 (단편인지도 모르고 샀지만....) 이 책은 정말 좋았다.

읽을 때보다 읽고 난 다음 더 좋아지는 책이었다.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엄마!' 중에서...

 

   나 하나쯤, 이 세상에 있어도 그리 큰 공간은 차지하지 않는다. 늘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은 언제 사라져도 모두들 마침내는 그 부재에 익숙해진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없어진 풍경을,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나란 형태를 쏙 도려냈을 뿐인 세상인데, 왜 그런지 무척이나 쓸쓸해 보인다.

행복해지고 싶다..행복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하루에도 몇번씩 하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지..아니 그 이전에 행복이란게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이 없는듯하다.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어떤 상황 속에 있을 때 난 행복했었는가..

행복해지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드는 생각일 것이고,

가끔은 극단적으로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건 불행하다는 것과 같다고 여길 때도 있었다.

 

 일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고통스럽게 다이어트도 하고, 사랑도 하고,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않고, 계속해서 잠을 자거나 그저 뒹굴거리기만 하는 것...

생각지도 못한 일탈을 저지르거나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것.

 이런 일들이 나를 기쁘게 만들어 주고, 마음 뿌듯해지는 성취감을 주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일상 생활처럼 여겨지고, 그 속에선 행복함을 느끼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이 책은 바로 누구나 간절하게 원하지만 정작 잘 알지 못하는 '행복'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사실 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이 책의 저자가 강연을 한다면 그 강연으로 듣는 것이 훨씬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행복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수도 없었고, 가끔은 동감할 수 있는 면도 있었고 했다.

 

그래서 그냥 다른 사람이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 들여다 본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그래도 좋은 글귀들은 많아서 은근히 마음에 남는다.

 

<책 속에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흔쾌히 받아들여라

망설이거나 언짢은 마음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더 잘 보이고,

더 집중할 수 있으며,

그만큼 더 여유로워질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아주 당연한 듯 의미가 생겨난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

그러면서도 상대방과 비슷하게 가진 것,

그것들을 사용해서 대화를 한다.

대화는 다양한 곳에서 연관되고

쉴 새 없이 의미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