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선생님의 조선 상고사는 솔직히 너무 어렵다.

하지만 100년전에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뛰어난 역사학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감사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분의 평전이라고 하기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평전은 그 인물의 사실을 따라가는 작업인 동시에 그 위인을 더욱 존경하게 만들어 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체 게바라 평전을 전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데에는 그 인물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평전에서 느껴지는 문학적 장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부족하다. 대단한 문장가였다던 단재 선생님의 글이 너무 부족하고, 가끔 쌩뚱맞게 외국 시인이나 다른 작가의 감상평이 들어가는 것도 흐름을 깬다.

더구나 부록이 너무 길고, 그나마 박자혜님과 수범 님의 글..그리고 벽초 홍명희 님의 글을 제외하고는 거의 건질것이 없었다. 또 이미 본문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 부록에 거의 그대로 들어있는데 왜 다시 반복해서 수록한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또 변절자나 일제 모두를 경외시 했던 단재 선생님의 평전에 이광수..라는 최고의 변절자 글을 인용한 것은 어불성설이 아니었나..싶다. 본문 자체도 같은 내용이 지나치게 반복이 되어서 꼭 여러 사람이 글을 써놓은 것을 짜집기 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단재 선생님의 치열했던 삶과 그 업적이 뚜렷이 드러나도록 많은 시간과 연구 자료수집이 밑바탕이 된다음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생각했다.... 그 분을 미리 알고 계신 독자나 아직 만나지 못한 독자 모두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는 평전이 다시 만들어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내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 비해서는 조금 실망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무엇보다 진행이 너무 산만하고 정신이 없었고, 등장하는 인물도 너무 많은데다가, 아파치부족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러 아파치 부족들이 나와서..(무지해서 더욱 그랬겠죠..;;)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인디언들의 이름에는 모두 의미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부족의 이름들도 그렇지 않았을까..그러면 그 이름의 설명을 역자가 신경써서 역주를 달아 설명해 주었더라면 무한히 감사했을텐데..하고 여러번 생각했습니다.

인디언이라는 말을 들으면 황야의 무법자 같은 이미지와 백인들을 포위하고 그들 특유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그것은 어렸을 때 TV 화면으로 보았던 여러 매체들이 고정시켜 놓은 이미지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백인들은 총으로 공격하고, 인디언들은 돌도끼 비스무리 한것을 휘두르면 활로 대적하는 것을 보고, 정말 쨉도 안된다..혹은 저 인디언들 바보다..그런 생각을 하곤 했지요..하지만 제로니모를 읽으면서, 그들이 적은 인원으로 화력과 기동력이 좋은 백인들을 대적함에 있어서,절대 무모하거나 즉흥적이 아니었음을 어렴풋이 알수 있었습니다. 인디언들이 정말 원했던 것이 백인들을 그들의 땅에서 몰아내고자 함이 아니라 같이 공존하자는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했을 때는 학교에서 잉카문명, 혹은 마야문명, 그리고 인디언들이 왜 그 땅에서 사라지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인류학을 공부하고 난 다음 알게 된 것중 하나가 백인들이 새로운 땅을 밟으면서 저지른 잘못은 총칼을 휘두른 것과 더불어 그들이 몸에 지니고, 숨기고 온 다른 전염병들이었다는 것. 그들은 정말 온몸이 무기였던 것이지요.. 우리 나라도 한 때 일본에게 말살 당할뻔 하였고, 보이지 않게, 목숨을 버리면서 나라를 지켜준 소중한 위인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반전영화를 볼 때, 결론을 알고 있으면 맥이 빠지는 것처럼..이 책의 결말은 정말...허전~~~합니다. 제로니모는 전사로써 아주 처절하게 죽을 줄 알았는데..마지막에 긴장감이 확~떨어져서...급실망했습니다..-_-;;; 그걸 버틸수 있으시다면..한번 읽어 보세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다른 무궁무진한 사건과 사고들이 얽혀 있음을 자꾸 깨닫게 된다. 일국의 여왕에서부터 대통령 혹은 탐험가, 나라를 위해 싸우던 장군들과 한 가문을 책임지는 가장들 역시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수많은 명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 뒷면에는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한 권모술수와 처절한 몸부림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사람들 중 아는 인물이 절반, 모르는 인물이 절반이었지만...그것은 이 책을 읽는데에 별로 장애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문센과 스콧처럼 목숨을 내던지고, 국가와 자신의 명예가 걸린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과 전쟁이라는 그 무지막지한 상황중에서도 자신의 전술과 전략이 최고가 되길 바라던 몽고메리와 패튼 장군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역사속의 사건이나 인물들을 알고, 공부하는 것은 비단 시험에 나오고 상식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다. 시대의 배경이 확연하게 다를뿐 현재를 살아가는 나역시 그들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실수도 많이 저지르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멋지게 살기 위해..그들을 공부하는 것이리라.. 읽는 순간은 어렵지 않았지만. 읽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