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참 흔한 소재들이다.

이 책의 주인공 코라 휩시도

그 흔한 주제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고민한다.

언제나 익숙하게 해왔던 행동들이

누군가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낯설고 하나하나 다시 되새기게 된다.

정말 평범한 여자가

헤어진 옛애인을 잘 떠나 보냈다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금 설레이고

스스로는 꽤 지능적이라 할 만큼의 발칙한 계략을 짠다.

우아하게 보이기, 쿨하게 보이기,

의식있는 여성처럼 보이기...

우리말로 한마디로 하자면

내숭 원단을 보여주는 셈이다.

나 역시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헤어진 옛 애인을 꿈에서 만나며,

새로운 사랑을 하길 꿈꾼다.

외로움을 알고 있다고 자만 할 때도 있고,

고독 역시 즐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코라에게 고민스러운 일은

나에게 역시 고민스러운 일이다.

나 역시 내 발을

누군가에게 내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예쁜 모델들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것만큼

일상은 불행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난 코라가 가지고 있는

요한나라는 멋지고 쿨한

그리고 예쁘기까지한 친구는 없다.

그래서 코라보다 조금더 외롭다.

일주일전에 데이트한 다니엘의 전화를 기다리는

코라의 몇시간이 책의 전부다.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그와 잤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를 사랑해서 사랑을 나눈 것인지..

그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 그게 중요한 거다.

참 일상적인 이야기들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꽤 공감할만 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 중에서 요한나와 코라의 대화....

.....대부분의 커플들은 더 나은 사람에 대한 발견을 포기했기 때문에 그냥 같이 있는거야. 아니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더 나은 누군가를 만날 때까지의 시간을 둘이서 메우고 있거나.

.....하지만 나는 혼자보다는 차라리 둘이서 지루해하고 싶어. 그리고 지루하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야. 허물이 없다는 말이 더 내 마음에 들어. 누군가와 허물없이 지내는 것은 근사해.

...아니, 자신을 누군가와 허물없이 만드는 일이 근사해. 누군가를 발견하는 일이 근사해. 누군가에 의해서 자신을 발견하도록 하는 일이 근사해.

...더 이상 발견할 것이 없는 것도 근사해. 그럼 적어도 달갑지 않은 놀람 앞에서 안전하니까.....

난 이 대화가 참 좋았다.

그래서 나를  "내사랑.."이라

닭살스럽게 불러줄

누군가와 만나게 되길 간절히 빌었다.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은 많다.

그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들을 과거의 인물에서 찾아 현실에 투영시킨다.

다른 시간을 살았음에도 현재와 같은 고민 혹은 시련을 겪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 명성을 들어봤을 것이고,

그들의 그림 한두편 쯤은 보았을 것이다.

김홍도와 신윤복...그들은 한 공간에서 만나게 한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흥미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단원 김홍도 그림을 더 좋아해서 인지..

신윤복을 너무 지나치게 천재라고 치켜 세울때마다..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림에서 느껴지는 김홍도의 투박하고 거친 듯 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성품을 담아내기도 했으니 조금 위로가 되었다.

그냥 흘려보았던 여러 작품들을 서로 감상하듯..전해주어..

더욱 의미전달이 쉽기도 했다.

미술사 책은 지나치게 어렵고,,

화풍이며 재료..재질..색감등 너무 난해하지 않은가..

소설임에도 그 의미랄지 기법이랄지 ...

꼭 알아야 할 내용은 다 들어있었다.

가끔씩 느끼는 것이지만 어째서 하늘은 천재를 한시대에 한사람씩 보내지 않고

여러 사람들은 보내는 것일까..

르네상스 시대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동시에 보낸것처럼 말이다.

그들의 고뇌가 깊어질수록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들이 탄생하기 때문일까..

비록 중인에다 환쟁이라는 멸시를 받으며 살았지만..

그들은 몇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추앙받는다.

한 대도 가지 못하는 권력이나 재물에 비하면...

그들은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 별이 된것이다.

그들의 삶을 엿보고, 그림은 덤으로 감상하고...

이정도면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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