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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만 계속해서 읽으면 교양서를 읽을 때 속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소설 중간중간에
인문 교양서를 끼워 읽는다.
아무리 인문교양이라고 해도 재미가 있어야 하기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전쟁에 관한..
글을 읽기로 했다. 하지만 솔직히 이 책을 사면서도 작가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몰랐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작가가 쓴 역사서는 잘 읽지 않는다. 그 이유는...
소재가 훌륭해도 글을 이끌어 가는 솜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외국의 경우엔 논문이 책으로
출간이 되는 경우도 있을 만큼 탁월한 글 솜씨를 자랑하는 작가나 학자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작가는 재미가 있으면 깊이가 없거나 깊이가 있을라 치면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작가의 역사서를 고르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나만?)
무언가 엄청난 것이 있을 듯 해서 읽어보면 막상 인터넷 검색에서 얻는 지식보다도
적은 내용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러면 안되지만 본전 생각이 나는 거다.
그래서 오늘 이 책을 읽기 전까지..책을 사 놓고 포장해 놓고도 작가가 누구인지..
보지 않았었다. 읽기도 전에 실망했다고나 할까..쩝....
하지만 읽다보니 아주 실망은 아니었고,,괜찮다 정도는 된다.
전쟁을 시대순으로 정리하거나 체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알만한 전쟁에서 부터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전쟁, 그리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전쟁까지..
나와 있어서 흥미 위주로 읽기엔 괜찮은 듯하다.
영화로 유명해진 테르모필레 전투. 300 영화에서는 역동성이 드러나 있다면.
여기에서는 전술이나 시대상황을 엿볼 수 있고, 임진왜란 때의 한산도 대첩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와 교과서에서 주입식으로 전해준 학익진이 왜 위대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고, 무기의 변천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니발의 칸나에 전쟁과 아무리 바꿔 말해도 비운일 수 밖에 없는
스페인과 아즈텍의 전투 테노치틀란..잉카 제국을 멸망하게 한 카하마르카 전투 이야기다.
전쟁이라는 것이 인간 이기심의 결정체이기도 하고, 파멸을 가져오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전쟁을 마냥 피하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쟁의 결과는 참혹하거나..
혹은 경이롭다. 강력한 나라가 멸망하기도 하고 또한 전쟁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십자군 원정 같은 경우엔 동서문화교류라는 긍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으니..
현대에도 여전히 살상 무기를 앞세운 전쟁이 치뤄지고 있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정보전이라든가 첩보를 통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이렇게 심오하다든가...심각하다든가 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대략적인 전쟁사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제목..."전쟁 세계사"는 너무 거창하다. 그저 전쟁에 관한 이야기...정도이다.
책은 크고 두껍지만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무엇보다 그림도 많이 들어 있어서..
읽을 때 고통스럽게 만들지는 않는다. 주석도 친절할 정도로 적당히 달려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전쟁사에 관한 책을 읽었다면 이 책은 권장할 수 없다.
책 한권에 59가지 전쟁이 담겨 있다면 한 전쟁에 관한 분량이
어느 정도로 할애가 되었을지 짐작할 만 할 것이다.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엔 괜찮고 작가가 우리나라 사람들인 것을 감안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딱 그 정도이다.
훌륭하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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