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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희극? \| 바로 이 책!	2009.01.29 20:11:59

[ 도서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노블마인 | 200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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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 제럴드하면 위대한 게츠비가 먼저 떠오른다. 내가 읽은 그의 유일한 책.

사실 사족을 조금 붙이면 위대한 게츠비는 영화가 더 재미있었다는 것.

책은 너무 급하게 읽어서였을까..특유의 냉소적인 모습이 잘 안 느껴져서 그랬을까..

굉장히 지루하고 천천히 진행되는 느낌 때문에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고전(아직 1세기도 안 지나긴 했지만 ...작가가 1800년대 후반에 태어난 사람이니..)

고전은 함부로 읽어서는 안되겠다는 교훈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제목도 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으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것에 더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소재도 얼마나 신선한지..

노인으로 태어나 아이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정말 파격적(!)이지 않은가..!!

그래도 처음 분명 단편이라고 들었는데 책이 꽤 두껍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화로 써진 내용..똑같은 내용으로 글로 쓰여있고..마지막으로는...

충격적으로 영어 원문으로 적혀 있었다.결국..하나만 있었다면 굉장히 얇은 책이었다는 것.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가...너무 얇으면 독자가 선택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서?

아니면 독자가 바가지 썼다고 생각할 까봐? 그 이유야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책을 읽고 나니 분량이 너무 짧아 허무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단 것은 아니다. 짧아서 그만큼 더 좋았다. 질질 끄는 것이 없으니까.

버튼 부부의 유일한 아들 벤자민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놀라운 것은 이미 성숙한 채로 태어났다는 거다. 아버지께 태어나자마자 음식 불평을 하는

아들이니 ... 솔직히 무슨 저주가 아닐까 생각했을 거다.

그리고 많은 기억을 가지고 점점 하루하루 한살한살 젊어진다.

오십대의 외모에서 만난 부인은 점점 늙어가지만 벤자민은 점점 젊어진다.

그 모습을 보는 부인은 온갖 안 좋은 감정들이 생겨난다. 그렇다. 너무나 당연하다.

일반의 사람들이라면 늙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테니..

결국 그들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 수록 퇴색이 되어갈 뿐이다. 남자는 여자의 늙음을..

여자는 남자의 젊음을 지켜보지 못한다. 서로에게는 상처만 남는 것이다.

아들은 어떠한가... 자신을 이끌어주고 본보기가 되어주어야 할 아버지가..

자신이 나온 대학에 가고..대학 입학 예비학교에 가겠다고 하고 유치원에 가고...

결국 보모의 손에 맡겨지게 된다. 아마 자신을 지탱해 줄 기둥이..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결국 벤자민의 젊음은 모두에게 상실감을 주는 보이지 않는 검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두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 보이지 않는 무기..

내용은 정말 짧지만 무엇인가 정말 서늘한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결말이 알려진 이 책을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브래드 피트가 점점 젊어지는 모습은 얼마나 소름 돋을까..생각하니 기대만발~~

책이 오자마자 읽었고. 읽는 동안 다른 생각은 하지 못했고..읽고 나니 후련하다.

아~정말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고전(!)을 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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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고 질투난다. \| 바로 이 책!	2009.01.27 11:51:39

[ 도서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김영사on(김영사온) |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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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글자수 : 1189 글자

산문집은 잘 읽지 않는다. 내 삶도 버거운데 다른 사람의 버거운 삶까지 읽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고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많지 않은 내 소장 서적에 산문집..에세이집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그런 마음가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살까 말까 고민했던 이유는 노희경이라는..

이름 석자 때문이다. 내가 그녀의 드라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꽃보다 아름다워를 보면서 울기도 숱하게 울었고,,내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기적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얼마나 감탄했는지..

작년 나를 들뜨게 했던 그들이 사는 세상은 설레고 가슴 아프고 또 나를 울렸는지..

이런 느낌을 주었던 그녀의 산문들이니 멈칫하면서도 결국은 가지고 말았다.

올해들어 가장 긴 연휴인 설 연휴 동안을 보내기 위해 책 5권을 골랐다.

친척들의 홍수 속에 묻히기도 싫고 때마침 눈도 내려 집에 고립되기도 좋았다.

5권의 책 중에서 제일 먼저 읽고 싶었지만 어쩐지 제일 마지막으로 읽게 된 책..

읽다 보니 알았다. 난 이 글들을 읽어 내려갈 자신이 없었던 거다.

어렸을 때..그리고 대학의 진로를 정할 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주 잘 쓰는 사람.

하지만 내 글은 너무 밋밋한데다가 단조롭고 내 허술한 시선은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지도

통찰력 있게 보지도 못해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단어들..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일들..이야기들..

그것이 노희경이라는 작가의 손으로 써내려가면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된다.

그것이 너무나 부럽다.

사랑이라는 건 꼭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님을 ...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의 사랑도..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사랑도 .... 주변의 사람들(소중한..그리고 필요한..)의 사랑도..

이 모든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 유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과연 유죄일까..무죄일까..

그녀가 처음 말한 것처럼 난 내가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상대에게 다 내어주지 못하고..

사랑을 하면서도 늘 떠날 듯한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 상대가 그런 나를 힘들어 하면..

거봐..날 사랑하는게 아니었어..다 알고 있었던 듯..이별을 선고했다.

정작 내 자신을 모두 내어주지도 못했으면서 그를 탓하기에 바빴던 나는..

지금도 혼자이고..여전히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움추리고만 있다.

그것을 알았다고 해도....깨달았다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든 그녀를 미워해야할까..아니면...고마워해야 할까...

그녀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녀의 생각들의 단편들이 모여 있는 책이다.

그녀의 드라마를 그리고 그 주인공들을 사랑해 본 적이 있다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거다.

거창한 이야기는 없어도...잔잔하고 어딘지 먹먹하기까지 하니까..

가장 좋았던 것은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지오와 준영의 주옥같은 나레이션이 들어 있었단 거다.

그들의 말 한구절한구절 마다 얼마나 사무치게 공감했었던지..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갈 때마다 드라마 장면과 겹쳐보여 지오와 준영의 목소리가 들려서

생생하게 전해졌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선뜻 선물해주기는 어렵지만..

(내 주변엔 노희경 작가가 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분명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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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 바로 이 책!	2009.01.26 19:31:17

[ 도서 ] 유성의 인연 2

현대문학 | 200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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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코의 소설을 언제 처음 접했더라..음~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칭찬들이 늘어지길래 처음에는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었다.

사실 범인을 미리 알려주고 시작한 추리소설이라는 게 가능한가..의문을 가졌는데..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붉은 손가락을 읽고 히가시노 게이코는 잠시 잊었었다.

그러다가 문득 눈에 밟혀 읽은 책..유성의 인연..

여전히 히가시노 게이고스러웠다고 느껴졌다.

굳이 많은 인물을 배치하지 않고도 입체적인 인물들이 포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질질 끌지 않은 속도감!!

2권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 갈 수 있었다.

아주 평범했던 가정이 일순 불행에 휩싸이고..그 여파로 세 아이는 고아로 남는다.

책임감이 강하고 상황 파악이 빠른 고이치..평범한 듯 하지만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난

다이스케..명랑한 듯 아름다운 시즈나..이 세남매는 모진 세상을 이겨나가기 위해..

서로를 의지하고 지탱해가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포위망에 걸려든 유키나라...

일에 대해서는 명석하지만 애정이라든가 연애라든가...이런 감정들에는

문외한인 남자..또 고이치 다이스케 시즈나를 누구보다 걱정했던 가시와바라 형사까지..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인물들이 포진되어 있고..그들의 상황 또한 입체적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핏빛 사건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재주가 있다.

그가 펼쳐논 장면들은 잔인하기 짝이 없는데도 잔인하다기 보다는 슬프다.

절망적인 상황인데도 가끔은 담담해지기도 한다.

유성의 연인은 정말 대단한 반전...뭐 이런 극적인 장치는 없다. (전작에 비하면...)

살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세남매의 성장은 오히려 유쾌하기까지 하다.

사실...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범인들이나 주변인물들은..

소름끼치게 무서운 사람도 없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거나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기에 급급한 인물들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유성의 인연에서는 단점이 보이는 인물들보다는 장점이 보이는 인물들이 많아서..

작가가 많이 너그러워졌구나 싶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머리 아프게 고민할 때 정황만 보고도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천재가 등장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탐정 갈릴레오를 읽을 때 그랬는데..

천재의 등장은 추리소설을 더이상 추리소설로 만들지 않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

같이 추리를 해 나갔으면 좋겠는데 나는 천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니까..재미가 없다.

한 권으로 내줬어도 충분히 사서 읽었을텐데 굳이 두 권으로 나누어 낸 것..

그리고 1권은 책띠가 있는데 2권은 책띠가 없었다는 억울한 현실을 기억해 내더라도..

간만에 읽은 좋은 일본 소설이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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