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삼인조 도둑이 당황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빈 집 털이를 끝내고 훔친 차로 도망치는 중이었지만..

그 차가 너무 낡았는지 길가에서 멈춰 버렸다. 그들은 주변에서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오랫동안 사람이 산 흔적이 없는 아주아주 낡은 잡화점..이름은 나미야 잡화점..

그 곳에 살던 주인할아버지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줬던 이야기가 잡지에 적혀 있었고..

그들이 있는 가게의 안으로 고민 상담 편지가 날아들어 온다. 답장은 뒤편에 있는 우유상자 속으로..

처음엔 이게 무슨 장난일까 하는 생각에 별 생각없이 답장을 우유상자 속에 넣어뒀지만..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점점 그들의 고민에 빠져든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도둑들의 시간은 21세기인데 편지를 보내 온 사람들은 21세기의 사람들이 아니다.

모스크바 올림픽에 나가려는 운동 선수..휴대폰이나 인터넷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도둑들도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까지..

더구나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도둑들이 함께 지낸 환광원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되어 있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엉뚱하지만 솔직하고 마음을 담은 조언을 받은 사람들은 고민을 털어내고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간다.

그 기적은 세 명의 도둑들의 인생에도 분명 커다란 기적을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시간이 멈추어 있고, 과거와 현재가 함께 존재하는 기적의 나미야 잡화점....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이라면 무조건 추리소설이어야만 할 것 같은 편견이 있다.

 그건 아마도 내가 그의 추리 소설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추리 소설은 나에겐 다른 사람들의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흥미진진한 추리..혹은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질 것이라 기대하며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사실 실망스러웠다.

추리의 요소가 없었다. 도둑들이 저지른 건 사건이라고 부르기도 미미했고, 피해자도 없었다.

그럼 추리 소설이 아니란 말인가? 그런데 분명 풀어야만 할 이야기는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는 소박하고 소소하기만 했다. 하지만 소소하고 소박하다고 해서 시시하다는 말은 아니다.

 고민의 편지 속에 들어있는 사랑과 아픔 혹은 가족의 이야기..나미야 잡화점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씨와 배려심..

그가 잔혹한 이야기만을 적는 사람은 절대 아니지만..정말로 이렇게 간질간질해 보이는 이야기도 쓸 줄 아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어쩐지 긴장이 잔뜩하고 읽은 내가 웃겼다.

 

나 역시 지금 고민이 한 가득..너무나 많은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내 고민을 들어줄 잡화점이 있다면..

얼른 편지를 써 살포시 넣고 기다리고 싶다.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고, 일본에서 2012년 게츠쿠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룹 아라시의 리더인 오노 사토시가 주인공인 에노모토를 맡아 열연한 작품이다.

열쇠 매니아인 에노모토가 의협심 넘치는 아오토 준코라는 변호사를 만나 밀실 사건을 차례차례 해결해 나가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유리망치'라는 이야기는 이미 읽어봤기도 했고, 에노모토가 그립기도 해서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호기심도 컸고, 그리움도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재미있게 본 드라마를 책으로 다시 읽으면 위화감이 생긴다. 인물들의 성격도 조금 다르고, 사건의 실마리도 풀어가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읽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이번에도 그랬다. 에노모토가 드라마보다 더 삐뚤어진 사람처럼 그려졌고, 아오토 역시 열등감이 가득한 히스테리 부리는 사람처럼 나왔다. 또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하던 귀여운 속물 변호사 세리자와의 빈자리도 무척 크게 느껴진다. 아마 세리자와가 없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의 분위기는 어색할 정도로 많이 달라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감히 이야기하지만 드라마가 훨씬 더 재미있다. 사심이 들어가고 팬심이 들어가서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드라마쪽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책을 먼저 읽었다면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추리 소설의 다양하고 독특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열쇠와 자물쇠에 빠삭한 인물은 아마도 없지 않았나 싶다. 독특한 캐릭터라서 사건을 풀어가는 방향도 다른 추리소설과 다르다. 그 점에 있어선 인정해 줄만 하다.

열쇠 매니아, 열쇠 대장~~에노모토 짱!!!!!!!!

 

얼마전에 일본 드라마 <리갈 하이>를 봤다. 유쾌한 법정 드라마였는데 딱딱하지 않아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법과 관련된 이야기나 소설에 관심이 생겼는데 찾아보니 변호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모험삼아 읽어봤다.

이 만화가 원작으로 지금 드라마도 방영중이지만 드라마는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제법 괜찮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카이세 라쿠코는 변호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을 듣고,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가 된다. 그런데 변호사가 되고 보니 이게 웬일..변호사의 수가 너무나 많아져서 라쿠코가 돈을 벌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다가 술내기로 취직자리가 정해지고, 능력있지만 까칠한 선배 변호사 밑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점점 변호사로 성장한다.

 적지 않은 사건들이 있고, 심각한 이야기도 있고, 유쾌한 이야기도 있고, 자잘한 이야기도 있다.

그 와중에 캐릭터들의 이런 저런 일까지 정리해줘서 무겁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점점  이야기가 고조되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만화도 좋지만 이렇게 단편처럼 진행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여태까지는 음주운전과 관련된 이야기..철없는 사고 당사자를 변호하게 되면서 라쿠코가 겪은 마음 고생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꼭 일본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또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위해 유언장을 숨겨 놓은 이야기도 좋았다. 법과 변호사 뿐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건전한 만화라고 생각한다.

 라쿠코도 점점 성장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