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쓴 소설을 몇 개나 읽었을까..

일본만큼이나 가까운데도..일본 소설보다 중국 소설을 접하기 참..어색하다.

가장 열심히 읽은 소설은 "위화"의 작품..

허삼관 매혈기..형제..인생...중국인들의 운명을 관통했던 역사의 소용돌이를..

때로는 진지하게...때로는 무심한 듯이 바라보는 위화의 시선이 참 좋았다.

그러다가..우연이 차오원쉬엔이라는 생소한 작가의 이 책을 발견했다.

연애소설이니..실패해도 미련은 없겠다는 어설픈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책..

연애소설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도..전혀.가볍지 않은 책.

배경은 아주 작은 마을..유마지에 한정이 되어 있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원소와. 장채근. 구자동.

이 세 사람이 세 연인이라면 책 제목은 잘못 된거다..

그들이 연인으로써 삼각관계였던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을까..싶을 정도니까 말이다.

암튼..이들이 사는 유마지는 개인날보다 비가 오는 날이 많은 곳이다. 

무슨 일이 있음 비가 오고,

무슨 일이 있음 비가 그친다. 

그 빗속에서 살아가는 유마지 사람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냉철한 시선은 부족하지만...

순박하고, 조금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장마에 유마지로 떠내려온 두원소는 유마지에서 정착하고, 장채근을 만나고, 기나긴 공부와 치밀한 작전 결과

유마지의 서기가 된다.

부잣집에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장채근은 공산주의의 소용돌이 속에 재산을 잃고 어머니를 잃고, 

사랑하는 두원소를 두고 시집을 간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더이상 도련님이 아니게 되어버린 구자동은 두원소와 같이 공부를 마치고, 작전도 같이 세웠지만.

두원소의 그늘밑에서 지내야하는 신세이다.

60여년의 세월을 유마지에서 보내야했던 두원소에게 있었던 일들.

사실..인생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빛나는 순간보다는 아픈 순간이 더 많은 법이다.

두원소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것도 마찬가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 혹은 겪지 않아도 되었던 일들이..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달콤하거나 애틋하다기 보다는 가슴이 조금은 먹먹해지는..그런 이야기다. 



말랑말랑한 연애소설을 기대한다면..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역사의 소용돌이...라는 거창한 말이 주는 느낌을 잊지 마시길....

여름 휴가..

어디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이라도 가고 싶었지만..돈이 없어 못 떠나고..

바닷가 근처라..특별히 해수욕하고 싶지도 않고...

가장 저렴하고 경제적인 피서 방법은 역시..책!!!밖에 없다는..결론이 나왔다..

모방범과 낙원으로 익숙한 미야베 미유키..그녀의 작품중 세번째로 만난 것이..바로 이 책이다.

염화 방화 능력을 지닌 아오키 준코와...형사보다는 상담사에 더 어울리는 이시즈 치카코의 이야기가 얽혀 전개 된다.

염화 방화 능력이라는 초능력을 지녔지만 그 힘을 조절할 인내력을 가진 준코는..

자신의 욕구를 방사하기 위해 찾은 폐쇄된 공장에서 우연히 살인을 감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고..

그들을 처단하기로 마음 먹는다.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책이나 영화는 무수히 많다.

내가 꽤 좋아했던..x맨 시리즈가 가장 대표적이고..그런 초능력자(가상이지만...)들을 보면..

아~나에게도 저런 능력이 있다면..하고..바라기도 한다.

물론 그것으로 준코처럼 악을 처단하겠다는..비장한 각오는 없지만...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범죄자를 처단함으로써 희생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준코..

그것이 살인임에도..어느새 그녀를 응원하고 있는 건..참..

그녀가 사람들을 죽이는 데도..이렇게 응원을 보낸 이유는...

그녀의 신념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정말..아무런 의심없는 그녀가 어쩌면 정말 순수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외로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범죄의 최고봉은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덱스터"라고 생각했었는데..

덱스터는 만큼이나 끌리는 준코다.

그런만큼..그녀가 행복해지길 바라고 바랬는데...

마음이 아파지는 이야기.

절대적인 강대국이라고 믿었던 미국이 그들 내부 사정으로 붕괴될 위기에 놓인걸

보는 순간..세계의 흐름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세계 권력의 흐름은 서서히 아주 오랫동안 변화해 왔다는 걸..

그 흐름을 우리나라도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을...알게 되었다.

세계의 권력구조는  더이상 단순하지도 않고, 또한 군사력으로 유지되지도 않는다.

절대적 강자가 존재할 때는 오히려 단순한 논리..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아니면 눈밖에 날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지가 된다.

하지만 지금은 군사적 우위보다는 경제 논리가 더욱 지배적인 듯 하다.

누구에게서 더 많은 이익을,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따라..

국가가 움직이고, 이해관계가 생긴다.

단 한권의 책으로 전세계를 집대성 한다는 건 무리한 시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 준 책임에는 분명하다.

냉전이후 강력한 세력권을 가지고 있던 미국이 어떻게 해서..중동을 잃고,

라틴아메리카를 잃고, 아시아를 잃게 되었는지..

미국의 흥망성쇠를 보면 과거 대제국을 가지고 있었던 로마가 떠오른다.

세계시민이라는 달콤한 당근으로 다양한 국적과 출신의 사람들을 모았던 로마는..

자신의 내부 분열과..새로운 흐름이었던 크리스트교를 인정하지 못한는..

잘못을 범하고, 결국..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미국 역시 수많은 이민자와 유학생, 노동자들을 불러들여 대국을 이루었지만.

이민자의 소득은 자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유학생은 수준 높은 교육의 결과물을 자국을 위해서 쓰려고 자국으로 돌아간다.

이민자들은 낮은 임금과 나아지지 않는 생활고에 지쳐..

높은 범죄율과 마약..그리고 총기 사고까지 일으킨다.

내부의 문제만으로도 버거울 미국이 세계를..세계 평화를 위해 앞장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닌가.

반면..EU와 특히..중국은 아무 것도 강요하지 않는 듯 하면서도..

체계적이고, 은밀하게 그리고 서서히..다른 상품 시장을 찾아나서고, 

원료 공급지를 찾아나선다.

단기간의 이익이 아니라, 10년 그리고 20년 후의 세력을 생각하면서..


하지만 중국의 무차별적인 경제지향이 세계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아찔했다.

무수히 쓰러져가는 열대림과...사막화..

우리나라의 서쪽에서 행해지는 개발의 성과물들과 후유증은 

고스란히 우리에게도 전해질테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야할까.

저자는 한국의 제조업이 중국에게 잠식되고,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는 산업들이..

중국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반도체를, 자동차를, 선박을, 스스로의 기술로 개발하고,

우리의 협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순간이 머지 않아 올것이라고,,

그 순간이 올 것을..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예상하고 있는 건가..


세계를 전망하고 예측했던 최고의 책은 역시 "문명의 충돌"이다.(나에게 있어서는..)

하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록 좋은 책이니까..그리고..

가장 최근의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무수히 난무하는 지명과 세계사의 사건들..

먼로 독트린.바르샤바 조약기구, 마셜 계획, 베트남 전쟁, 코소보 내전, 쿠르드 족 문제.

벨푸어 선언, PLO, 등등의 용어들에 면역이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기는 어렵다. 그 용어들을 무시하고 읽기엔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

공부하면서 읽겠다 한다면...적극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