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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은 원래 덧없다..꼭 소설이나 영화에서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정말 사람의 생명은 순식간에 너무나도 어이없이 사라질 수 있다.
그것이 지진때문일 수도 있고, 교통사고일 수도 있고, 지나가는 개에 물릴 수도 있다.
다만 사람들의 생명이 그렇게 어이없이 사라지는 동안 나는 그것이 나의 일이 아니라는 것만으로
무한한 동정과 애도를 표한다...마음 속으로는 깊이 안도하면서...
그것이 내가 가진 양면성에다 이중성일것이다.
이 책은 쓰나미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아주 작은 섬마을. 겉으로 보기엔 별다를 것 없는 그 섬에서도 사람이 산다.
노부유키와 미카는 깜찍하고 발칙한 중학생 연인이고, 노부유키보다 어린 다스쿠는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가정폭력에 길들여진 , 세상을 너무나도 일찍 알아버린 아이다.
그들이 가진 것은 비록 거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
어느 날 밤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거대한 물결이 휩쓸고 가버린다.
노부유키와 미카, 다스쿠, 다스쿠의 아버지, 등대지기 할아버지. 그리고 여행자..만이 살아남았다.
자연재해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들은 원망할 대상이 없다.
그들은 서로를 의지해야하지만 아무도 의지할 수 없다. 그저 모든 것이 사라졌을 뿐이다.
노부유키는 미카만을 위해, 다스쿠는 노부유키만을 위해 사고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그 섬을 나와 성인이 되어 살아간다. 전혀 만나지 않지만..그들은 다른 존재를 끊임없이 찾아 헤맨다.
그것이 동지애인지..애정인지..
그들이 다시 재회한 순간은 절대 찬란하거나 뭉클하지 않다. 오히려 상실의 트라우마가 짙어진다.
간신히 버티고 있던 발판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노부유키는 난관이 닥쳤을 때 폭력으로 되갚는 법 밖에는 모른다.
다스쿠는 다른 어떤 존재보다 아버지의 존재가 버겁다.
인기 여배우가 된 미카는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자신을 내던지는 일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일을 겪고 살아남은 이들은 절대 삶에 감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삶보다는 모든 죽음을 떠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알기 때문에
죽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클 것이다. 노부유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것도..절대 죽을 수 없기 때문인지도..
노부유키도 미카도 다스쿠도 모두 나쁘다.
하지만 모두 미워할 수 없다. 이 세사람에게는 어떤 말로도 세상에서 말하는 잣대를 댈 수 없을 거다.
폭력은 나쁘다. 하지만 그 폭력의 이면이 이렇게 슬픈 것이라면 무작정 미워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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