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는 엄마를 잃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엄마와 지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슬픔이 컸다.

사랑하는 아들 에단이 있지만, 그녀의 결혼 생활은 평탄하지 않았고, 남편의 외도로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할 오빠 찰리는 이미 오래전에 가족을 떠나 있었고, 형편까지 어려웠다.

슬픔에 잠겨 있는 그녀에게 정체 불명의 전화와 편지가 온다. 케이트에게 한 번만 만나 달라는 내용으로..

처음에 완강하게 거절하던 그녀는 결국 만나러 갈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성장 과정이 담긴 사진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어떻게 자신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알고 있는 것일까...그녀를 만나고 싶어했던 사람은 노부인 새러 스마이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새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미국. 그 혼란기 속에 새러와 에릭이 있었다.

언제나 최고의 성적을 쏟아내던 촉망받는 인재였던 에릭. 부모님의 뜻에 조용히 따르던 새러.

하지만 보통의 자식들이 그러하듯 에릭과 새러는 부모님이 바라던 인생과는 어긋나게 되었다.

에릭은 희곡 작가가 되겠다며 떠났고, 새러는 뉴욕 맨하튼에 있는 신문사에 취직하겠다며 떠났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생활에 새러는 만족했다. 자유로움과 새로움 그 모든 것들이 새러를 들뜨게 했다.

그런 그녀의 눈 앞에 운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잭 말론. 짧은 하룻밤에 인연이었지만 강렬했고, 진정 사랑했다.

하루가 지나면 그는 떠나야하고, 아홉 달은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새러는 잭이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수많은 편지를 썼다. 그런데, 그런데,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몇 달이 지난 뒤 그에게 온 편지 한 통.

'미안해요.' 그녀의 세상은 그렇게 무너져버렸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결혼을 결정하고, 유산을 하고. 이혼을 한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된 새러 앞에 불현듯 잭 말론이 다시 나타난다.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의 소설이 또 다시 내 손에 왔다.

표지가 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대 배경도 1940년대와 50년대가 배경이었다.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시대.

무척이나 낯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새러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잭과 다시 만났는데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 정말 행복해진 두 사람을 볼 수 있을지.

그리고 케이트와 새러는 어떤 인연으로 얽혀 있을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새러의 인생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그녀가 진정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랑해서 결혼한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벤과 엘로이즈는 소위 말하는 평범한 결혼 생활을 영유 중인 부부다. 적당히 말 잘 듣는 아이들도 있다.

별로 특별해 보일 것 없는 결혼한 부부이다. 하지만 벤은 온갖 유혹에 흔들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회의를 품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불안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분명 싫어하는 사람과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산다는 어떤 만족감이 없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써 남편으로써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어쩐지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더구나 엘로이즈와의 관계는 좋지 않다. 벤은 엘로이즈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지에 대한 의심도 할 수 없다. 자신도 확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한 번도 얽혀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써, 더구나 남자의 심리를 따라간다는 것이 나에겐 조금 버거웠다.

사랑의 정점에서 연애를 마무리하고, 결혼을 하는 것이라면..

결혼이라는 제도는 아마도 식어가는 사랑을 확인하는 잔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혼만이 주는 안정감이라든가, 생활의 변화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오로지 '사랑' 이 한 가지만 본다면..말이다.

옆에서 잠들어 있는 아내, 혹은 남편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고, 그 때의 그 사람과 결혼했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 때 이 사람의 손을 잡았던 것이 현명한 일이었을까...등등의 확인 할 수 없는 온갖 물음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질지도 모른다.

아니면, 들끓는 나의 감정과는 다른 상대방을 보면서 절망과도 비슷한 감정이 들지도..

 

사랑도 결혼도 모두 끝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모두 책임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 가지 모두 어려운 일이다. 그 시작도 끝도....

 

 

 알랭 드 보통의 책에 열광하는 한 독자로써 이번 책에 대한 기대도 상당했다.

그런데 너무 뜸을 들이고 읽어서 일까....아니면 집중하지 못해서 일까..이번만큼은 '좋다'라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보통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말에 더욱 기대가 커서 일까..아니면 정이현 작가와의 공동기획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어떤 부분이라고 해도.....나의 만족감은 올라가지 않는다.    

다음번에...다음번을 기대해보련다.

 

<책 속에서>

............한 때 그는 용기를 다르게 상상했다. 어렸을 적 그는 용을 잡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행군을 그렸었다.

             지금 그는 새로운 그림을 가졌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십자군 그 기나긴 이야기가 드디어 끝이 났다. 2권을 읽고 3권이 나오길 너무나 기다렸다. 얼른 끝을 내버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무엇보다 어정쩡하게 남겨 두었다가는 어쩌면 마무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성공적인 십자군이라 여겨졌던 원정이 끝났고, 이제 패배의 역사만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무척이나 우울하고 피비린내가 가는 책이 되겠구나 싶었다.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세상을 보면 늘 보이지 않는 곳에 또 다른 면이 있다는 걸 잊어버리게 된다. 내가 알고 있던 십자군 지식이란게 교과서에 나온 것이 전부. 문제집에 나온 요점 정리가 전부.

 그랬던 나에게 이 마지막 3권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특히 사자심왕 리처드와 살라딘의 전투와 외교는 신선하기 까지 했다. 여태까지는 온통 칼과 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는데 힘 겨루기뿐만 아니라 외교술도 있었고, 두뇌 싸움도 꽤나 치열했던 것이다. 부끄럽지만 사자심왕 리처드는 잘 알지 못했던 인물이었는데 카리스마와 잔혹함에 홀딱 빠져버렸다. 물론 이 책에 있는 내용이 얼마나 믿을 만한 사실인가는 조금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지만....실패라고 평가되는 이유가 예루살렘의 탈환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건 조금 억울한 일이 아닐까 싶다. 또한 어떤 사람이 진두지휘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우수한 병사들이 있고, 의지도 강하고, 용기가 하늘을 찌르는 병사들을 데리고도 처참한 결과를 낫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는 걸..

 

 여태까지 암울하고 우울한 이미지의 중세가 조금은 달라보이고, 종교 전쟁으로만 알았던 십자군 전쟁이 결국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목적도 조금씩은 들어있었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고, 목숨을 바쳐, 청춘을 바쳐 소신을 지켰던 용감한 기사들이 왕의 이기심으로 이단으로 몰리는 것을 보면서 그 마지막이 얼마나 서럽고 쓸쓸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밀려 들었다.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자만했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는 걸 깨닫고, 중세에 좀더 관심 좀 가져볼까 하는 의욕도 생겼다.

1, 2 권에 비하면 조금 두터운 책이었지만..가장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