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읽은 홈즈 시리즈가 몇권일까..

시작은 일본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서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바 마사키가 주연하는 드라마의 원작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 좀 지치고 어렵다. 일단 시리즈가 너무 많아 사건의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시리즈도 뒤죽박죽 엮어 나오는 것 같아..캐릭터들이 성장했다가..다시 퇴보했다가를 반복하고 있으니 혼란스럽다.

또 가벼운 추리물을 연달아 읽으니..어쩐지 유치한 듯한 느낌도 들고..

원작이 그런 것인지 번역하는 과정에서 조금 손을 본 것인지 나로써는 알 수 없지만..

문체도 가볍기 그지 없다. 아무래도 기시 유스케의 잔혹한 이야기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탄탄한 이야기에 지나치게 매료되어 있어서 이제는 받아들이기 조금 버거운 듯 하다...

 아주 가끔씩 띄엄띄엄 읽거나 머리를 식힐 때 읽으면 좋은 유쾌한 추리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이야기는 가타야마 일행이 일본을 떠나 독일에 있는 고성으로 간다. 드라마에 나온 이야기 배경이라서 익숙하긴 했지만 드라마보다 조금더 장황하고 산만하고 길고...아무튼 정신이 없긴 했다.

성의 구조와 중세 시대의 유물들을 잘 알고 있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겠지만...

중세의 성은 그 자체로 추리의 열쇠이자 미궁으로 빠뜨리는 혼란스러운 공간이기에 그 구조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었다면 이야기를 읽는 동안 흥미진진했을텐데..

이미 드라마를 봐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기에 읽기 전부터 김샌 상태였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우왕좌왕하는 와중에도 사건은 해결되고..여태까지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죽어도 전혀 잔인하다는 느낌은 없는 이야기..

드라마와는 다른 결말이어서 끝에 가서야 조금 흥미가 생겼던 책...

 

아무래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 재미있다 없다를 제대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을 케어하는 의사인 기타지마 사나에. 그녀의 남자친구인 다카나시는 죽음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고, 직업은 작가다. 다카나시는 신문사에서 주최한 아마존 조사단에 참가해 다양한 전문분야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아마존에 들어간다. 척박한 토양, 원시의 밀림, 다양한 생물군이 존재하는 아마존은 신비의 존재를 넘어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 곳에서 다카나시와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동료들은 인류학자인 니나가와 다케시, 신세계 원숭이 전문가 모리 유타카, 고양이과 동물에 극한의 공포를 가지고 있는 아카마쓰 야스시는 이끼와 지의류 전공이다. 그리고 유일한 여성대원인 카메라맨 시라이 마키는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다카나시를 본 사나에는 놀랐다. 우선 그는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이 커졌고, 쉬지도 않고 먹었다. 또 사나에와의 육체적 관계도 강요에 가까울 정도로 거칠었고, 무엇보다 그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죽음을 더이상 두려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초월하기까지 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랬던 그가 죽었다. 자살이었다. 다카나시만이 아니었다. 조사단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연이어 자살했다. 그것도 납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말이다. 아마존에 있을 때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 갔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불시에 잃고 조사단의 다른 사람들 역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그 원인을 밝히려 하는 사나에는 정말로 참혹하고 잔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천사의 속삭임...그 속삭임은  위로였을까..저주였을까....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악의 교전과 푸른 불꽃. 이 두 작품을 읽고 기시 유스케라는 작가에 관심이 생겼고, 다른 글들도 읽고 싶어졌다.

비록 최근에 쓰여진 작품은 아니었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여태까지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천사라는 예쁜 제목이 들어가면 오히려 잔혹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악의 교전보다 잔인할까...잔인하지 않을 거야..라고 어설프게 짐작했는데..

내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누구나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둠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특정 인물일 수도, 소리이거나 행위나 동작일 수도 있다. 그 두려움이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발목을 잡아채는 요소로 작용될 때가 있기 때문에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그것만 이겨낸다면, 이겨낼 수 있다면.

하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자신외에엔 없다. 극복하지 못한다면 품고 살아야한다. 덜 두려운 존재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라는 책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장르도 다르고 접근법도 다른데..

인간의 가장 신비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뇌'에 영향을 미쳐 사람들을 제어한다는 부분을 읽다보니 베르나르의 소설이 떠올랐다. 또 천사의 속삭임도 뇌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많은 과학적 지식이 쏟아져나온다는 점도 비슷했다. 얼마나 많은 취재와 자료수집이 필요했을까 생각하니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생겼다.

읽는 내내 아주 많은 과학용어와 부딪히며 괴롭긴 했지만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더운 여름날................ 땀이 흠뻑 나왔다.

 

추리 소설이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고 머리쓰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 홈즈의 이야기다.

정말로 그냥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들이다. 물론 이야기 속에는 죽은 사람들도 있고, 나름 가슴아픈 사연들도 분명히 있지만 슬프고 가슴시린 먹먹한 분위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번 이야기의 배경은 고등학교다. 조금은 성장한 듯 보이는 가타야마의 모습도 보이지만 주변인들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더구나 가타야마의 결혼을 꼭 보고 싶어하는 숙모는 이번엔 고등학생을 혼인상대로 밀어붙인다. 또 신비한 느낌의 소녀와 연극에 열성적인 사토코, 괴기 동아리의 개성 넘치는 남학생들까지 입체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는 여전히 쿨한 매력을 뽐내고 이시즈는 여전히 일편단심에 멈출 수 없는 식성을 보여주며 하루미는 오지랖이 넓고 의협심이 강한 한결같음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여고생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그 학교의 또 다른 여학생이 가타야마에게 고백의 편지를 보내고 얼마 후에 의문의 괴한에게 습격을 받아 죽게 된다. 학교도 다르고 연결점도 없어 보이는 두 개의 살인 사건. 하지만 두 여학생 모두 임신을 한 상태에서 죽었고, 그 상대는 알 수가 없는 상태이다. 이 두개의 사건은 연결점이 있는 것일까..아니면 정말로 별개의 사건일까..가타야마는 어느 정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까..홈즈의 활약은 또 어떨까..범인은 누구일까..

 

 괴기 동아리라는 소재가 있어서인지 제목 속에 오페라의 유령이라던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던가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뭐 제목이 의도하는 바가 있는지 없는지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익숙한 이름들이 주르륵 나오니까 은근 반가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분위기 상의 연결점은 정말 하나도 모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