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작가.
후우~
여운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의 네 번째 작품집 <방금 떠나온 세계> 초판이 올 시월말에 나왔다.
첫 꼭지로 실린 <최후의 라이오니> 마지막 마침표에서 멍해진 눈길이 쉬이 거두어지질 않는다.
라이오니와 셀이 주인공.
그 어디에서 두 주인공 이름에 대한 설명이 없다.
두 이름이 <최후의 라이오니>의 모든 것인데도 말이다.
고마운 불친절함!
라이오니제이션 lyonization( X-inactivation)
셀 cell
여성의 성염색체는 XX 두 개다. 유전체의 중복발현을 피하기 위해 두 X염색체 중 하나는 불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를 라이오니제이션lyonization( X-inactivation)이라고 한다.
복제인류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되어버린 미래 세계, 떠나온 세계에선 남겨진 세계와 달리 활성화된 X인간들만 존재한다. 엄마는 없고 이모들만 있다. 존재와 관계가 새로워진 차원.
복제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는 의식과 고유의 기능을 부여받은 새로운 차원의 세포들cells이다.
복제과정에 치명적인 오류가 끼어들어 활성화X인류가 멸망의 늪에 빠져든다면 인류에 의존하는 기계들cells 어떻게 변할까? 복제시스템의 오류로 불활성화된 X인류가 만들어진다면? 의지할 활성X인류가 없어지면 어쩔 수 없이 불활성X인류에 의지할 수밖에.
한가닥으로 이어진 라이오니제이션 복제의 끝, 최후의 라이오니가 수쳔 년을 기다려온 셀을 만났다.
김초엽,
방금떠나온세계,
최후의라이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