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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7살이 되어 그날 그날 만나지는 친구들과 놀던 때가 지나 특별히 더 친한 친구들이 생기고 그 친구들과의 또래 문화가
중요해지는 때가 되다 보니 아이에게도 내게도 새로운 일들이 많이 생긴다.
남자 아이라 그런건지 말에서 비롯되는 오해는 없어 보이지만 이해 관계에서 생기는 충돌은 있을 수 밖에 없고, 눈물 바람으로
들어올 때도 있고 때로는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서운함을 줄 때도 생긴다. 
그래서 친구 관계에 관한 이야기 그림책은 그냥 지나쳐 지지가 않는다.
엄마의 말로 개입하지 않고 책으로 여러가지 상황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7살만 되어도 성별 구분을 뚜렷하게 적용해서 남자, 여자가 친해지면 커서 결혼을 할거냐는 둥 당연히 연인 관계로 
받아들이는지라 여자아이와 남자 아이가 단짝인 것만도 색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겠다.

늘 함께 다니는 단짝 친구인 밀드레드와 에드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각자에게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단짝 친구답게 한사람이 더 요구하거나 양보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일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혼자 지내는 연습을 
하기로 한다. 물론 여전히 친구 생각이 나서 하던 일을 멈추게 되곤 하지만 해야 할 일에 충실 하며 끝까지 노력한다.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 밀드레드는 바이올린 연주회를, 에드는 단추 전시회를 만족스럽게 마치고 공원에서 연을 날리며 여유를
만끽한다. 
너무나 좋은 친구라도 늘 함께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막연하나마 눈치채 주기를... 

클로드 부종(1930년생, 프랑스 파리) 의 책으로 세번째 였는데 이젠 의심의 여지 없이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이고 새로 
번역되는 책이 없는지 기다리게 될 것이다.
지나치게 관념적이어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철학 그림책의 작가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좋은 작가다.
쉬운 말로 풀어내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꼭 있어서 평범함 속에 새로운 생각을 만나는 즐거움을 준다.

" 책은 읽는거야. 글씨를 읽을 줄 모르면 그림을 보는 거고. 자, 형이랑 같이 한번 볼래? "
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더 열심히 들여다보게 하고는 아이에게 책이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그중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이거였다.
" 빅토르, 꿈을 꾸는 건 좋아. 하지만 책에 나오는 걸 그대로 다 믿으면 안돼. 나름대로 판단을 해야지. "
내 아이가 아직 어려서 처음엔 이 말이 오히려 혼란을 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곰곰히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면 
좋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에르네스트와 빅토르가 책을 보며 현실에서의 공포의 대상인 사자와 여우에게 훌라후프를 통과하게 하는 훈련을 시키며 
즐거워하면 아이도 같이 기뻐하며 공감해준다.
토끼 형제들이 책의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만큼 아이도 함께 빠져들었다가 토끼 형제에게 닥친 위기에 조마조마하게 되니 
여우를 물리친 통쾌함은 두배가 되서 깔깔거리며 웃게 만들어 주었다.
아무리 힘이 센 여우일지라도 책을 가진 토끼 형제에게 이기지 못한 이야기는 책에 관한 다른 수많은 이야기보다 재미있게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좋은 책이 있기에 비룡소가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