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전시장..그들이 칸으로 모였다. 회유와 복수를 꿈꾸는 이고르와 그를 벗어나기 위해 불안한 도망을 계속하는 에바,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하미드  그리고 화려한 명성을 쫓아 불나방처럼 날아드는 수많은 가브리엘라와 제스민들..화려함 뒤에 감춰진 반목과 질시, 끝없는 경쟁으로 이어지는 연예계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없는 생각들이 지나간다. 각종 루머에 시달리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연예인들..그리고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선택하지 말아야 할 길을 간 사람들. 벗어날 수 없었을까? 그냥 던지고 나와 자유로울수는 없었는지 안타깝다. 요즘 아이들 중에 다수는  주저없이 연예인을 희망으로 삼고 있다. 화려함과 부를 가져다주는 환상의 직업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선배 연예인들의 입에선 진지한 충고가 나온다. 정상에 서기까지 무수한 무명의 날들을 인내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고통을 참고 견뎌야만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언제든 다시 내려올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도...정작 새겨 들어야 할 이 말들은 아이들의 환호성에 묻혀 버린다.  (삼천포에서 헤매는구나..)

이고르는 자신을 못 견뎌하며 떠난 에바를 이해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채워주었는데 왜 떠났을까?..납득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자 그는 에바를 돌이키기 위해 ’세상을 파괴하려’든다. 하지만 그럴싸한 말로 합리화 시키려는 그의 행동은 파렴치한 묻지마 살인이다. 사랑으로 착각하는 집착은 무섭고 잔인하다. 살인을 통해 에바에게 메세지를 전하려고 한다. 이고르의 복수 앞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에바와 하미드. 이고르만 남겨졌다. 그는 진정한 승리를 맛보았나? 그는 정말 승자일까? 아니..처음부터 그는 패배자였다. 용인할 수 없는 자신의 패배를 감추기 위한 무모한 계획과 실천으로 그는..영원한 패배자임이 분명하다. 

난 그녀가 등장할 때부터 눈여겨 보았다. 재스민...천부적일 정도의 재능을 타고난 그녀는 금세 촉망받는 신예로 떠오른다. 빛을 발하는 그녀만의 매력이 책 속 글자를 뚫고 나온다. 누구여도 상관없을 자리를 향해 선택되어지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 틈에서 그녀는 당당하게 자신을 위한 도전을 한다. 비록 자신을 키워줄 하미드가 사라지고 부푼 꿈이 물거품처럼 꺼져버렸지만, 그녀는 다시 일어설수 있을것이다. 이 책에서 진정한 승자를 찾는다면..그녀 재스민이다. 화려한 덫에 걸려 명성,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람들과는 다르다.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 한 번의 승리를 가볍게 내려놓고 또 다른 승리를 준비하는 그녀가 진정한 승자다. 


사랑은 자유로운 순간에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 
난 내 마음의 노예일 뿐이예요.
내 마음이 내게 지우는 짐은 조금도 무겁지 않고 달콤할 뿐이죠. 
난 당신이 날 선택하기 전에 내가 먼저 당신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난 알아요. 앞으로도 살면서 이런 기회들이 또 있으거라는 것을요.  -312-

“제 집에 일본인 동료가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저는 제 딸에게 줄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씨리얼을 펼쳐놓고 ‘오늘 아침으로는 뭘 먹고 싶니? 골라봐’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딸아이가 먹고 싶은 걸 고를 수 있는 기쁨을 즐길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자 어느 날 저와 연구를 함께 했던 일본인 교수가 왜 아이한테 그런 걸 일일이 고르게 하냐고 묻더군요. 제게는 정말 이상한 질문이었죠. 저는 당연히 모든 사람이 일일이 선택하는 일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선택을 통해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표현할 수 있잖아요. 비록 당시 제 딸은 네 살밖에 안 됐었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독립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딸아이가 스스로 씨리얼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과정을 즐길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왜냐고 묻다니 정말 이상했어요. 선택의 문제는 동양과 서양 간의 거대한 문화 차이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어요. 일본인 친구에게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자기는 아이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밥, 된장국, 야채, 장아찌로 구성된 평범한 일본식 아침식사를 준다고 하더군요. 일본에서는 아이들이 부모님이 차려주는 대로 먹는다면서요.”

서양에서는 개인의 선택을 중요시한다. 아주 어려서부터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교육받는다. 서양의 부모들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요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반대로 동양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위해 대신 선택을 해주는 일이 많다. 동양에서는 아이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엄마가 아이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도 엄마의 선택을 신뢰하고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동양 아이들은 ‘어른 말씀을 잘 듣도록’ 교육받는다. 

동양에서는 부모가 아이들 대신 중요한 결정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동양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먹을 아침 밥상을 알아서 차려주는 것처럼, 자녀의 인생을 위해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함께 고민해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양인들은 이런 현상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미성숙한 상태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이 내 인생의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나의 독립성과 개성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자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자기 진로를 선택하고 결정해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안녕하세요. 월간 북피니언 운영자 입니다.

월간 북피니언 11월호 커버스토리는 ’맛’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 중에 가장 큰 낙이 뭘까요? 바로 ’맛’ 보는 재미가 아닐까요. 군침도는 맛을 따라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맛에 매료되어 요리를 업으로 삼고, 누군가는 맛에 대한 글을 씁니다. 여러분에게도 잊지 못할 맛이, 맛을 소재로 한 책이,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맛집이 있나요?

이번 월간 북피니언 11월호에서 맛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아래의 물음 중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맛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선택1. 잊을 수 없는 내 인생의 맛에 대한 추억 (예: 어린시절 아궁이에서 구워 먹었던 까맣게 타 버린 감자의 맛)
선택2. 며느리도 모르는, 나만 아는 최고의 맛집
선택3. 맛을 소재로 한 책 추천 (소설, 에세이, 여행, 인문, 가정과 생활 등등 분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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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 되신 분들께는 월간 북피니언 11월호 커버스토리에 실어드리며, 11월호가 발행되는 즉시 댁으로 보내드립니다.
또한 선택1, 선택2, 선택3의 댓글왕을 한 분씩 뽑아 맛있는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맛을 아는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기한: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