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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1권을 참 재미있게 읽었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느끼는 작가의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다.
2권을 펼쳐서 책머리를 읽는 중 김훈 작가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 놀다 보니 여름은 다 갔고, 몇 줄의 글이 겨우 남아 여기에 묶는다. 가을에는 그만 놀고 일 좀 해야 겠다."
아~ 이렇게 솔직담백한 김훈 작가님의 필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단 말이지.
자전거 여행 1권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닌 이야기라면
자전거 여행 2권은 서울, 경기도를 돌아다닌 이야기였다.
김포 전류리 포구는 한강 최하류의 포구란다. 그래서 여기에는 "웅어"라는 귀한 물고기가 잡힌다고 한다.
하지만 웅어라는 고기가 희귀하다 보니 몸값을 잘 받지 못하나보다.
" 이 귀한 고기의 맛을 도시 사람들이 알 리 없어 포구에서 거래되는 웅어 값은 20마리 한 두름에 2만원이다."
작가는 웅어가 제 값에 팔리지 않는 걸 표현하였지만,
우리 주변에 이런 웅어와 같은 일들이나, 사물이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가치를 안다는 것.. 그건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 중요한 일인 거 같다.
임진강 태풍 전망대에는 1984년 9월 홍수때 떠내려온 북한 여성의 브래지어 2개가 전시되어 있고,
선재도 어촌에서는 한 가구당 바지락 40kg만 잡게 하여 근력없는 할머니들도 잡은 만큼의 대가를 받게 해 준단다.
서해안에 있는 경기만 염전은 북한에서 이주해 온 선대부터 해 오던 곳이 있다.
" 염전의 생산방식은 기다림이다. 경기만의염전들은 방조제와 방조제 사이에 겨우 남아 있지만
젊은 후계자를 구하기 힘들어 위태로운 마지막 날들을 맞이하고 있다."
어려운 일을 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젊은이들에게 있으니, 농촌이고 어촌이고 간에 맥이 끊어지는 일이 많은가 보다.
하긴 나도 농촌에서 자라 농부의 딸로 자랐지만, 농촌에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엄마 역시 입버릇처럼 우리 남매에게 농사는 짓지 말고 살라고 하셨다.
흠.. 엄마도 농촌의 생활이 많이 힘드셨기에 그러셨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무한한 능력을 느꼈던 것이.. 바람에 대한 묘사였다.
내가 아는 바람이 뭐가 있나 했더니.. 산들바람 정도..
작가는 정말 여러 다양한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큰센바람, 노대바람, 왕바람, 싹쓸바람..
이런 바람들을 어찌 알고 설명을 하셨을까? 경이로웠다.
다음에 이걸 좀 외워뒀다가 아는 척이라도 좀 해야겠다.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이 많았기에 이 책을 들고 서울 , 경기도 인근을 들러봐야겠다.
작가님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셨던 곳을 나는 내 튼튼한 두발로 걸어다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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