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글쟁이들과의 유쾌한 만남!

 

NGO 저술가 한비야, 역사 저술가 이덕일, 자기계발 저술가 공병호, 교양과학 저술가 정재승…

이름만 들어도 눈이 번쩍 뜨이는 대한민국 대표작가들을

그것도 18명씩이나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글쟁이” 라는 말이 괜히 낯설어,

고상하게 “한국의 작가들”이라고 하면 좋았을 것을 싶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들을 칭하는데 “글쟁이”만큼 잘 어울리는 말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쓰기가 삶인 사람들! 글로 먹고 사는 이들!

이들은 명실상부한 이 시대 최고의 글쟁이다.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브랜드가 되는 이 18인은 한마디로 1인기업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으로 승부하면서 출판시장의 새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들!

이 잘 나가는 기업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무기를 몇가지 발견했다.

 

첫째, 글쓰기에 있어 항상 "대중"을 염두해 둔다는 점이다.

그들이 쓰는 말은 전문가의 언어가 아닌 대중의 언어고

그들이 쓰는 책은 자신이 쓰고 싶어하는 책이 아닌 독자가 읽고 싶어하는 책이다.

그야말로 고객중심, 독자 지향적이다.

 

둘째, 새로운 주제를 찾아내고, 그것을 글로 만들어내는 기획력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틈새주제” 포착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뻔한 소재도 그들의 머리에 들어가면 다르게 해석되어 나오고

그들의 손을 거치면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새로운 텍스트로 재생산 된다.

 

셋째, 이 기업들의 최고 강점은 전달력이다.

글쟁이니, 필력은 기본이다.

아무리 좋은 주제도 대중을 이해시키지 못하면 존재가치가 없다.

전문적인 지식을 담아내면서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

이는 단순한 미사여구로 채워질 수 있는 것도 아니요, 하루 아침에 쉽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는 18인의 기업이 사랑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

 

넷째, 끊임없는 자료 수집과 메모다.

아무리 뛰어난 머리도 잉크를 따라가지 못하기에 메모보다 좋은 무기는 없다는 한 글쟁이의 말은

사소한 자기 생각들을 챙기는 것이 저술의 시작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공부해서 남준다"는 마인드를 갖고 지식 전달자의 역할을 자처하는 글쟁이들!

저마다 전문분야가 있음에도 놀랍도록 부지런한 자세로 관심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그들을 보면

경외감 마저 든다.

 

글쓰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고 있는 18인의 글쟁이들!

그들은 학자도 언론인도 아닌 저술가로 불리길 원한다.

그리고 진정한 저술가로 인정받기까지 고통의 시간도 있었음을 토로한다.

전업글쟁이가 되기 위해 명문대 교수직을 그만두는 용기를 보였던 도올 김용옥,

물러날 곳 없는 배수의 진을 친 도전으로 탄생한 대중미술저술가 이주헌,

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면서 전문 칼럼니스트가 된 과학칼럼니스트 이인식,

말하고 싶은게 목구멍까지 차서 도저히 토해내지 않고는 못 견딜때까지 기다리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숱한 퇴고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책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는 철저함을 가진 한비야.

프로저술가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치열하고 처절한 수련과 노력이 있었음을 인정하니

그들의 삶에 대한 겸손한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아참, 이 책을 읽기 전, 꼭 알아야 할 주의점이 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오는 “독파의 후련함이나 성취감”을 절대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또다시 읽어야 할 책 18권이 꼬리를 물고 따라오기 때문이다.

18인의 글쟁이에 대한 애정이 그들의 책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으로 표현될 테니까..

 

또한 이 책에는 저자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저자는 분명 18명의 글쟁이를 소개하지만 독자는 19명의 글쟁이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저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어있는 한명의 글쟁이는

바로 이 책 <한국의 글쟁이> 를 쓴 저자 구본준 씨 자신이다.

책 한권에 18가지 색깔을 가진 글쟁이들을 그들의 색을 변색시키지 않고 그대로 담으면서,

그 열여덟가지 색깔이, 어지럽지 않은 조화로운 하나의 빛을 내게 하는 능력을 가진 구본준 씨 또한

열아홉번째의 대한민국 대표 글쟁이로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국의 글쟁이들을 나름대로 분석, 그들의 강점을 벤치마킹할 준비를 하고 있는 나 또한

스무번째 글쟁이 자리에 도전해볼까? 착각은 자유!

글쟁이들과의 유쾌한 만남을 통해 이미 마음으로는 수십권의 책을 쓰고

행복한 상상에 젖으며 책을 덮는다.

셜록홈스와 글쓰기 탐정단?

언뜻 보면 추리소설 제목 같지만, 알고보면 "글쓰기 안내서"다.

책속 등장인물은 저자 본인(임사라선생님)과 세명의 초등학생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글을 못쓰는 학생,

글을 쓰면 늘 형편없다고 핀잔을 듣는 학생,

글을 완벽하게 잘 쓰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그 방법을 잘 모르는 학생!

이 세 주인공이 탐정단이 되어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이라는 범인을 찾아 떠난다.

저자가 만권의 책과 백만명의 어린이들을 가슴에 품은 동화작가인만큼

책 속에서 끌쓰기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지도하는 모습에 섬세함과 편안함이 두드러진다

 

글쓰기를 함에 있어 주인공들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것은 어린이들만의 문제와 고민은 아닐 것이다.

어른이 된다고 자연스레 다 글을 잘 쓰게 되는 것이 아닌만큼,

글쓰기에 두려움과 어려움을 가진 어른들도

8주간의 '글쓰기 탐정단' 수업에 슬쩍 도강하는 마음으로 참가해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 강하게 들었던 의문점은

"글쓰기 훈련을 하는데 왜 셜록홈스와 함께여야 하는가.."였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의문은 금새 풀린다.

논리가 무너지면 엉망이 되고 마는 추리소설이야말로

글쓰기의 기본인 논리적 구성을 이해하는데 최고의 교재가 되어준다.

 

반론쓰기, 탄원서 쓰기, 고발장 쓰기, 주인공의 행동에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을 전하는 편지 쓰기,

소설가가 되어 이야기 바꾸기 등의 훈련을 통해 글쓰기에 대해 조금씩 감을 잡아가는 주인공들을 보면

글쓰기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포인트를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이 책의 구성이 총8번의 수업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매 수업마다 글쓰기의 ABC를 너무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이론도, 적용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설명해주니 공감하는 바가 크다.

 

글쓰기의 기본을 갖추었다고 자만하는 이들일지라도 신선한 충격으로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글 속에 신선한 자기 주장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점,

글을 씀에 있어 배경지식을 넓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

진정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쓰는 자체보다 퇴고작업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상황임에도 

어른들이 오히려 뜨끔할 수 있고,

다 아는 것이라 생각했던 부분도, 논리정연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어떤 점이 중요하다~ 하는 이론 설명으로 그치지 않고 대안제시를 해주는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가령, 배경지식을 넓히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짝짓기 독서법" 같은 것은

현실에서 꼭 적용해보고 싶은 독서법이다.

저자가 말하는 "3-3-1전법"

-어떤 책이든 좋은 점을 세가지(3) 이상 찾아내서 최소한 사흘(3)이상 생각하고 되씹어 본 사람만이

그 책속에서 한가지(3) 흠을 들추거나 부족한 점을 지적할 자격이 있다-

은 어린이나 어른들이나 책을 대하는 기본 자세로 삼아도 좋을 신선한 이론이다.

 

<셜록홈스와 글쓰기 탐정단>은

글 쓰는 것을 시험이나 숙제처럼 여기는 초등학생들에겐

글 쓰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도우미로,

글 쓰는 것이 컴플렉스가 된 어른들에겐

여유롭게 글쓰기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는 지침서로

분명 반길만한 책이다.

 

1cm?

길게 보면 10mm, 짧게 보면 0.01m 인 1cm로 무슨 얘길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 1cm로 123가지 이야깃거리가 나온다.

책의 첫장을 펼칠때까지만 해도 저자가 카피라이터여서 가능한 일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저자가 카피라이터여서가 아니고,

모든것에 1cm 더 다가가있고, 1cm 마음이 더 열려 있고, 1cm 더 생각하며

1cm 더 알고 있고, 1cm 더 빈틈이 있으며,

1cm 날마다 커가고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놀부이야기에, 놀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스토리가 덧붙여졌다면

놀부도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았을 것이라는 발상!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해보고 하는 후회해야 하는 이유를,

하지 않아서 하는 후회보다 짧기 때문이라는 공감 100%의 카피!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옛말은 틀렸다고,

천냥빚은 천냥으로 갚아야 한다는 신선한 사고!

게다가 촌철살인의 한마디보다도 더 강렬함을 주는 그림들은

단순한 삽화가 아닌 또 하나의 메시지가 되어 준다.

 

모든 것을 "1cm" 라는 키워드를 놓고 보니 조금씩 달라 보인다.

모든 이를 "1cm" 만큼 마음을 열고 보니 이해 못 할 게 없다.

나 자신 또한 "1cm" 만 달라진다면 삶에 크나큰 변화가 올 것 같다.

 

1cm!

적은 양이어서 소홀하기 쉽지만, 짧아서 다가가기도 쉽다.

1m를 가기 위해서도, 1km를 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내딛어야 하는 소중한 가치이기도 하다.

1cm의 예찬론자가 되어 버린 나!

<1cm>를 읽고 난 후, 난 이미 1cm 변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