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책이 꽤 예쁘다.

표지를 맞추는 퀴즈를 풀고 받은 선물이라 표지가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묘한 색깔의 표지.

붉은 색도 보랏빛도 아닌 애매모호한 표지색깔과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여러가지 화초들. 그리고 검은 표범과 개. 퓨마신발.

표지만 보고도 열대우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온실의 꽃과 아홉가지 화초의 비밀.

’비밀’이라는 단어는 사람을 설레게한다.

’비밀’과 표지에 나오는 주인공들과는 어떠한 관계일까.

 

당찬 뉴욕 여성 릴라가 극락조화와 만나고, 화초를 접하게 되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에는

뉴욕과 왠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에 책에 푹 빠져들지 못했다.

뉴욕이라고 하면, 늘 화려한 도시가 아니던가. 화려함과 화초는.. 좀처럼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다.

뭔가 도시적인 여성인 릴라가 과연 화초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모양이다.

 

화초들에게도 이렇게 다양한 종류와 속성이 있다니 놀라웠다. 내가 관심이 없어서 인지도 모르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가운데에서 설명되는 화초들을 보고 있자니,

꽃만 아름다워 할 것이 아니라, 화초도 좋아해볼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화초가 많네? 하며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키우겠다는 건 아니고. 나같이 덤벙대고 세심하지 않고, 급한 성격의 소유자는 자격 박탈!

 

뉴욕에서 유카탄반도로 시점이 옮겨지면서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사실, 순탄치 않은 여행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어서 일까.

열대우림에는 뭔가 질퍽질퍽하고, 숨막힐 듯한 온도와 높은 습도... 생각만으로도 함께하고 싶지 않은 여행이었다.

 

주인공인 릴라가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있게 잘 헤쳐나가긴 하지만

도시적인 뉴욕여성이 열대우림에서 화초를 찾는답시고 고생하는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적응도 빨랐고, 그에 부응해 아홉가지 화초를 찾아내는 순간 순간은 함께 뛸듯이 기뻤다.

 

영화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읽었던 탓일까.

모든 장면들이 다 머릿속에 펼쳐졌다.

화초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화초의 그림은 저자가 첨부해놓은 그림대로 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그림만으로는 확실히 설명이 되지 않아 머리속에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 점은 좀 답답했지만, 
영화가 나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줄리아 로버츠가 오케이한 작품이라 릴라=줄리아 로버츠로 상상하며 읽었지만,

그냥 문득 자유분방하고, 약간은 푼수?이며 자기 멋대로인 점, 용감한 점을 보면

카메론 디아즈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푹푹 찌는 여름에 읽어서 그 느낌이 더 잘 전달되었던 것도 같고,

나를 좋아해주는 화초도 있을까? 내심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소설을 읽으며, 이런 점은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까? 영화가 나오면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영화로 만들어지는 책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세상의 끝.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여러 사연이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먼저 읽으신 분이 읽으면서 내 생각이 났다고 선물해주신 책이라.. 더 마음이 갔던 책.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아서 조금 헷갈렸다.

그리고, 어떤 부분이 나를 생각나게 만들었을까. 이 책을 통해 어떤 점을 깨닫게 해주고 싶으셨을까 생각하며 읽었던 터라

조금은 더디게 진도가 나갔던 편.

실제 너무 깊게 생각할 만큼의 책은 아니다.

어려운 부분도 없고, 사진과 사연이 담긴 에세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처음부터 너무 생각을 많이 하고 잡았던 게 오히려 조금은 나의 감정이 반감된 부분도 있고..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기억하는 동안은 사랑이다.

마침내 기억이 끝나는 순간, 사랑은 잔인하게 떨어져 나간다. (page.117)

 이상하게 심각한 사랑에의 기억은 없는데 이런 구절만 발견하면 가슴이 시큰시큰 아려온다. 내가 마치 그런 기억을 가진 것 처럼..

처음 만나면 상투적으로 묻는 질문들.

이름, 나이, 직업, 학교, 가족관계, 취미, 특기, 종교, 혈액형.

시간이 지나도 질문의 사양은 그대로다.

허나 농도가 짙어지는 순간 상대를 향해 또 다른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상대의 진실을 들여다보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낫다. (page.216)

 요즘 내가 머릿속으로 많이 되뇌이는 구절. 상대를 너무 알려고 하진 않았던가? 너무 기대를 해서 실망을 하지 않았던가?

 그래, 차라리 모르는 편이 서로를 위해 아니, 나를 위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저와 함께 있는 사람의 일인데, 어떻게 무관심해요? 단 일 분을 동행하더라도 만남은 소중한 선물이잖아요." (page. 282)

공기속에 노출된 상처는 무서운 고통을 동반한다.

그 위에 칠해지는 빨간약...........

약을 바를 사람의 손을 잡아 패대기라도 치고 싶다.

왜 그냥 두지 않았냐며 악을 써댄다.

그러나 고통은 잠시 뿐이다.

마음에 바른 빨간 약이 완전히 스며드는 순간,

미안한 마음에 상대의 손을 잡게 된다. (page.283)

 나만의 벽을 치고 싶다가도.. 나의 마음을 치유하는 구절들.. 그래,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이 삶이 더 아름다운 것일지도 몰라..

'끝이라면, 정말 끝이라면, 그건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page.279)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여운이 나만의 냄새가 되어 녹아드는 것 같다.

인생의 고독과 열정과 사람간의 관계와 .. 마음.. 등

내가 여태껏 느껴본 것, 느끼지 못했던 것, 앞으로 느껴야 될 부분까지. 제각기의 다른 향기로 녹아있다.

 

책을 읽으면 어떤 등장인물과 비슷한 점이 있을까 비교를 해보게 되는데,

나는 .. 처음에도 그랬지만.. 늘 불완전한 존재인 '로사'

어렸을 때의 기억때문에 늘 온전한 자신을 찾을 수 없고, 주변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그녀.

밝음 안에 슬픔이 늘 함께하는 고독한 영혼. 자신과 함께 하면 불행할거야.. 하며 늘 행복을 밀어내기 일쑤였던 그녀..

정말 괜찮을까? 선뜻 사랑하는 사람을 잡을 수도 없이 시작하려고 했던 곳에서 떠나 세상의 끝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그녀

다른 눈에 비친 내 모습도.. 마치 로사 같다면.. 난 영영 행복해질 수 없겠지?

힘을 내어 주었으면 해. 로사. 나도 힘을 낼께. 넌 그곳에서 난 이곳에서.. 우리 행복해지자..♥

누군가는 무언가를 버리기 위해, 누군가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시작된 세상 끝의 여행.

그 속에서는 새로운 도약과 시작이 함께 함을 보여주는 값진 선물이 되었다.

이 책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동안, 아.. 이런 것들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구나.. 덮었을 때도 그 여운이 그대로 남아있는.. 좋은 느낌..

오래오래 두고 볼 좋은 책을 선물받아 더욱 기쁘다.. 

 

나고?

일본 분이 쓴 책이니 만큼 일본의 한 지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엇? 아니다?

하긴, 일본에 이런 곳이 있었다면 익히 알고 있는 곳 일텐데...

들여다 볼수록 신기하고, 신비하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런 책♥

 

막연히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호기심만으로는 함께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알려주고,

고양이를 정말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모든 것이 고양이 중심인 이 곳은 범죄따윈 존재할 것 같지 않은

흔하지 않은 지상낙원(?) 같은 곳..  '나고'

 

아가 고양이들의 에피소드를 재치있게 소개해놓았고,

정말 단 한마리도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예쁘고, 사랑받는 고양이들이 많았다.

작가가 고양이 말을 할 줄 안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

나도 좀 배우고 싶은데...

 

한국에는 나고처럼 고양이를 키울 수는 없겠지?

 

고양이에 관해서 없는 것이 없는 고양이 천국.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이상은 가봐야 할 것 같은 곳.

 

고양이에 대한 배려심, 이해.. 진정한 사랑이 깃든 그 곳을

작가의 센스와 재치로 실제 사진이 아닌 그림이지만 푸욱~ 빠져서 즐기고 웃을 수 있었다.

 

 

왼쪽 고양이는 레이니, 모리 아자미노 작가님의 고양이,

오른쪽 고양이는 거울 속 고양이가 자신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친구하고 싶어하는 나이트

 

정말 키워보고 싶은 고양이들 ♥

정말 사랑스럽다. 하트뿅뿅~~

  

고양이 모자, 고양이 코 만드는 법도 상세하게 나와있다 ^^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보면 홀딱 반할 만큼 사랑스럽다.

나고가 어떤 곳인지, 고양이들이 어떤 보호아래 생활하고 있는지, 기금을 어떻게 마련하는지,

집집마다 고양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고양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심코 지나가는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책 ^^

나도 고양이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그런 책 ^^

한없이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세계로 빠져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