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종 단편집 

세이렌 - 시계, 베개, 셔츠, 비누, 김율미, 이철수, 그리고 당신...의 시각에서 쓴 글.
               : 신인이 단편을 쓸 때, 이렇게 시각을 나눠 쓰는 것도 부담이 없고 좋을 듯 하다. 
                율미는 철수를 사랑하지만, 철수는 결혼 no. 연애만  yes다.
                철수를 만나고 난 다음날, 급히 당신을 찾아 섹스를 하고 아이를 갖고자 하는 율미.
                아이를 가지면, 철수의 아이라 하고 결혼을 할거라고... 

중독 -
발 - 발에 집착하는 남자, 발이 아름다운 기생... 남자가 떠나고...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나는데, 여자에겐 발이 없네?

라벨2013년의 기억 - 실린 단편 중 가장 기발했다. ^^ 
                3류 작가가 괴로워하는데... 알고 보니, 이게 가상게임이란다. 
                2013년 현실을 만족하지 못해, 가상현실 속에 들어가는데 그게 작가.
               작가만 아니면... 하면, 게임 끝..    작가란...

질투는 나의 힘  - 

집짓기 - 벼르고 벼르다 집을 짓는데, 여러 사정이 생겨 우여곡절 끝에 집이 완성된다.
                딸의 시각에서...

살의 - 누군가에게 살의를 느껴보신 일은 있습니까? 
            이것도 기발! ...  이책을 쓰던 때, 오현종은 신인이었겠지. 아이디어가 참 좋다. ^^
           잠시 나도 누군가를 생각했다.

고스트버스터즈 - 귀신이 보인다는 사람... 그리고 귀신을 처리해주는 고스트버스터즈 
            할머니 귀신이 보인다는 남자, 그리고 상담해주는 여자... 
           나중엔, 여자가 할머니처럼 느껴진다며 떠나는 남자

삼장법사의 주문 -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는 약을 우리도 모르게 먹고 있다면..
            그래서 나쁜 기억은 금방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가지게 됐다? 
           이것도 기발!

미호 - 국경 근처의 여관 주인 미호, 
             한 남자를 만나는데, 사랑에 빠진다. 그의 요구는 a를 죽여달라는것. 
            그러면, 너를 위해 모든 걸 하겠다...  
           킬러를 고용해, a를 죽이지만 남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a의 딸과 결혼한 남자.   
           이유가 뭐냐 물으니, a의 반대로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지 못했다는 것. 
           미호, 또 다시 킬러를 고용한다. 


나중에... 이 이야기들로 장편을 해도 좋을 듯하다. ^^ 
본드걸 미미양의 보험이 좋아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 까지 봤는데.. 외국어는 좀 별루였다. 

첨에 제목을 보고, IQ가 84인 사람의 이야기인가... 했다가, 
나중에 1Q84라는 걸 알고는...
1가지 제시어에 84개의 다양한 답이 나온다... 뭐 그런류의 이야기인가 했다.
누군가는 평행이론에 관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했다.
평행이론...은 잘 모르겠고, 

마음을 먹고, 미련을 가진 일이 있다면, 
생각만 하지 말고, 바로 실행을 하라는 건지... 

어떤 세계에 있던, 어떤 세상에 있던 나 자신은 나 자신일 뿐이다.. 라는 건지.

그리고 아오마메가 총기로 머리통에 넣는 장면에서는 
... 어쩌면 그녀는 살 수도 있다. 어쩌면 선구는 그녀의 생각처럼 그녀를 죽이기 위해 쫓아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죽음을 선택한건, 마음속의 공포 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지저분하고, 심심하고 아무일 없는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 죽음을 택한 건 아닐까.  과거의 그녀는 살 이유가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무無의 상태가 되면, 견될 수 없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무의 상태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고, 
선구의 리더 말처럼 덴고가 살기 위해서 아오마메는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거다 
- 선구의 리더 말이 모두 현실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내일은 노력으로 바뀔 수 있는거다. 세상은 변하니까. 

가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살 수가 없나보다.  

해설집을 찾아서 봐야겠다. ^^ 
시작은 거대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살짝 김빠짐.

	본인은 그걸 깨닫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은 작가로서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에요. 당신은 재능이 있어요. 수학과 문학은 아마 직접적인 관계는 없겠지만, 당신의 수학 수업은 마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흥취가 있습니다. 그건 보통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당신은 뭔가 특별한, 이야기해야 할 것들을 많이 갖고 있어요. 그건 나 같은 사람이 보더라도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요. 그러니 되도록 자중자애하는 게 좋아요.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인데, 괜히 쓸데없는 일에 휘말리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게 좋습니다
페이지 : 58

	과거를 바꿔 써봤자 분명 그리 큰 의미가 있을 리 없다, 고 덴고는 실감한다. 연상의 걸프렌드가 지적한 대로다. 그녀는 옳다. 과거를 아무리 열심히, 면밀하게 다시 바꿔 쓴다 해도 현재 나 자신이 처한 상황의 큰 줄거리가 변하는 일은 없다. 시간이라는 건 인위적인 변경은 모조리 취소시켜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이미 가해진 수정에 다시금 새로운 수정을 덧칠하여 흐름을 원래대로 고쳐갈 게 틀림없다. 다소의 세세한 사실이 변경되는 일은 있다 해도,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어디까지나 덴고일 수밖에 없다.   덴고가 해야 할 일은 아마도 현재라는 교차로에 서서 과거를 성실히 응시하고, 그 과거를 바꿔 쓸 수 있는 미래를 차곡차곡 써나가는 것이리라. 그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페이지 : 113

	나라는 존재의 핵심에 있는 것은 무無가 아니다. 황폐하고 메마른 사막도 아니다. 나라는 존재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나는 변함없이 덴고라는 열 살 소년을 그리워한다. 그의 강함과 총명함과 다정함을 그리워한다. 그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육체는 멸하지 않고, 서로 나누지 않은 약속은 깨지는 일이 없다.
페이지 : 133

	나는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살아가는 데 지쳤어요.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데도 지쳤습니다. 내게는 친구가 없어요. 단 한 사람도.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해요. 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가. 그건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에요. 내가 하는 말, 알아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내가 하는 말, 알아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는 없어요. 아니, 그게 아버지 탓이라는 게 아니에요. 생각해보면 아버지도 역시 그런 피해자 중 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르죠. 아버지도 아마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잘 몰랐을 거예요. 안 그래요?
페이지 : 211

	일정 나이를 넘으면 인생이라는 건 여러 가지 것을 상실해가는 과정의 연속에 지나지 않게 된다. 중요한 것이 하나하나 빗살 빠지듯이 손에서 빠져나간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 또 한 사람, 주위에서 사라져간다. 그런 얘기였어요. 기억하실 텐데요.
페이지 : 258

	"이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렇지, 여기 1Q84년에." "1Q84년?" 아오마메는 말했다. 얼굴이 다시 한번 크게 일그러졋다. 그건 내가 만든 말이잖아.  "그렇지. 자네가 만든 말이야." 남자는 아오마메의 마음속을 읽은 듯이 말했다. "나는 단지 자네의 말을 사용했을 뿐이야." 1Q84년, 아오마메는 입 속에서 그 말을 되뇌어보았다.  "마음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일 따위,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아." 리더는 조용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
페이지 : 295

	"우리는 좀더 일찍 용기를 내어 서로를 찾아야 했어요. 그랬다면 우리는 본래의 세계에서 하나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가설로서는 그렇지." 남자는 말했다. " 하지만 1984년의 세계에서는 자네는 찾아나서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을 게야. 그처럼 원인과 결과가 뒤틀린 형태로 이어져 있어. 그 뒤틀림은 아무리 세계가 거듭된다 해도 풀리지 않아."  아오마메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위해 울었다. 이제부터 자신이 잃으려 하는 것을 위해 울었다. 그리고는 이윽고 -얼마나 울고 있었던 걸까- 이제 더이상 울 수 없는 포인트가 찾아왔다. 감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것처럼 눈물이 거기에서 말라버렸다.
페이지 : 341

	지금으로서는 아직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가능하면 글을 써서 생활을 꾸려가고 싶어요. 남의 작품을 리라이팅하는 게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면서, 글을 쓰는 일은, 특히 소설을 쓰는 일은 내 성격에 잘 맞는 거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좋은 거죠. 내 안에도 드디어 그런 것이 생겼어요. 내 글이 내 이름을 달고 활자화된 일은 아직 없지만, 아마 이제 곧 어떻게든 될 거예요.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우습지만, 작가로서의 내 능력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페이지 : 577

	게다가 이 세계에 (혹은 그 세계에) 달이 한 개 밖에 없건, 두 개가 있건 세 개가 있건,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거기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디에 있더라도 덴고는 덴고일 뿐이다. 고유의 문제를 알고 있고, 고유의 자질을 가진 한 명의 똑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달에 있는 게 아니다.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다.
페이지 : 585

과거, 한  청각 장애 시설에서 일어났던 성폭행 사건을 다룬 소설. 
너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어서 ... 잔인하다. 
도와주고 싶은데, 도와줄 수 없는 현실, ...  
두 팔, 두 다리가 묶여서 물에 가라앉는 나를 그냥 물 위에서 보는 느낌.
이런 세상은 알고 싶지 않다. 

	화창한 봄날 휘파람 후후 불며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난데없이 온 사방에 길이 투두두둑 소리를 내며 끊겨버린대도 이런 느낌은 아닐 것이다. 예고도 없이, 징조도 없이, 전례도 없이, 아침이 오자마자 밤이 되고 오물들이 하늘에서 쏟아져내린대도 이보다 더 더럽고 오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유진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는, 그 벌거벗은 야만의 음성이 주는 공포에 작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서 있었다. 찬송가 소리, 구호소리, 자동차 경적과 카메라의 플래시 터지는 소리 들이 멀어지고, 그녀는 눈앞의 진한 화장의 여자와 단둘이 희디흰 정적의 공간 속에 서 있는 듯했다. 그 의미를 완전히 깨달은 것은 나중이었지만 바로 이 순간, 서유진은 새처럼 작은 아이들이 노골적인 야만 앞에서 겪엇을 얼어붙은 공포를 이해했다.
페이지 : 177

	가끔 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아버지를 기억했어. 참 착하고 좋은 분, 훌륭한 목사셨다고. 사춘기 무렵부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생각했어. 왜 세상에서는 착한 사람이 맞고 고문당하고 벌받고 그리고 비참하게 죽어가나? 그럼 이 세상은 벌써 지옥이 아닐까? 대체 누가 이 질문에 대답해줄 것인가? 누군가 그러더라. 엄마였던가, 선생님이었던가, 아님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다른 목사님이셨던가 ....... 아니면 그 사람들이 모두 그랬던가, 열심히 공부하고 그래서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거라고, 그리고 나도 그 말을 믿었지. 그런데 얼마 전, 자애학원 사건을 접하면서 나는 깨닫게 된 거야. 어른이 되면 그 대답을 알게 되는 게 아니라, 어른이 되면 그 질문을 잊고 사는 것이라고 말이야.
페이지 : 227

	서유진은 오래도록 그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뭐지? 하고 누군가 물으면 그녀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거짓말.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에너지의 두 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의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짓말의 합창은 그러니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맑은 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부를 정도의 힘을 충분히 가진 것이었다.
페이지 : 246

	안개도 오래 겪다보면 앞이 보입니다. 이 세상은 늘 투명하고 맑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에게는 안개는 장벽이겠지만, 원래 세상이 안개 꼈다고 생각하면 다른 날들이 횡재인 거죠. 그리고 가만히 보면 안개 안 낀 날이 더 많잖아요?
페이지 : 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