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는 유명한만큼 출간된 버전도 많고, 번역하시는 분들이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다른만큼 서로 다르게 해석된 부분이 있다고 한다. 같은 것을 다르게 받아들여 각자의 생활에 녹여낸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지도 새삼 생각해보게 됐다.


아름답고 신비하다고 느껴지는 미지의 그것-
하늘에 떠 있는 별이나 은하수,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는 밥 먹고 잠을 자고 생활하는 일상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다. 학교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배우는 수학이나 과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풀었을 때의 즐거움은 또 다시 새로운 것을 배움에 있어서의 두려움을 잠시 접어두게 만든다. 아득한 것에서 오는 막연함보다는, 그것의 정체를 알았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더 커서 파고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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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벌이만 봤을 때는 확실히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허전하고 사무실 내 자리도 서먹서먹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계약기간이 다 되었을 때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 나의 2014년 9월부터 2015년을 가득 채운 그 허전함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는데, 그것이 전우애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겠다.
인쇄되어진 똑같은 문자를 읽고 똑같은 것을 느끼지는 않을테지만-
전우애를 언급한 작가분이 느낀 것을 어느 정도는 알겠다.


살아가는 시간을 질서정연한 공식으로 표현할 수는 없를 것이다. 강의를 하는 중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묻는 이가 있다는데 그런 사람에겐, '그래서 뭐가 듣고 싶으신건데요-'라고 대신 쏘아붙여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어느 시대의 어떤 장소에서든 정해진 답이 하나뿐이진 않은데, 누구든 같은 걸 듣고 느끼는 감정이 다른데 그걸 다 똑같이 듣고 제시된 답, 그것만이 오늘의 핵심이군.하는 건 정말 얼마나 틀에 박힌 생활을 해야 그런 살벌한 말을 할 수 있는건가-
뭐든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몫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몫인데.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

"꼬마야, 넌 어디서 온 거니? 네가 사는 곳이란 어디를 말하는 거야? 내가 그린 양을 어디로 데려갈 참이니?"
그는 말없이 생각에 잠시 잠기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아저씨가 준 이 상자가 밤에는 양의 집이 되어줄 테니 잘된 일이야."
"그럼. 네가 좋다면 낮에 양을 매어놓을 수 있는 고삐를 그려주마. 말뚝도 그려줄게."
이 말에 어린 왕자의 마음이 상한 것 같았다.
"양을 매놓다니! 참 이상한 생각이네!"
"양을 매어두지 않으면 아무 데나 가버려서 길을 잃을 수도 있잖아."
그러자 내 어린 친구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양이 가긴 어디로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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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본다는 것.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생각을 실천해볼 수 있다는 것.

상상과 생각으로 가득한 즐거움.

스윙밴드의 네이버 포스트 댓글 이벤트! 로 책을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되어 읽고 이제야 읽고 감상을 남기게되는 나의 게으름에 또 다시 놀라면서도 2015년의 마무리는 이렇게 하는구나-해서 뿌듯하기도 하다. 또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하고, 나중에 다시 보게되었을 때 어떻게 기억될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이야기를 읽게되어 더욱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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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신 분이 현직의사, 거기다 심장을 직접 보며 생의 한가운데에 서서 그 가치의 무게를 느끼시는 분이라 생과 사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옛날에는 돈이 없어, 기회가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요즘은 돈이 있어도, 기회가 있어도 '케이스가 나빠서', '운이 나빠' 살지 못하는 환자들을 놓아줘야 하는 보호자도 보호자지만 그런 어쩔 수 없는 죄책감이 겹겹이 쌓여가는 의사들은 오죽할까.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어른이 될수록 '이게 진짜 맞는지-'에 대한 의문은 점점 더 강해진다. 익숙하고 오래하게 되면 '전문'이 되는 것이지만 어떤 경우에도 똑같은 경우/상황은 없기 때문이다. 호언장담을 한다는 것, 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두렵고 후일에는 후회되는 일이 될까? 그래도 뭐든 해야하니까 하는 거겠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거겠지.

새벽 3시 30분.
그 시간은, 깨어있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고 집에 가기에는 지나치게 늦은 시간이다.
어중간한 밤과 아침 사이의 새벽.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시간, 누군가에게는 기억에 남지도 않을 시간, 누군가에게는 별 일 없었던 시간, 누군가에게는 .....


2007년 11월 21일

...​...
하루는 안 가는데 한 달은 뛰어가는 삶.

......​

나의 시간도 어느새 달려나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느리게, 더디게 움직이는 것만 같던 시간들과 기억들로 가득했던 그때로부터- 조금 더 멀어졌다. 멀어진 것을 이제는, 이제야 확실히 알 것 같다.
동생녀석이 얼마전 나에게 넌 너무 어른이라 산타를 믿지도, 선물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어른이라, 내가 어른이되었던 건가-싶은 생각도 들었다.

여행갔던 도시의 모래박물관에서 봤던-

물로 단단히 뭉쳐놓은 모래로 요령좋게 쌓아놓은 모래성은 단단하지만 재료가 모래이기 때문에 쉬이 바스러질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도 모래로 만들어놓은 조각이나 성은 볼 때마다 눈을 떼지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위태위태하지만 단단하게-


추억이라는 시간 속에 남아있는 기억은 아직 그대로인데 나를 나이를 먹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잘만 흘러가 각자의 소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지금 여기에 있다.
그래도 아직은 살아있고, 숨도 쉬며 뛰는 심장이 나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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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을 때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단편적인 생각들은 지금까지의 나를, 그리고 앞으로의 나를 말해주는 단편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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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밴드, 심장이뛴다는말

 

어떤 사람은 그림을 보는 데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그것의 심연을 더욱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곤 하고(잘난 체 한다고 하지.), 어떤 사람은 그림이야 말로 느끼는 대로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을 쓰신 분은 후자!

그림에 대해서 공부도 많이 하고, 그래서 더 많이 알고 있지만 그것때문에 굳이 그림을 학문으로 익히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하시는 것으로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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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저냥 지나가는 하루 안에서도 지나가며 본 그림이 마음에 든다면 찾아보고 그 이미지를 가지고 생각날 때마다 휴대폰으로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면 그걸로 족한 것 같다. 비싼 그림의 원작을 꼭 가지고 있어야 그 그림을 이해하고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아는 것만으로도 그 그림을 마음으로, 눈으로 보고 생각해보고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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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갑자기 직소퍼즐이 마음에 들어서 다이소에서 산 150피스짜리 퍼즐을 맞췄다.

고흐의 14송이 해바라기. 2,000원으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덤으로 당최 요즘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시간을 채워냈다.

마음에 들어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이 있다면 사지 않아도 보면서 '좋다!'할 수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거나 '뭐 어때' 하는 생각으로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