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난프렌즈로 접할 수 있게 된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형제가 마냥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형제로 인해 안정을 찾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부모의 영향으로 형제와 불편하고 소원한 관계가 될지, 사이좋은 형제가 될지는 온전히 부모의 경험과 성격에 달려있는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것,
부모는 흔히 한쪽 이야기만 듣고 편을 들거나 한쪽만 일방적으로 혼을 내며 아이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고, 그럼으로써 사태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사회인 가정에서,
진짜 세상을 만나기 전에 맨처음 접하는 세계의 사람인 부모를 보고 그대로 사람들은 이렇구나-를 받아들이고 믿고 따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어떤 편견에도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는 달라진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고, 결정할 수 있는 때가 되면 알게 된다. 이건 아니구나- 다를 수도 있구나-
어떤 부모들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이 대신 이루어 주었을 때의 만족감으로 자식을 키우기도 하고, 어떤 부모들은 자신이 이룬 것은 당연히 자식이 이루어 주어야 하고 더 나아야 한다는 기대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분신같은 존재일 수는 있지만 분신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을 기준으로 한 무조건적인 잣대를 댄다면 그것이 맞지 않는 사람은 튕겨져 나갈 것이고, 맞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길러질 것이다.
착한아이와 나쁜아이를 구분짓는 기준은, 부모의 말을 잘 듣느냐 - 부모의 뜻대로 무언가를 이루어 가느냐- 가 아닐까 싶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여 부모의 기분을 우쭐하게 만들어 주며 모나지 않은 아이는 착한아이가 되고, 기대를 실망으로 돌려주며 부끄러움을 주며 모난 아이는 나쁜 아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겠지.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는 부모가 자식을 평가할 때 만들어 지는 것 같다.
내가 키우는 아이에게 평가가 필요한가- 부모가 듣는 자신의 평판이 중요하면 필요할 것이다.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하는 아이가 스스로 나는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존재이니 이만 기대하는 것은 포기하자. 하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나의 세계는 이곳이 다이기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고, 그것을 포기한 뒤에도 완전히 홀가분해지지 않는 찜찜함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이를 얼마나 먹든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고, 부모가 없으면 마음 속 한 구석이 텅 비어 버리는 기분이 들 수 있다. 그런 허전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온전히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지만 그것을 받으려해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의 상실감과 허무감은 더욱 클 것이다.
최근 외삼촌이 돌아가셨다. 엄마의 7형제 중 이제 남은 형제는 엄마를 포함해 3명만 남게 된 것이다. 돌아가신 외삼촌은 형제 중 맏이로 엄마와는 스무살 정도의 나이차이가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일찍 돌아가셔서 그 빈자리를 채워준 것은 당연히 외삼촌이었을 것이다. 그 전까지 정말 단단한 존재로, 어려운 일이 있어도 마음을 다잡고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엄마의 약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근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어? 당연하지 않겠는가- 나에게도 있는 엄마가 왜 엄마라고 없었겠는가. 형제가 많아서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그 사랑에 부족함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주는대로 받는 것이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아닌가.
엄마의 허함을 다 채워줄 수는 없어도 더 큰 구멍을 만들어주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